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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08일 08시 10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08일 08시 13분 KST

검사 출신 교수가 밝힌 검찰과 법원의 문제점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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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꼭 맞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누군가에겐 이런 문구가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법이 곧 주먹이다.'

우병우, 김기춘, 홍만표, 진경준, 최유정의 이름이 오르내린 한 해였다. 사건을 밝히고 해결해야 하는 사람들이 사건의 당사자가 되고 시국의 주인공이 되는 일이 매해 되풀이 되고 있다. 그런 사람들은 언제나 '일부'라고 하는데, 대체 무엇이 이런 반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일까?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로 지냈으며 지금은 법학대학원에 재직 중인 한 교수의 책에서 발췌한 내용들을 통해 그 원인을 짚어보았다. 사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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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권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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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교수인 변상환 씨는..."법조계가 독과점 체제가 되어 있기 때문에 불평등성이 내재돼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랜 세월 서울대, 연고대로 상징되는 소수의 배타적 지배계급에서만 사법시험 합격자가 주로 배출되었고, 법의 운용도 그러한 불평등체제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 때문에...그 독과점체제 내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문제가 "가족 내부의 일"이 되기 쉬운 반면, 외부에 있는 사람들로서는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신뢰가 생길 수 없습니다...변 교수는 "약자가 권리를 침해 받고 있을 때는 침묵하던 법이, 견디다 못한 약자가 그걸 세상에 알리고 바로잡기 위해 몸을 일으키는 순간, 뒤늦게 개입하여 약자만을 처벌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책 '불멸의 신성가족', 김두식 저)

"적지 않은 동료들이 마담 뚜의 도움을 받아 결혼에 성공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돈에 팔려 결혼한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마담 뚜 문화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복잡한 심리적 변화를 어찌 설명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 경우를 예로 들자면, 주변에서 자꾸 그런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나는 세상 부귀영화에 욕심이 없는 사람이므로, 재산 없는 집 출신과도 결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일종의 자부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었지요. 결혼은 그저 결혼일 뿐, 가난한 집 처녀와 결혼했다고 해서 그게 곧 그 사람의 인격이 훌륭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는 아닙니다.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특권의식이었음을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혐오 속에서 내면화되는 특권의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책 '헌법의 풍경', 김두식 저)

2. 다양하지 않은, 너무 적은 구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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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법률가들은 사법연수원이란 단 하나의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1970년 사법연수원이 개원한 이후, 모든 법조인들은 이 하나의 국립 법률가 교육기관을 통해 배출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법조인들은 모두 사법연수원 선후배 또는 동기라는 끈으로 연결됩니다. 거기다가 사법연수원의 다수를 차지해온 몇몇 법대 출신이라는 끈이 추가되면 결속은 더욱 강화됩니다. 과거에는...비평준화 시절의 세칭 명문고 출신 배경까지 더해짐으로써 정권의 부침에 따라 특수한 엘리트 그룹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이와 같은 '하나의 뿌리'는 거의 폭약에 가깝습니다. 단일한 뿌리는 내부 통제를 불가능하게 하는 가장 대표적인 장애물이기 때문입니다." (책 '헌법의 풍경', 김두식 저)

"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가족이라는 표현을 들을 때마다 바로 이 신성가족을 떠올립니다...신성가족의 일원이 되려면 사법시험이라는 어려운 시험에 합격해야 할 뿐만 아니라...더 좁은 관문도 통과해야 합니다. 일단 이 관문을 통과하면,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또 하나의 가족'이 되어 청탁이 '순수'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습니다...이로써 돈이 개입되지 않은 청탁인데도 판검사들이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면담을 진행하는 동안 적지 않은 판검사들은 '평판'의 압박을 이야기했습니다. 바닥이 매우 좁은 법조계에서 한번 "싸가지 없다"고 찍히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검찰 신성가족에서 전직 고위 검사들은 '아버지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검찰에서 물러났어도 여전히 가부장적 권위를 행사하는 것입니다. 그런 아버지들에게 '또라이'로 찍히지 않기 위해서는, 청탁을 들어주지는 않더라도 들어주는 '시늉'은 해야 하는 분위기가 깔려 있는 것입니다." (책 '불멸의 신성가족', 김두식 저)

3. 판검사 후 변호사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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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은 검사는 비슷한 맥락에서, 왜 검사들이 찍히는 것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지, 왜 평판이 중요한지에 대해서 "결국에는 모두가 다 변호사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검사가 더 높이 승진하고 출세하려는 것은 "검사장이 되면 빛이 나고 명예도 있기는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변호사가 되었을 때의 몸값이 높아지고 이후의 삶에서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에서의 "출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사소한 불의를 볼 때마다 계속 문제제기를 하다 보면" 그런 많은 것이 보장되는 출세가 어려워집니다. 당연히 "침묵하고, 모른 척하고, 안 보려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책 '불멸의 신성가족', 김두식 저)

"...한마디로 '본전' 생각이 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어렵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더 어려운 경쟁을 이겨내고 판사가 되었습니다. 법원 조직에서 모욕적인 도제식 교육을 받아가며 실력을 쌓았습니다...그러다가 어느 날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에서 탈락합니다...그렇게 개업을 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대학을 졸업하고 일반 직장을 다니는 동창들도 자기 정도는 벌고 있더라는 이야기지요. ...사법시험에 합격한 자기 몫을 뒤늦게나마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더욱더 든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막상 변호사 개업을 하니 업계의 상황이 너무 어렵습니다...상실감 때문에 더 큰돈을 벌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전관 변호사는 낭패를 경험합니다. 당연히 유혹이 찾아오게 마련이지요." (책 '불멸의 신성가족', 김두식 저)

4. 권위적 관료제

"예컨대 전직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초임 검사에게 뭔가를 부탁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합시다. 이런 경우 변호사는 자기가 잘 아는 검사를 통해 그 초임 검사에게 미리 전화를 걸어놓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 전관 변호사가 부탁하는 것을 초임 검사가 매정하게 거절했다고 칩시다. 그 변호사는 며칠 후 친하게 지내는 현직 검사장들과 식사를 함께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하겠지요. "ooo 검사라고 있지? 그 친구 참 싸가지가 없더구먼..." 그러니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이런 전관 변호사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게 전관예우의 출발점입니다."(책 '헌법의 풍경', 김두식 저)

"...도제식 법관 양성 씨스템의 어두운 측면을 이해하고 나면, 왜 전관예우가 우리 법조계에 그렇게 깊이 뿌리내렸는지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판사실에서 관행적으로 받아 쓰던 실비도 주로 전관 판사들에게서만 받은 것입니다. '거절할 수 없는 돈'이라는 것도 결국은 퇴임한 부장판사들이 동료가 아니라 스승이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도제식 양성 과정을 거치는 동안 법관들이 '거절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변한다는 데 있습니다...도제식 법관 양성 제도에서 살아남으려고 몸부림치는 동안 어느새 거절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되고 만 것입니다." (책 '불멸의 신성가족', 김두식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