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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06일 06시 46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06일 06시 50분 KST

'휴지 없는' 터미널 화장실이 공분을 불러일으킨 사연

최근 경북 구미의 버스터미널 화장실에는 이런 안내문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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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버스터미널은 민간 운수업체들이 운영하지만 운영비 일부를 구미시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시의 지원금이 끊겨 휴지를 공급할 수 없다는 알림이다

이 안내문이 화제를 모은 것은 구미시가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경제/복지 관련 사업 예산에는 인색함에도 '박정희 예산'에는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구미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2017년도 예산안'을 보면, 박정희·새마을 관련 사업에 109억원이 편성됐다. 올해 58억원에서 87.5% 가량 늘어 51억원이 증가한 액수다. 구미시는 ▷박 대통령 기념사업(91억9천만원)을 비롯해 ▷새마을선진화운동(17억9천만원) ▷산업화주역 초청 투어·강연(3천만원) ▷자연보호헌장 선포식(2천만원) 등을 추진한다.


특히 박정희 기념사업은 올해 42억원보다 119% 늘어 91억원이 편성됐다. ▷박정희 역사자료관 건립(68억원) ▷미술·서예작품을 전시하는 정수대전(11억원) ▷'100돌 기념동산' 조성과 도록·연극 제작 등 박 전 대통령 탄생 100년을 맞아 구미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8개 사업(5억5천만원) ▷상모동 생가 유지·운영비 등이 포함됐다.(프레시안 2016년 12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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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경제, 복지 관련 사업을 위한 예산 배정에는 인색하다는 데 있다.


투자유치와 기업 지원사업은 전년도 279억원에서 189억원으로 32.3%가 줄었다.


구미참여연대가 지난해 구미시와 성남시의 주요 사업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구미시의 학교교육지원사업은 29억원으로 성남시(200억원)의 15% 수준에 불과했다.(중앙일보 1월 6일)

구미시는 이미 2017년 사업 계획에 ‘박정희 100년 사업 TF'에서 검토해 오던 ’민방위대 창설 기념식 ‘ 등 기존 검토 사업을 ’박정희 100년 사업‘이라는 이름만 숨긴 채 16억 원에 이르는 사업을 고스란히 반영하였다. 그러고 보면 ’박정희 100년 기념사업‘은 그 예산만 30억에 이르는 거대한 기념사업이다. 그리고 ‘박정희 100년’을 맞아 추진하고 있는 기념물 건립을 포함하면 그 사업 규모는 1,500억 원을 넘는다.


우리는 지금까지 구미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박정희 100년 사업’의 부당성과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일방적인 ‘미화’와 ‘우상화’의 우려, 엄청난 재정적 부담, 전형적인 밀실 행정, 비공개 행정의 표본, 구미시가 주장하는 경제적 효과의 미지수 등 많은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구미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 2016년 11월 18일)

한편 국제신문에 따르면 구미시 측은 논란이 불거지자 터미널 화장실에 대해 '내주 초에는 휴지와 청소도구를 사도록 예산(지난해에는 1080만 원의 보조금이 지원된 바 있음)을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구미시 한 관계자는 "31년 전 건립한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은 47개 노선에서 승객 연간 91만여 명이 이용하는 구미 관문이다. 터미널 바로 옆에 신축 건물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고속·시외버스 업자들은 시에서 너무 많은 걸 얻으려고 한다"고 말했다.(국제신문 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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