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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04일 17시 46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04일 17시 46분 KST

쓰러진 팔레스타인 사람을 총으로 쏜 이스라엘 군인 '살인죄 판결'

바닥에 쓰러져 움직일 수 없는 팔레스타인인 공격자를 조준 사격해 숨지게 한 이스라엘 군인에게 4일(현지시간) 살인죄 판결이 내려졌다.

elor azaria

4일 이스라엘 언론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군사법원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스라엘 군인 엘로르 아자리아(20) 병장에게 이날 유죄를 선고했다.

담당 재판부는 "그가 쏜 총알이 팔레스타인 남성을 죽였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없다"며 "그 팔레스타인인은 불필요하게 죽었다"고 판시했다.

구체적인 형량은 다음에 선고될 예정으로, 아자리아는 살인죄로 최대 징역 20년형을 받을 수 있다.

아자리아 변호인단은 이날 1심 판결에 항소할 계획이라고 와이넷 인터넷 매체가 전했다.

아자리아는 지난해 3월 24일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 검문소에서 부상한 상태의 한 팔레스타인인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5월부터 재판을 받아왔다.

당시 아자리아의 총격 장면은 이스라엘 인권단체 비첼렘 활동가에 의해 비디오로 촬영돼 대중에 공개되면서 큰 논란을 일으켰는데, 이 영상에는 21세인 압둘 파타 알샤리프와 람지 아지즈 알카스라위 등 팔레스타인인 2명이 이스라엘 군인 한 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뒤 다른 군인이 쏜 총에 맞아 바닥에 쓰러져 있는 장면이 나온다.

elor azaria

알카스라위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부상한 채로 목숨은 붙어 있었던 알샤리프는 더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아자리아는 그의 머리를 겨냥해 총탄을 발사해 사살했다.

아자리아는 재판 과정에서 "그가 폭탄 조끼를 착용한 것으로 믿었다"며 그때 조치가 정당방위 차원이라고 말했으나 군 검찰은 그의 증언이 "모순돼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도 아자리아의 증언이 "서서히 바뀌고 부정확하다"며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아자리아에게 종신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요구한 피해자 유족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정당한 판결"이라고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 몇달간 아자리아의 행위를 둘러싼 찬반 여론까지 일었다.

이번 선고를 두고 국론 갈등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스라엘군 지휘부는 일단 아자리아가 교전수칙을 어겼다고 보고 그의 행위를 비판했다.

가디 아지젠코트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이번 사건이 정치 쟁점화되자 "이는 우리의 기관과 군인들의 자격 요건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들은 특수한 상황이었다는 이유로 그 병사를 두둔하며 이번 판결을 비판했다.

이스라엘의 대표 우파 인사 중 한명인 나프탈리 베네트 교육장관은 이날 선고 후 전체 재판 과정이 "오염됐다"고 비난했다.

보수 강경파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 병사의 가족에게 동정을 표시한 적이 있다.

이날도 법원 바깥에서는 아자리아 지지자 수백 명이 모여 선고 결과를 지켜봤다.

이들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거나 '이스라엘 국민은 전쟁터의 군인을 포기하지 않는다' '국가는 당신과 함께 있다'는 피켓을 들고 나왔다.

이 중 2명은 법원 밖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아비그도로 리버만 국방장관은 이번 선고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어려운 판결"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