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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04일 15시 08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04일 15시 10분 KST

'개헌 저지 보고서'가 잘나가는 민주당을 갈라놓고 있다

new york times building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가 작성한 이른바 '개헌 저지 보고서'가 공개되자 그 내용을 두고 민주당 안팎에서 잡음이 거세게 일고 있다. 당내 비문 진영은 해당 문건이 문재인 전 대표를 대선 후보로 기정사실화 하고 있으며, 외부 세력은 민주당의 친문끼리만 이 보고서를 돌려 봤다는 건 일부 권력이 싱크탱크를 사유화한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보고서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략 아래와 같다.

"개헌 특위에 4년 중임제에 긍정적이거나 비슷한 입장을 다수 참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은 개헌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논리를 적극 전개할 필요가 있다"

"제3지대가 촛불 민심에 반하는 야합임을 각인시켜야 한다"-TV조선(1월 3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제3지대에서 결합·결집한다면 비박·비문의 제3지대에서 나아가 ‘비문 연합과 문재인 전 대표’의 선거로 전환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어 당으로선 크나큰 위협이 될 것.” -경향신문(1월 4일)

결국, 이는 이번에 개헌하는 걸 막고 4년 중임제로 이끌어보자는 것으로 "개헌에 찬성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는 문재인 대표의 입장과 부합한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에 해당 문건을 작성한 민주연구원의 김용익 원장도 김용익 민주연구원 원장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어느 한 후보의 유불리 입장으로 쓴 것이 아니고 그렇게 사고하지 않는다”는 해명을 내놨다.

또한 TV조선 등의 보도와는 달리 '친문끼리 돌려봤다'는 건 사실이 아니며, 경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추미애 대표 등 지도부와 대선주자 5명(김부겸 의원, 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전달됐다고 한다.

그러나 추 대표의 말은 조금 다르다.

동아일보는 추미애 대표가 “저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관련 문건 작성을 지시한 적도 없을뿐더러 저 역시 보도가 나온 후인 오늘에서야 관련 문건의 내용을 알게 되었다”며 "당의 단합과 신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분명하다”며 유감을 표하고 의혹 규명을 위한 진상조사 위원회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친문진영을 겨냥한 공세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노웅래 의원은 PBS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개헌을 야합이니 나눠먹기니 이렇게 본다면, (개헌을) 과반수 지지했던 민주당 의원들은 뭔가"라고 반문하며 "문재인 후보에게 직접 인편으로 전해지고 나머지는 이메일로 줬다면 그것도 공정치 않은 일"이라고 꼬집었다.

노 의원은 "개헌논의의 범위를 4년 중임제 개헌으로 몰고 간 것도 이것도 큰 문제"라면서 "(민주연구원에) 확실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의원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개헌 문제를 당의 전략적 차원, 정략적인 문제로 접근했다는 점이 걱정스럽다. 당의 단합을 해치고 분열을 조장하는 여러 문구들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를 당의 후보로 전제한 인식들이 보인다. '패권주의에 사로잡힌 정당이냐'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한 부분이라면서 "추미애 대표가 약속한 것처럼 엄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부의 공세도 이어졌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국민의당 고연호 대변인은 "중립을 지켜야 할 당 정책연구원을 특정 계파의 싱크탱크로 사용(私用)한 이번 사건은 박근혜 정부의 '정윤회 문건 파동'과 닮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이동섭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문재인 전 대표의 사당이 된 느낌이다. 개헌을 대권을 위한 정략적 도구로 전락시켰다"며 "민주당은 서둘러 진실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혁보수신당(가칭) 장제원 대변인도 "민주당이 특정세력의 패권정당, 문 전 대표의 사당임을 자인하는 행위다. 개헌 논의를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를 감추고 개헌특위를 출범한 것은 겉과 속이 다른 가식적인 행동"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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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공세가 이어지자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인 진성준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보고서에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사항이나 부적절한 표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일부 언론 보도처럼 '친문끼리 돌려봤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민주당이 개헌논의를 정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등이 비난하는 것도 보고서를 제멋대로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 전 대표의 지지층은 비문 세력의 비판에 반발했다.

지도부를 비판한 비문진영 의원들에게는 수백 통의 항의 문자가 폭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지도부를 비판한 박 의원의 페이스북에 "내부 분란을 일으키지 마라", "민주당 이념과 맞지 않아보이니 탈당하라"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한 비문진영 의원 후원계좌에는 욕설을 의미하는 '18원'이 입금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