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7년 01월 04일 05시 46분 KST

불황이 계속되자 인형 뽑기방이 늘어났다

연합뉴스

"고리에 걸려 올라오다 떨어지기 일쑤지만 재미도 쏠쏠하고 스릴이 있어요. 어떤 날은 들인 돈 보다 더 큰 인형을 뽑으면 기분이 확 올라와요"

3일 저녁 야심한 시각.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의 일명 '인형 뽑기방'은 불야성을 이뤘다.

인형 뽑기는 사각 오락기안에 든 인형을 집게로 잡아 올린 뒤 배출구를 통해 빼내 가져가는 게임이다.

대게 1천원이면 인형을 뽑을 기회가 2번 주어진다.

조이스틱을 잡는 사람들은 단돈 500원으로 그보다 몇 배 비싼 인형을 뽑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게임기 앞으로 몰려든다.

요즘 전주 전북대와 전북 도청 앞 부근에서는 인형 뽑기에 빠져든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수 있다.

서정학(33)씨는 "10년 전 모습을 감췄던 인형 뽑기 기계가 요즘 들어 많이 생긴 것 같다"며 "커피값 한잔도 안되는 비용으로 인형을 뽑으면 남은 장사 아닌가. 돈이 많이 들어갈 때도 있지만, 이제는 요령이 생겨서 잘 뽑는다"고 말했다.

전북대 구정문 인근에는 몇 개월 사이 100m 남짓한 직선거리 안에 인형 뽑기방이 2곳이나 생겼다. 전주시 효자동 전북도청 앞 사거리 일대에도 지난해 하반기에 뽑기방이 한꺼번에 3곳이나 들어섰다.

이같은 인기를 반영하듯 전국 인형 뽑기방 수는 최근 2년 사이 24배가량 증가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21곳에 불과했던 인형 뽑기방은 2016년 8월 147곳으로 늘었고, 2016년 11월 현재 500곳이 넘는다.

집게발 힘이나 확률을 조작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해 사행성 논란에 휩싸였지만, 인형 뽑기의 배경에는 여전히 적은 돈으로 큰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희망 고문'이 녹아 있다.

인형 뽑기가 대표적인 '불황 업종'으로 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불황이 찾아오면 적은 돈으로도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업종에 사람들이 몰리기 마련이다.

비용도 프렌차이즈 커피숍을 차릴 수 있는 금액의 10분의 1 수준에 지나지 않아, 창업자들은 인형 뽑기방을 앞다퉈 내고 있다.

이렇듯 인형 뽑기는 불황 심리를 타고 성행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최악의 '조선업계 불황'으로 조선소가 도산 위기에 내몰리고 대량 실직 우려가 터져 나온 경기침체기였다.

최순실 사태와 미국 대선 이후 금융시장 불안 때문에 소비자심리지수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관계자는 "미래에 불확실한 전망이 있다거나 현실 경기가 어려울 때 운이나 행운을 바라는 심리가 작동한다"며 "불확실한 결과에 기대어 소액을 걸고, 많은 보상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인형 뽑기에 몰리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