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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04일 04시 25분 KST

박 대통령, 네덜란드 국왕에도 민원 청탁한 정황이 드러났다

연합뉴스

최순실(구속기소)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통해 네덜란드 국왕에게까지 지인 회사인 ‘케이디(KD)코퍼레이션’의 납품 민원을 넣으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정호성(구속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통해 최소한 3~4차례 최씨의 거듭된 민원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케이디코퍼레이션이) 최씨와 아는 회사인지 몰랐었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3일 검찰과 특별검사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대통령 일정을 사전에 보고받았던 최씨는 박 대통령이 네덜란드를 방문하거나 주요 인사를 만나기에 앞서 딸 정유라씨의 초등학교 동창 학부모가 운영하는 케이디코퍼레이션 납품 민원을 박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한다.

이 회사가 오래전부터 네덜란드-영국 합작 에너지회사인 ‘로열 더치 셸’과의 납품 계약을 추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대통령이 힘을 써달라는 취지였다.

최씨는 기존에 알려진 시기보다 1년 정도 앞선 2013년 10월께부터 정 전 비서관에게 납품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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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청와대 발표와 언론보도를 보면 박 대통령은 ‘로열 더치 셸’ 대표이사를 청와대에서 접견했는데, 최씨는 이를 계기로 납품 민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이듬해 3월 박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할 때도 청탁을 넣었고, 그해 11월 초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한국을 답방할 때도 납품 민원을 전달했다고 한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 등에서 “케이디코퍼레이션 지원은 ‘최순실의 뜻’이라는 사실을 박 대통령에게 밝혔으며 대통령 역시 긍정적으로 답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실제 네덜란드 국왕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최씨의 민원을 성사시키려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케이디코퍼레이션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5~6년 전에 ‘로열 더치 셸’에 테스트용으로 납품을 했다가 중단했다. 그 뒤 납품 여부를 문의한 적이 있긴 하지만, 실제 네덜란드 납품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박 대통령과 최씨는 네덜란드 회사에는 대통령의 힘이 미치지 못하자 국내 기업을 압박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최씨 등의 공소장을 보면, 박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왕과의 정상회담 직후인 2014년 11월 말 최씨의 부탁을 받아 ‘케이디코퍼레이션 제품의 현대차 납품 추진’을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에게 지시한다. 케이디코퍼레이션은 2015년 현대차에 10억원의 납품을 성사시켰고, 최씨는 그 대가로 이 회사로부터 명품가방인 샤넬백 등 51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가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케이디코퍼레이션의 현대차 납품 과정 개입이 “정당한 업무 수행”이라며 “오히려 최순실과 어떤 관련이라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1일 기자들에게도 최씨와 이 회사의 관계를 “보도를 보고 비로소 알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