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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30일 05시 34분 KST

청와대 '세월호 감사자료' 미리보고 고쳤다

뉴스1

청와대가 김기춘 전 비서실장 주도로 2014년 10월 세월호 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최종 감사 결과 발표자료를 대거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청와대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감사 결과에 손을 댄 것으로 보인다.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는 29일 <한겨레>에 “2014년 10월10일 감사원이 발표한 세월호 최종 감사 결과 발표자료는 청와대 보고 뒤 내용이 대폭 바뀌었다. 애초 봤던 감사원 자료와 나중 발표자료가 너무 달라 깜짝 놀랐다”며 “독립된 헌법기관인 감사원의 발표자료를 청와대가 미리 열람하고 내용까지 뜯어고친 것은 그 자체로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본 자료는 정부 책임 부분 등에서 감사원의 7월 중간 감사 결과 자료보다 훨씬 진전된 것이었다”며 “그런데 내용이 확 바뀐 채 발표돼 ‘청와대에 갔다 오더니 많이 바뀌었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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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는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미리 받아 검토, comment”(2014년 10월8일치)라고 기록돼 있어 지시는 김 전 실장이 하고, 주무는 민정수석실이 맡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와대와 감사원은 그동안 감사원의 사전보고가 없었다고 부인해왔다. 김 전 실장도 지난 7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는 “잘 모르겠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

감사원보다 나흘 앞서 10월6일 발표한 대검의 세월호 최종 수사 결과 발표자료도 청와대가 내용을 수정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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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영한 업무일지 10월3일치에는 김 전 실장이 ‘(정부) 초동대응 미숙’ 부분을 문제삼고 있는데, 실제로 검찰 발표자료에서는 이 내용이 빠져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결과 발표자료는 늘 주무부서가 만드는데, 세월호 사건만은 수사와 무관한 기획조정부에서 만들었다”며 “검찰총장 지시에 따른 것이긴 해도 왜 자료는 기획조정부가 만들고 발표는 형사부가 하도록 하는 것인지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대학·사법연수원(19기) 동기이면서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는 김진모 서울남부지검장이었다.

감사원은 최근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질의에 “2014년 7월4일 수시보고 이후 세월호 감사와 관련해 청와대에 추가로 보고한 사실은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