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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9일 10시 37분 KST

대법원이 삼성의 '노조와해 공작'을 인정했다

Employees walk past a building of Samsung Electronics in Seoul, South Korea, November 8, 2016.  REUTERS/Kim Hong-Ji
Kim Hong-Ji / Reuters
Employees walk past a building of Samsung Electronics in Seoul, South Korea, November 8, 2016. REUTERS/Kim Hong-Ji

2013년 폭로돼 파문을 낳은 삼성그룹 '노조와해 전략 문건'의 실체가 대법원에서도 인정됐다. 대법원은 이 문건 내용에 따라 진행된 노조간부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고 최종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9일 조장희(44) 금속노조 삼성지회(삼성노조) 부지회장이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조 부지회장 승소로 판결한 2심을 확정했다.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에서 일하던 조 부지회장은 2011년 7월 복수노조제가 시행되면서 동료 직원들과 함께 신규 노조를 세웠다. 삼성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설립한 첫 번째 노조였다.

그러나 수십년간 '무노조 경영' 방침을 이어오던 삼성 측은 노조 설립 신고증이 교부되기도 전에 조 부지회장을 해고하고 고소했다. 그가 노조 홍보를 위해 임직원 4천300여 명의 개인정보 등을 외부로 빼냈다는 등의 이유였다.

조 부지회장은 자신이 노조활동을 주도한 이유로 해고됐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지만 기각당했다. 그는 결국 2012년 불복 소송을 내고 삼성 측과 길고 긴 법정 싸움에 들어갔다.

재판의 쟁점은 증거로 제출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이란 150쪽 분량 문건의 진위였다.

2013년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폭로한 이 문건엔 노조 설립 시 노조원의 비위 사실을 추적·수집하고, 설립 주동자 해고, 고액 손해배상·가처분 신청 검토 등 노조를 와해하기 위한 계획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삼성 측은 자신들의 문건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사실관계를 따져본 1, 2심은 해당 문건의 작성자가 삼성이며 이 문건에 따라 사측이 '노조 소멸'을 위해 조 부지회장을 해고한 것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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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은 "(삼성이) 삼성노조를 조직한 후 부위원장으로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조 부지회장을 해고했다"며 "이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밝혔다. 1·2심의 법리 적용을 따지는 대법원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은 조 부지회장이 개인정보 등을 빼낸 행위를 삼성 측이 업무상 배임 및 영업비밀누설 혐의로 고소한 사건도 지난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또 이날 노조 조합원 모집 유인물을 배포했다는 등의 이유로 정직 등 징계를 받은 다른 삼성 노조원 등의 불복 소송 상고심 4건을 모두 삼성 측 패소로 판결했다.

조 부지회장은 연합뉴스에 "헌법에 명시된 노조활동을 경영 방침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탄압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점을 대법원도 확인했다"며 "삼성은 고용을 빌미로 노동자를 위협한 행위를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