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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9일 09시 41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2월 29일 09시 52분 KST

AI 살처분에 군인 투입 안하는 이유는 이렇다

연합뉴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가금류 살처분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로 치달으면서 인력 확보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

국가적 재난 상황이지만 군 당국은 '사병 부모들의 정서'를 이유로 병력 지원에 소극적이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전남 해남의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에서 최초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이후 동원된 방역 인력은 7만1천여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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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밝힌 군병력 투입인원은 2천683명(11월 29일~12월 26일 기준)이었다. 농식품부가 집계한 전체 동원 인력의 4%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마저도 이 기간 살처분 및 매몰 처리 현장에 투입된 군병력은 한 명도 없었다. 이동통제초소나 발생 농장이 살처분 작업이 끝난 뒤 사료나 분뇨 등 잔존물 처리 작업에 투입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AI 발생 시 제도적으로 자위대를 도살처분 현장에 투입하고 있는 일본과는 대조적이다.

한국도 과거 2008년 당시 AI가 터졌을 때만 해도 살처분 작업에 장병들이 직접 투입됐었다. 과거 살처분에 참여한 사병이 AI에 감염된 사례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그런데도 당시 군 복무 중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반발이 심하고 인체 감염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이후 병사들은 살처분 현장에 직접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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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구마모토(熊本)현 직원들이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감염된 농가의 닭 10만7천마리에 대한 살처분 준비를 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 자위대는 모병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본은 살처분 현장에 군병력이 즉각 투입된다"며 "방역 매뉴얼을 엄격히 지키면 감염될 가능성은 작지만, 우리나라는 부모들이 걱정을 하니, 국방부가 병사를 살처분 현장에 직접 투입하지는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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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AI 살처분 현장에 투입된 군장병

특히 살처분 인력 동원은 기본적으로 지자체가 주관하고 있지만, 워낙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천안이나 안성 등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 이른바 'AI 기동타격대'까지 투입하기도 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민간 용역업체를 통해서 인력을 충원하고 있지만 아무리 돈을 많이 지급하겠다고 해도 살처분 작업을 꺼리는 경우가 많고, 공무원 투입도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군병력의 경우 자체적으로 살처분 현장에는 투입 안되도록 내부 지침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군 복무 중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입장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인력난이 심한 것은 사실"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인력난으로 살처분이 지연되면 AI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국방부는 28일 AI 발생 42일 만에 처음으로 자원을 받아 선발한 간부 100명을 전북 김제 지역 살처분 현장에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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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지역 달걀에 대해 일시적으로 반출이 허용된 28일 오후 충남 천안시 북서구 한 공터에 마련된 임시 차고지에서 양계농가 관계자들이 인근 양계농장에서 나온 달걀을 운반차량에 옮기고 있다.

그마저도 이미 김제에서 살처분 작업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나 지난 시점인 데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전날인 27일 총력대응을 지시한 뒤에야 이뤄진 조치다.

간부 100명이 하루 동안 살처분한 마릿수는 4만 마리 정도로, 160만 마리를 넘는 김제 지역의 전체 살처분 규모 중 극히 일부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보여주기'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사를 투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문서상 명시된 것은 없고, 2008년 AI 사태 당시 사병 가족들의 민원이 많아 이후 내부적으로 병사를 투입하지 않기로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이번에 김제 살처분 현장에 간부 인력을 투입한 것은 경험이나 경력이 있는 병력을 자원 받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