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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9일 15시 38분 KST

특검이 박근혜의 제3자 뇌물죄 혐의를 입증할 정황을 포착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진행중인 박영수 특검이 29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진행중인 박영수 특검이 29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독대한 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삼성그룹 측에 얘기해 최순실(60·구속기소)씨가 실소유주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이하 영재센터)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린 구체적 정황을 포착했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자백을 끌어내 국민연금의 삼성 합병 지원 의혹 수사에 상당한 진척을 이룬 특검팀이 박 대통령이 영재센터를를 도우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하면 박 대통령을 향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29일 특검팀에 따르면 안종범 전 수석은 작년 7월25일 자신의 업무 수첩에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협조 요청"이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은 박 대통령이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독대한 날이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미르재단 출연 등에 협조를 구한 이 날 최씨가 조카 장시호씨를 앞세워 설립한 영재재단을 도우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그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진행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수사 과정에서는 최씨의 부탁을 받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전면에 나서 삼성그룹에 영재재단 지원을 강요한 것으로 결론 내린 바 있다.

검찰은 지난 8일 최씨를 추가 기소하고 장씨와 김 전 차관을 기소하면서 이들 셋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를 함께 적용했다.

특검팀은 그러나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 내용을 바탕으로 청와대의 개입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만큼 삼성그룹이 동계재단에 지원한 16억2천800만원이 강요로 어쩔 수 없이 내놓은 돈이 아니라 국민연금의 삼성 합병 찬성 대가성 자금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세 속에서 당시 면담이 이뤄지기 직전인 7월 17일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찬성에 힘입어 두 회사 합병을 성사시켰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청와대와 삼성그룹 수뇌부 간의 동계재단 지원에 관한 사전 논의가 있었는지 등 '직거래' 정황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지난 27일 안 전 수석을 처음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해당 업무 수첩 사본 자료를 제시하면서 박 대통령으로부터 영재센터 지원 지시를 실제로 받았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수석은 특검에 박 대통령이 영재센터 지원을 지시한 것은 사실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소환한 김재열 사장을 상대로도 안 전 수석의 업무 수첩 내용을 제시하면서 안 전 수석 등 청와대 측으로부터 영재센터 지원 요청을 받았는지, 자신이 아닌 다른 그룹 수뇌부 인사들이 청와대 측으로부터 관련 요청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는지 등을 강도 높게 추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