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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01일 16시 54분 KST

친구가 적이 될 확률을 물리학으로 이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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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화학, 지구과학, 생물학 등 과학의 분야가 다양하지만 물리학만큼 난해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물리학도 종류가 다양한데, 그 중 통계물리학이 있다. 전통적으로 통계물리학의 주제는 수많은 입자로 구성된 기체나 고체에 대한 것이었는데, 지금은 많은 수의 무언가로 이루어진 사회, 경제, 생명 현상 등을 탐구하고 연구하는 것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한다. 통계물리학자의 눈으로 바라 본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보자.

physics

1. 사고도 안 났는데 도대체 왜 교통 정체가 생긴 거야?

traffic jam

“이처럼 차가 많아지면서 교통 흐름이 느려지는 이유의 하나는 운전자의 반응 시간(앞차 움직임을 보고 ‘이제 움직여야지’하고 마음먹고 차를 움직이기 시작할 때까지 시간)이 보통 1초 정도 되기 때문이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가속을 시작해도 차가 적정 속도에 이르려면 또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 …. 현실에서 첫 번째 차를 뺀 모든 차의 운전자는 자기 앞차가 움직이는 것을 인식하고 나서야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고, 따라서 100대 모두 움직이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지 않아도 차가 막히는 이유는 또 있다. …. 차가 많아도 모든 차가 다 함께 정확히 같은 거리를 유지하면서 같은 속도로 달리면 막힐 이유가 없다. 하지만 도로 위에 차가 많아지면 차 사이 거리가 줄어든다. 이때 차 1대가 살짝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조금만 줄여도 그 뒤를 바짝 쫓아오던 뒤차는 깜짝 놀라 속도를 갑자기 줄이게 되고, 그 차의 또 뒤 차는 어쩌면 아예 서버릴지도 모른다. 이 과정에서 정체가 생기는 것이다. 이처럼 교통정체는 사고가 나지 않아도, 갑자기 앞 트럭에서 짐이 떨어지거나 고라니가 도로로 뛰어들지 않더라도 얼마든 생길 수 있다. 이를 유령 정체(phantom traffic jam)라 부른다.” (책 ‘세상물정의 물리학’, 김범준 저)

출퇴근 길 정체를 겪어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들었을 의문이다. ‘사고가 났나? 아닌데? 사고도 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길이 막히지?’ 저자는 차가 많고 밀접해 있으면 작은 교란도 바로 뒤차로 전달되어 교란이 더욱 커지게 된다고 한다. 그러니 일단 도로 위의 자동차 대수가 많아지면 어쩔 수 없다. 심호흡을 하고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지는 수밖에 없다. 가까운 미래에 자율주행자동차, 즉 무인자동차가 널리 보급되면 차량 대수에 관계없이 정체가 다소 줄어들 수는 있겠다. 운전자의 반응시간이 인간보다는 짧아지고, 도로 위 차의 움직임이 비교적 균일해지기 때문이다.

2. 미래의 주가를 예측할 수 있을까?

stock price prediction

“신문 경제면을 보면 간혹 요즘 주가가 오르는 추세니 내리는 추세니 하는 소식이 실리는데, 물리학자인 내가 보이게 관성 없는 주가에 대해 추세를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 설명으로 과거 주가의 변화를 이용해 미래 주가를 예측하는 일이 상당히 힘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 많은 사람이 동의할 수 있길 바란다. 과거 주가의 움직임이 아닌, 기업의 펀더멘털 정보에 바탕을 두고 주식투자를 할 경우에는 수익이 높지 않을까. 이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미래 주가는 과거 기업 펀더멘털이 아닌 미래 펜더멘털이 결정할 것인데, 이 부분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미래 기업 펀더멘털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면 모를까,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이나 대다두 펀드매니저로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펀더멜털을 기초로 한 투자 방법이 정말 성공적이라면 펀드의 평균 투자 수익이 코스피보다 못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결혼적으로 미래 주가는 과거 주가에 근거해 예측할 수 없으며(주가에는 관성이 없다), 또한 기업의 작년 재무제표를 아무리 열심히 연구해도 미래 주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 재무제표를 미리 볼 수 없다).” (책 ‘세상물정의 물리학’, 김범준 저)

주가는 끊임없이 오르락 내리락 한다. 그런데 내일의 주가 움직임은 오늘의 그것과 관계가 없다. 즉, 주가의 오르내림에는 관성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물리학자는 주가를 예측할 수 없다고 본다. 꽤 오랜 기간 주가가 올랐다고 해도 내일 주가가 오를 확률이 내릴 확률보다 높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금융 기업과 전문가들의 주가 예측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계속 된다. 과연 저자의 말처럼 주가의 예측은 불가능한 것일까?

3. 친구가 적이 될 확률과 적이 친구가 될 확률, 어떤 것이 높을까?

enemy friend

“’사랑’과 ‘미움’이 보여주는 행태가 다르다는 것은 시간에 따른 네트워크 구조의 변화에서도 볼 수 있다. 네트워크의 많은 연결선 중 어떤 연결선은 시간이 지나면 ‘친구’ 관계에서 ‘적’ 관계로 변할 수도, 또 그 반대도 가능하다. 없던 연결선이 생겨 ‘친구’ 혹은 ‘적’ 관계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있던 연결선이 시간이 지나 없어질 수도 있다. 만약 두 사람을 잇는 연결선이 없다면 둘 사이의 관계가 친구도 아니고 적도 아닌 ‘중립’적인 관계임을 의미한다. 3년의 기간 동안 연결선의 특성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추적해보니, 흥미로운 사실을 볼 수 있었다. ‘친구’ 관계는 3년이 지나도 여전히 70%는 ‘친구’ 관계로 남아 있는 데 비해, ‘적’ 관계는 3년이 지나면 50% 정도만이 유지된다. 즉 ‘친구’ 관계의 지속성이 ‘적’ 관계의 지속성보다 크다는 뜻이다.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친구’가 ‘중립’으로 바뀔 수는 있지만(약 30%의 비율), ‘친구’가 ‘적’으로 바뀌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1%보다 작은 비율)는 점이다. ‘적’ 관계는 이보다도 더 극단적이어서, 3년의 시간 동안 ‘적’ 관계가 ‘친구’ 관계로 바뀐 경우는 단 하나도 없었다.” (책 ‘세상물정의 물리학’, 김범준 저)

친구와 적, 우리의 삶 속에 늘 존재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친구는 적이 될 수 있지만, 적을 친구로 만들기는 그보다 훨씬 어렵다. 역사를 봐도, 주위를 둘러봐도, 뉴스를 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따라서 애초에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친구 관계가 적대 관계보다 오래 간다. 친구는 한번 만들면 지속성이 상당히 좋다. 가급적 친구를 많이 만들어둘 수 있으면 좋단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