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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8일 12시 41분 KST

수학자인 아빠가 아이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방법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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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수학을 잘 하는데도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뜻함)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의 ‘수학, 과학 성취도 추이 변화 국제 비교연구2015’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 성취도는 초등학교 4학년이 49개국 중 3위, 중학교 2학년이 2위다. 그런데 수학 흥미도와 자신감 순위는 최하위 수준이니 무언가 잘못 되어도 크게 잘못 되었다. 결국 시험이 어렵고 그로 인해 원래 수학에 소질이 있던 학생들조차 점차 ‘수포자’가 되는 것이다. 자녀의 수학에 대한 고민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러시아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모스크바 국립대학 수학부를 졸업하고 연구소 수학-컴퓨터 연구원이었던 알렉산더 즈본키는 4살 난 아들와 또래 친구들을 모아 4년 간 수학 동아리를 꾸려간다. 그리고 딸과 친구들을 모아 또 2년 간 마찬가지 활동을 한다. 20년이라는 많은 세월이 지나 아빠는 자신의 이런 경험을 아이들의 기억과 함께 책으로 펴낸다. 이제 소개할 책에는 수학을 재미나게 가르치고자 노력했던 아빠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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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자이크판은 훌륭한 수학 교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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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문제이자 그 수업의 마지막 문제는 기하 영역에서 골랐다. 언젠가 장난감 가게에서 사둔 어린이용 컬러 모자이크 판을 꺼냈다(어이쿠, 하필 하나밖에 안 샀었다. 어쩔 건가, 그때만 해도 우리가 동아리를 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으니). 모자이크 판은 직각사각형 모양 판에 구멍이 뚫린 형태로 되어 있다. 그 구멍에 다섯 색깔로 이루어진 같은 형태의 조각들을 끼워 넣게 된다. …. 모자이크 판은 곧 내가 무척 좋아하는 도구가 되었다. 이건 그냥 놀이가 아니라 도형 문제, 경우의 수 찾기, 논리 문제, 법칙 찾기와 같이 가능한 모든 문제들을 품고 있는 보물 창고이다. …. 아이들은 즐겁게 공부하러 왔다가 내가 “수업 끝”이라 하면 가끔 더 하자고 조를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난 스스로 우쭐한 기분을 맛보았다. 어느 날 문득 그게 모자이크 판으로 하는 공부였을 때만 아이들이 그랬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까지만 말이다. 정말로 그런지 확인해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수업은 모자이크 판 없이 했다. 정말로 그랬다. 내가 ‘수업 끝’이라고 말하자 아이들은 태평스레 일어나 집으로 돌아갔다. …. 그 다음 수업에서 나는 결정적인 실험을 하기로 했다. 우리는 다시 모자이크 판을 갖고 했다. 아이들은 또 수업을 끝내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때 내가 말했다. “아냐, 우리 수업은 어쨌든 끝내기로 하자. 응? 대신 모자이크 판은 그냥 갖고 놀아도 괜찮아. 허락할게. 그렇게 해.” 그러자 빼쨔가 이렇게 말했는데, 다른 아이들 생각도 비슷했다. “에이. 아니~에요! 우린 문제 풀고 싶단 말이에~요!!” 바로 그렇게 해서 진실이 어디 있는지 나는 알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충분한 가치가 있으면서도 미적인 만족을 주는 것이었다.”(책 ‘내 아이와 함께 한 수학 일기’, 알렉산더 즈본키 저)

이 책은 수학자 아빠가 아이에게 수학 비법을 가르쳐주는 학원식 강의법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재미와 이해, 혹은 놀이와 학습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과정이 상세히 나와있다. 모자이크 판도 그런 역할을 했는데, 흥미를 붙여놓고, 문제풀이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유도를 하는 아빠의 모습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2. 배움 동기로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 알게 된다는 기회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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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자 존스, 네이슨, 마사드는 4개의 피험자 그룹을 연구했다. 연구의 첫 단계에서 첫째 그룹은 그 중 하나도 처리할 수 없는 문제들을 받았다(성공률 0퍼센트). 둘째 그룹은 모두 풀어낼 수 있는 문제를 받았다(성공률 100퍼센트). 셋째 그룹은 주어진 과제들 중 반만 풀 수 있는 문제만 받았다(성공률 50퍼센트). 실험 다음 단계로 이 세 그룹의 피험자들 모두와, 비교할 대상인 넷째 그룹 피험자들에게 풀 수 없는 문제 몇 개를 주었다. 다시 말해, 피험자들에게 학습된 무기력을 일으키려 했던 것이다. 실험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피험자 전원에게 중간 정도 난이도로 풀 수 있는 문제를 내주고, 풀 수 없는 문제를 냈던 게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 알아보았다. 그러자 학습된 무기력에 대한 면역이 생긴 그룹은 셋째 피험자 그룹인 것으로 드러났다. 마지막 단계의 문제들을 가장 잘 풀어냈던 것이다. 드러내놓고 보니, 첫째, 둘째 그룹은 비슷비슷했다. 이 실험 결과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성공률 100퍼센트인 그룹과 실패율 100퍼센트인 그룹은 모두 계속되는 불행을 겪으면서 똑 같은 정도로 그 저항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책 ‘내 아이와 함께 한 수학 일기’, 알렉산더 즈본키 저)

우리의 수학도 마찬가지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어려운) 수학 풀이에 급급해서 흥미를 잃게 만들어버린다.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다양한 환경과 장치가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뿐 아니라 학원에서 수많은 어려운 문제들을 접하게 된다. 이 문제를 풀어야 그 다음 단계, 높은 레벨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압박이 상당하다. 학습된 무기력이 생기기 쉬운 조건이다. 그에 대한 면역이 생기도록 유도해 나가야 한다.

3. 성격에 따라 잘 하는 수학 분야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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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그다지 눈에 띌 정도는 아니지만 내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내성적인 아이들이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경향을 보이고 외향적인 아이는 기하를 아주 잘한다. 내성적인 아이는 지마와 눼냐이고 외향적인 아이는 빼쨔와 안드류샤다(이 주제로 내가 어떤 검사를 해보진 않았지만, 겉으로 드러난 것을 보면 그랬다). 단적인 예로 지마는 아직도 ‘액체는 항상 수평이 된다’는 것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서 용기에 담긴 액체를 흘리곤 한다(찻잔에 담긴 차, 그림 물감 물통에 담긴 물 등을 그러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굼뜨고 부주의한 데 대해 우린 화를 낸다. 그런데 그 원인이 어쩌면 수학에 있을지 모른다.”(책 ‘내 아이와 함께 한 수학 일기’, 알렉산더 즈본키 저)

성격에 따라 잘 하는(혹은 좋아하는) 수학 분야가 다르다는 저자의 주장이다. 상당히 흥미롭다. 스스로를 돌아봐도 이해가 쉽겠다. 내성적인 성격이면 논리에 강하다. 외향적인 성격이면 기하를 잘 한다. 모든 분야를 다 잘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도 된다. 수학을 못한다고 주눅 들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결국 수학(혹은 특정 분야)을 못하는 것은 성격 탓일 수도 있고, 너무 어려운 문제만 푼 탓일 수도 있다. 흥미를 느끼게 만드는 교육법, 그리고 조금씩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는 재미가 들리도록 도와주는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