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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7일 12시 16분 KST

청양고추는 사실 독일 회사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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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는,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의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식량을 전략 무기화할 확률이 높다.”고 보도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그 영향을 받기 쉬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곡물자급률과 미국 의존도가 높은 농축산물 수입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근거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11년 한국 곡물자급률은 26%로 178개국 중 128위에 그쳤으며, OECD 34개국 중 32번째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식량은 언제든 무기화될 수 있는 자원 중 하나다. 트럼프 정부에서는 그것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유다. 국제적 관점에서 식량 문제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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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량 주수입국은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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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과 밀의 경우 다수의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이 주요 수입국이다. 밀의 경우 이집트가 1위 수입국이고, 쌀의 경우 필리핀이 1위 수입국이다. 2008년과 2011년, 국제 밀 가격이 상승하자 밀 수입국인 이집트에 심각한 사회불안이 발생한 것은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결국 이집트에서는 장기 독재 정권이 붕괴되기도 했다. 필리핀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쌀을 자급자족하던 국가였으나, 쌀 시장을 개발하고 식량 생산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세계 1위 쌀 수입국이 되었다. 필리핀은 식량 자급자족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국가가 되었다.” (책 ‘식량쇼크’, 김화년 저)

흔히 농업은 후진국형 산업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의외로 선진국들이 농업으로 돈을 많이 벌고, 후진국들이 농업이 발달하지 못해 수입을 많이 한다. 기초적인 먹을 거리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니 점점 더 후진국의 삶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밀의 주요 수출국만 해도 미국, EU 캐나다, 러시아, 호주, 우크라이나 등 대체로 선진국들이다. 농업을 무시하는 국가는 후진국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2. 육류 소비가 증가하면 결국 식량 가격이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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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득 증가로 육류 소비가 증가할수록 곡물 수요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곡물은 등급에 차이는 있지만 사람이 직접 섭취할 수도 있고, 사료의 형태로 동물들이 먹을 수도 있다. 사람이 직접 1킬로그램의 곡물과 육류를 섭취한다고 가정해 보자. 물론 포만감과 열량의 차이는 있지만 육류 1킬로그램을 섭취하는 경우 곡물을 직접 1킬로그램 섭취하는 것보다 더 많은 사료 곡물이 필요하다. 통상 소고기 1킬로그램을 생산하기 위해 곡물 8킬로그램, 돼지고기 1킬로그램을 생산하기 위해선 곡물 4킬로그램, 닭고기의 경우 2킬로그램의 곡물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 한 다미를 먹여 키워 소고기 200킬로그램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1,600킬로그램의 곡물이 소비된다. 따라서 소득 증가로 육류 소비가 증가하면 결국 식량 가격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책 ‘식량쇼크’, 김화년 저)

이런 현상을 체감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발 식량 가격 상승 현상이었다. 이 책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대두 수입량의 58퍼센트,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육류 소비가 늘었고 그에 따라 전세계 곡물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렸다. 신흥국의 소득 증가가 우리의 삶에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전세계는 촘촘히 얽혀 있다.

3. 청양고추의 주인은 외국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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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우선 토지가 있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종자이다. …. 종자 산업을 장악하는 것이 곧 미래의 식량 산업을 장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매운 고추의 대표 격인 청양 고추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청양고추는 1983년 중앙종묘가 태국산 고추와 제주산 고추를 교배하여 개발한 품종이다. 그러나 중앙종묘가 외환 위기 시기인 1998년에 세미니스(현 몬산토)에 인수되면서 종자의 주인은 외국 기업이 되었다. 미국 기업인 몬산토가 청양고추의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몬산토에서 공급하지 않으면 더 이상 청양고추를 먹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이것이 종자 산업이 중요한 이유이다.”(책 ‘식량쇼크’, 김화년 저)

메이저 종자기업들은 모두 다 외국계다. 그만큼 우리의 식량을 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위에 언급된 몬산토도 지난 9월 14일(현지시간) 660억 달러(약 74조 원)에 독일 화학, 제약 기업인 바이엘에게 인수되었다. 활발한 M&A를 거쳐 외국의 종자 기업들은 점점 더 규모가 커지고 있다. 세계가 종자 전쟁을 벌이고 있고 주도권을 쥐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만 종자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식량 종자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