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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1일 12시 26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2월 21일 12시 32분 KST

생리 중이던 네팔 소녀가 숨진 채 발견된 사연

TO GO WITH Nepal-women-religion-society-chhaupadi,FEATURE by Frankie TaggartThirteen year old Nepalese villager Sarswati Biswo-Karma sits inside a 'chhaupadi house' in the village of Achham, some 800kms west of Kathmandu on November 23, 2011.  Isolation is part of a centuries-old Hindu ritual known as chhaupadi which is blamed for prolongued depression, young women's deaths and high infant mortality rates in remote, impoverished western Nepal. Under the practice women are prohibited from partici
PRAKASH MATHEMA via Getty Images
TO GO WITH Nepal-women-religion-society-chhaupadi,FEATURE by Frankie TaggartThirteen year old Nepalese villager Sarswati Biswo-Karma sits inside a 'chhaupadi house' in the village of Achham, some 800kms west of Kathmandu on November 23, 2011. Isolation is part of a centuries-old Hindu ritual known as chhaupadi which is blamed for prolongued depression, young women's deaths and high infant mortality rates in remote, impoverished western Nepal. Under the practice women are prohibited from partici

* 위 이미지는 자료 사진입니다.

생리는 힘들다. 매달 꼬박꼬박 '배란통', '생리 전 증후군', '생리통'이라는 쓰리 콤보를 겪어야 하는 인생이 못내 슬퍼진다.

그런데 물리적 고통과 맞먹을 정도로 힘든 것은 자연스러운 몸의 변화를 터부시하는 사회의 차별적인 시선/문화다.

좀 극단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최근 네팔에서는 '생리' 중인 소녀가 사망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BBC에 따르면, 네팔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서쪽으로 440킬로미터 떨어진 가즈라(Gajra) 마을에 사는 15세 소녀 로샤니 티루와(Roshani Tiruwa)는 지난 주말(12월 17~18일) 숨진 채 발견됐다.

로샤니가 발견된 곳은 '헛간'이다.

chhaupadi

그러니까 생리 기간에는 이런 '헛간'에서 매달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이 추운 겨울에 왜 '헛간'에서 지냈느냐고?

생리 중인 여성, 갓 출산한 산모를 '불결한 존재'로 취급하는 관습 때문이다.

chhaupadi

헛간에서 자려고 이불을 펴는 한 네팔 여성

허핑턴포스트는 지난 4월 '차우파디'(chhaupadi)라는 이름의 네팔 관습을 소개한 바 있는데, 서네팔 시골 지역에 사는 여성의 최대 95%가 여전히 이 '관습'을 따르고 있다.

생리 중인 여성을 격리하지 않으면 '신이 노해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기 때문에' 집에서 떨어진 헛간에서 가축들과 함께 지내게 하는 것이다.

목욕이나 화장실 이용/등교가 허락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과 교류해서도 안 된다.

여름에는 더위에, 겨울에는 추위에 시달려야 하며, 가축 분뇨와 함께 지내야 해 위생상으로도 매우 좋지 않다.

가디언에 따르면, 헛간에 격리돼본 네팔 여성들은 '제가 헛간에서 지내기만 하면 모든 게(집안일) 괜찮으니까 참는다' '차라리 생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외딴곳에서 홀로 지내야 하기 때문에 성범죄 피해를 볼 위험도 높지만, 한 남자 주민은 이런 문제에 대해 "남자들이 밤에 헛간에 가서 말도 걸고 수작을 거는 건, 결혼할 여자인지 알아보려고 그러는 것"이라며 "거기서 지내는 게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가디언에 말한 바 있다.

다시 로샤니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면, 로샤니 역시 이 추운 겨울에 헛간에서 지내는 게 너무 추웠기 때문에 불을 피웠다가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BBC에 따르면, 네팔 정부 관리들은 '뿌리깊은 관습'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나쁜 관습을 근절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mirror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만 벌써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죽지 않아도 될 두 생명이 '생리'를 바라보는 차별적인 시선 때문에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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