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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0일 11시 37분 KST

도널드 트럼프가 마침내 기자들을 만났는데 우리는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른다

U.S. President-elect Donald Trump speaks during a USA Thank You Tour event in Mobile, Alabama, U.S., December 17, 2016. REUTERS/Lucas Jackson
Lucas Jackson / Reuters
U.S. President-elect Donald Trump speaks during a USA Thank You Tour event in Mobile, Alabama, U.S., December 17, 2016. REUTERS/Lucas Jackson

144일 동안 기자 회견을 열지 않았던 도널드 트럼프가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팜 비치의 저택 ‘마라라고’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우리는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른다.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개인적으로 만나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편하게 이야기하는 일이 유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힐러리 클린턴 선거 운동 본부의 고위 고문들은 2016년 대선 시작 직전에 기자들과 개인적인 식사 자리를 가졌고, 폴 라이언(공화단-위스콘신) 하원 의장도 지난 주에 비슷한 모임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영향력있는 컬럼니스트들과 몇 번 오프 더 레코드로 토론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난 주 기자 회견을 취소한 트럼프가 선거인단 투표 전날에 오프 더 레코드로 말하도록 언론인들이 결정한 것은, 언론을 자유자재로 주무르는 트럼프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언론이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더욱 강하게 한다.

언론에 대한 트럼프의 적대감을 생각하면 일요일의 칵테일 파티는 특히 놀랍다. 그의 적의는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약해지지 않았다. 트럼프는 마라라고에서 언론인들을 만나기 바로 전날에도 앨라배마 모바일에서 ‘아주 부정직한’ 매체를 비난했다.

수치스럽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는 트럼프의 사진에 대해 마더 존스의 클라라 제프리 편집장이 일요일 밤에 보인 반응이다.

마라라고에서의 크리스마스: @realDonaldTrump 는 느긋하게 수다를 떨며 언론인들에게 술을 대접했다. 오프 더 레코드이지만 사진은 괜찮다 @axios

“대통령 당선인과 오프 더 레코드 칵테일 파티를 갖는 데 동의할 만한 정당한 이유를 상상하기가 힘들다.” 맥클래치 뉴스 부회장 팀 그리브가 일요일 밤에 트위터에 썼다.

원래 마라라고 파티는 트럼프 인수위원회 보좌관들만 참석하기로 한 것이었다고 마라라고에 다녀온 버즈피드 기자가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아내 멜라니아, 수석 보좌관 라인스 프리버스, 수석 고문 켈리엔 콘웨이, 제이슨 밀러, 스티븐 밀러와 함께 찾아와 30분 동안 있다 갔다. 뉴욕 타임스, CNN, NBC 뉴스, 로이터 기자 등이 있었다.

트럼프의 방문은 오프 더 레코드였지만 사진은 찍어도 괜찮았던 모양이다. 폴리티코의 인기 기자였다가 최근 새로운 매체 Axios를 공동 설립한 마이크 앨런은 호화로운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소셜 미디어에서 비난과 조롱을 받았다.

“이 트윗을 보고 나는 백악관 출입 기자 만찬은 예정대로 계속될 거라는 걸 깨달았다.” 로스 앤젤레스 타임스의 매트 피어스가 이 단체 사진에 대해 한 말이다.

마라라고에서의 크리스마스: @realDonaldTrump 오프 더 레코드로 흰색과 금색의 파티장에서 언론인들 대상 파티를 열었다… @axios

마라라고에서의 크리스마스: 흔한 파티가 아니다! @realDonaldTrump 오프 더 레코드 이후 저녁 식사 @axios

지금도 트럼프가 트윗만 올렸다 하면 뉴스 매체에서 요란하게 보도한다. 언론인들이 개인적으로 오프 더 레코드로 말하게 해준다면, 트럼프가 언론의 질문을 받을 유인은 더욱 떨어질 것이다.

트럼프는 대선 승리 이후 뉴욕타임스와 폭스뉴스 등과 인터뷰를 몇 번 하긴 했지만, 목요일로 예정되어 있던 기자 회견은 취소했다. 표면상으로는 사업과 공익과 사적 이익의 상충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한 자리였다. 기자 회견은 최소 1월까지 미뤘지만, 지난 주에 힙합 스타 카니예 웨스트를 만나기도 했고 ‘감사’ 유세는 네 번 열었다.

백악관 출입 기자들은 이미 변화를 겪고 있고, 트럼프가 집권하는 동안 언론들의 접근권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언론인들이 활짝 웃는 대통령 당선인과 포즈를 취하기 몇 시간 전, 워싱턴 포스트의 컬럼니스트 마거릿 설리반은 “트럼프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데, 언론은 변화에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마라라고의 사진을 보면 희망이 생기지 않는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Donald Trump Meets Off The Record With Journalist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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