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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0일 06시 03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2월 20일 07시 20분 KST

새누리당 친박계가 출범시킨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이 일주일 만에 해체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을 기억하는가?

새누리당 '친박계'가 지난 13일 출범시킨 조직이다. 거창한 창립선언문까지 발표했던 이 조직이 일주일 만에 공식 해체된다는 소식이다.

이 모임의 공동대표 정갑윤 의원, 이인제 전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부로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으로 대표되는 친박 모임을 해산하기로 했다"며 "또 앞으로 친박이라는 의미의 어떤 모임도 구성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불과 일주일 만에 해체를 선언한 것이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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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임의 갑작스러운 등장과 갑작스러운 해체는 모두 당내 세력 다툼과 연관이 있다.

애초 친박계가 이 조직을 구성한 건 '비박계' 원내외 인사 약 80명이 주축이 된 '비상시국위원회'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는 평가가 많다.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이 참여한 비상시국위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표결 과정에서 '키플레이어'로 등장했다. 친박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하는 한편, 탄핵 찬성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히며 마침내 야당과 함께 탄핵 가결을 이끌어 낸 것.

수세에 몰렸던 친박계가 꺼내든 건 지도부 사퇴와 2선 후퇴가 아니라 거대 친박 모임인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출범이었다. '우리도 질 수 없다'며 세력 과시에 나섰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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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친박 정우택 원내대표 당선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국면으로 넘어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일단 이정현 대표가 '흡족한 미소'를 띠며 사퇴했고, 화합을 강조한 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박계는 비대위원장을 비박계 인사에게 양보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자 탄핵 가결 이후 '발전적 해체'를 선언한 비상시국위 출신 비박계 의원들은 비대위원장에 유승민 의원을 추천하며 이 같은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분당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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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친박계의 대응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친박 모임을 해체하고 '질서있는 해산'을 하겠다!

2. 너(비박)도 나(친박)도 최순실 사태의 공범이다!

3. 비박 비대위원장이 웬말이냐!

세를 과시하며 거창하게 출범했던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은 결국 거꾸로 '친박은 해체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일주일 만에 소멸되는 운명을 맞이한 셈이다.

이날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해체 선언 기자회견의 메시지를 살펴보자.

정 의원, 이 전 의원, 김 지사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친박의 '질서 있는 해산'을 완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는 그러면서 '최순실 사태'의 책임에서 친박계는 물론 비박계도 자유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그런 점에서 시류에 편승한 일부 의원이 책임을 회피하고 '쇄신·개혁적 투사'로 자처하는 것은 결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명(實名)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비박계를 이끌며 '전권 비대위원장'을 요구하는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12월20일)

혁신과 통합 모임은 "박 대통령 4월 퇴진-6월 대선, 즉 질서있는 퇴진을 이루지 못했지만 친박 진영의 질서 있는 해산을 완성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더 이상 새누리당에 친박과 비박 분류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새누리당에는 어떠한 형태의 진영논리도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비박계를 겨냥 "최순실 사태의 책임 공방은 그 자체가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것임을 알아야 한다. 새누리당 그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그런 점에서 시류에 편승한 일부 의원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쇄신, 개혁 투사로 자처하는 것을 결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뉴스1 12월20일)

정갑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에게 비대위원장은 "외부에서 모셔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친박은 모임도 해체했고 이제 질서있게 물러날 테니 최순실 사태에 똑같은 책임이 있는 비박도 뒤로 빠지라'는 얘기다.

그러나 비박계가 친박계의 이런 주장에 동의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인다. '유승민 비대위원장'이 무산될 것이 확실시 됨에 따라 대거 탈당 및 새누리당 분당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