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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2일 15시 50분 KST

박근혜 대통령이 어겼다고 의심받는 헌법 조문 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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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가 가결되었다. 이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행위가 탄핵 사유가 되는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은 ‘헌법’이다. 대통령의 자격은 대한민국의 최고 법으로 따지게 되는 것이다. 이 최고의 법은 국민투표를 통해 주권자 모두에게 의견을 물어 제정했기 때문이다. 법률가들이 쓴 대중 해설서를 통해 야3당에서 발의한 탄핵 소추 안에 박근혜 대통령이 어겼다고 적시한 헌법 조문들이 대한민국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우리는 '이게 나라냐'고 외쳤지만, 이제 정말로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를 헌법을 통해 질문해야 할 시점이다.

korea impeachment

*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을 어겼다고 의심받는 구체적 행위는 탄핵 소추 안 참고

*헌법 전문(全文) 참고

1. 국민주권주의 : 헌법 제1조

제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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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는 헌법 제1조에 나와 있다. '민주공화국'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고 불릴 수 있으려면,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이를 헌법학 용어로 '민주적 정당성'이라고 한다. 즉, 국가 권력기관의 구성이나 활동이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에 바탕을 두고 있지 않다면, 어떤 경우라도 이를 정당하다고 말할 수 없다.

"...헌법 제1조는 우리 헌법에서 가장 '정치적'이고 '혁명적'인 부분이다. 우선 '권력'이라는 단어에 주목하기 바란다. '권력'은 법률 용어가 아니다. 법조문에서는 '권리', '권한', '권원'이라는 말은 써도 '권력'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는다. 그런데 국가의 최고 법규범인 헌법에서 권력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권력'은 의지와 감정이 담긴 대단히 정치적인 말이다. 그런데 이처럼 정치적인 단어를 우리나라의 최고 법규범인 헌법에서 쓰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것은 헌법이 고도로 정치적인 문서임을 뜻한다...국민주권은 실로 엄청난 피의 대가다. 그리고 지금도 매순간 끊임없이 긴장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유지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국민주권이다. 그것이 권력의 속성이다. 권력은 항상 도전 받고 있다." (책 '헌법 사용 설명서', 조유진 저)

2. 대의민주주의 : 헌법 제67조

제1항 대통령은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한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와야 하기에, 권력을 구성하는 데에 반드시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어야 한다. 대한국민은 권력의 구성에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한 방법으로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를 선택했다. 특히 헌법 제67조 1항 '대통령은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한다.'는 조문은 87년 6월 항쟁을 통해 만들어낸 '대통령 직선제'에 대한 규정이다. 이 한 줄을 헌법에 집어넣기 위해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

"...지금은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선출하지만, 대통령제를 받아들인 이후로 줄곧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선출했던 것은 아니다. 제4공화국 당시 박정희, 최규하, 그리고 전두환은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선출되었다. 이후 전두환은 대통령 선거인단에서 다시 한 번 선출되었다. 박정희는 1972년 유신헌법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토론 없이 무기명투표로 선출"하는 것으로 바꿨다. 전두환은 1980년 12월 27일 헌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은 대통령선거인단에서 무기명 투표로 선출"하도록 했다.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한 것은 1987년 6월 항쟁의 산물로서 1987년 10월 29일 헌법 개정이 이루어지면서이다." (책 '지금 다시, 헌법', 차병직 외 저)

3. 법치국가원칙, 대통령의 헌법수호 및 헌법준수 의무 : 헌법 제66조 제2항, 제69조

헌법 제66조 제2항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

헌법 제69조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의 선서를 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대한민국은 국민주권을 통해 만들어진 법치국가다. 즉, 대한민국은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만든 나라가 아니다. '주권을 가진 국민 모두의 의지와 합의로 만든' 나라이다. 그 의지와 합의가 무엇인지는 '헌법'에 쓰여있다. 그렇다면 '국민으로부터 나온' 권력은 국민의 의지와 합의를 담은 헌법에 의거해서 나라를 운영해야 한다. 개인의 사적인 의지나 욕심으로 나라를 운영해서는 안 된다. 헌법 제66조 제2항과 제69조는 대통령이 바로 그런 의무가 있음을 규정한다.

"헌법 제69조는 대통령의 취임 선서 의무를 규정한다. 여기에서 나아가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69조의 내용을 헌법 제66조 2항 및 3항의 관계 속에서 이해한다...헌법 제69조는 단순히 대통령의 취임 선서 의무만을 규정한 것이 아니라, 헌법 제66조 2항 및 3항에 규정된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를 구체화하고 강조하는 실체적 내용을 지닌 규정이다." (책 '지금 다시, 헌법', 차병직 외 저)

4. 국가의 기본적 인권보장 의무 :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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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국민 개개인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는 나라여야 한다. 헌법 제 10조는 기본권 첫째 조항으로, 기본권의 본질을 나타낸다. 또한, 헌법에 따로 적히지 않은 기본권이라 해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의 범주에 있다면 국가에 의해 보장되어야 함도 의미한다. 대표적인 것이 '생명권'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않는 국가는 있을 수 없다. .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모든 기본권의 본질을 표현하는 이념이기도 하면서,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한 기본권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그 자체가 기본권은 아니지만, 헌법에 구체적으로 표시하지 않은 권리를 만들어낸다는 의미로 이해해도 된다...우리 헌법에는 생명권에 관한 규정이 따로 없다. 그렇지만 아무도 생명권을 부인하지 않는다."(책 '지금 다시, 헌법', 차병직 외 저)

5. 평등 원칙 : 헌법 제1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제2항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

제3항 훈장 등의 영전은 이를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이에 따르지 아니한다.

대한민국은 어떤 종류든 사회적 특수계급을 인정하지 않는다. 즉, 법으로 정한 기준 외의 특별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어떤 신분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이가 벌을 받거나, 혜택을 받는 데 있어서 법이 아닌 그 사람의 신분(지역, 학교, 혈연, 개인적 친분 등 가능한 모든 형태)이 고려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에선 "누구도 다른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아야 한다. (책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 한창훈 저).

"...특히 공적인 영역에서 이러한 사회적 특수계급이 암암리에 형성되는 것은 공화국 질서를 허물어뜨리는 행위로서 근절되어야 한다. 사회적 계급이 뭐냐에 대해서 논란이 있지만 이것은 우리의 상식으로 판단해야 한다...특정 학교 졸업자, 특정 지역 출신...이런 조직은 실력이나 업적이 아닌 정실에 의해서 움직인다. 정실이 작용하면 국가의 공적 시스템이 무력화된다...정부 부처나 공공 기관 등에 근무하는 사람들이...자기들끼리...사리사욕을 도모하는 지경에 이른다면, 이는 사회적 특수계급을 만드는 행위이므로 제재를 가해야 한다." (책 ‘헌법 사용 설명서', 조유진 저)

6. 재산권 보장, 시장경제 질서 : 헌법 제23조 제1항, 제119조 제1항

제23조 제1항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제119조 제1항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대한민국은 경제제도로 사회적 시장경제 질서를 선택한 나라이다. 사유재산과 자유경쟁을 인정하지만, 동시에 그에 따른 부작용을 없앨 의무 또한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책 '지금 다시, 헌법', 차병직 외 저). 그래서 재산권도 공공복리에 적합하게 행사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한계 아래 정당하다면, 그 누구도 재산권을 빼앗아 갈 수 없다. 재산권은 인간의 생존을 위한 자연적 권리, 즉 기본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들의 재산은 공공의 필요를 목적으로, 법률에 의해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지 않고는 그 누구도 가져갈 수 없다.

"...재산권 사상은 근대국가 형성에 기여한 자유주의나 입헌국가 발전과 함께 대의민주주의 사상의 핵심을 차지했다. 프랑스 인권선언문으로 불리는 ‘인간고 시민의 권리 선언’ 제17조는 "신성불가침의 권리인 소유권은, 합법적으로 확인된 공공의 필요성에 따라 정당한 사전 보상을 조건으로 명백한 요구가 있을 때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박탈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책 '지금 다시, 헌법', 차병직 외 저)

7. 직업선택의 자유 : 헌법 제15조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

모든 국민은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엔 선택 자체를 하지 않을 자유도 포함된다. 직업선택의 자유는 오직 헌법 제37조 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서만 제한될 수 있다. 이 때에도 자유의 본질적 내용은 침해하면 안 되고, 법률에 의해야만 한다. 공공의 목적도 없이, 법률도 없이 사적인 이익을 위해 누군가를 추천하거나 내쫓을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

"직업 선택의 자유는 직업의 자유라고 이해하면 된다. 직업을 선택하고, 선택한 직업에 자유롭게 종사하고, 싫증이 나면 포기하거나 다른 직업으로 바꿀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그리고 애당초 직업을 선택하지 않을 자유도 포함한다."(책 '지금 다시, 헌법', 차병직 외 저)

8. 언론의 자유 : 헌법 제2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대한민국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다. 이는 정보와 사상에 접근할 수 있는 자유, 그리고 내가 가진 정보와 사상을 전파할 수 있는 자유를 모두 포함한다. 전자에 의해 알 권리와 취재의 자유가 보장되며, 후자에 의해 출판의 자유, 액세스권(일반 국민이 정정보도나 반론보도 등을 위해 매체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이 보장된다. 또 이러한 언론의 자유를 집단으로 행사할 자유도 보장된다. 이것이 집회•결사의 자유이다. 따라서 이런 표현을 위한 매개체(시, 소설, 담화, 토론, 조각, 사진 등)라면 어떤 형태로 되어 있건 허가나 검열 할 수 없다. 당연히, '국기문란'을 이유로 외압이 들어가서도 안 된다.

"...언론의 자유는 공화국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보장된다. 개인 간에도 보장된다. 누군가가 나로 하여금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게 하고 침묵을 강요하면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하여 처벌받을 수도 있다...우리 헌법에 정당이 처음 규정된 것은 4.19 직후 개정된 1960년 6월 헌법인데, 이때는 정당 규정이 지금처럼 독립된 조항이 아니라 집회•결사의 자유 조항에 들어 있었다. 정당 규정을 집회•결사의 자유 조항에 넣었다는 것 자체가 집회•결사의 자유의 정치적 기본권으로서의 성질을 잘 나타내고 있다." (책 ‘헌법 사용 설명서', 조유진 저)

9. 직업공무원 제도, 대통령 임면권 : 헌법 제7조, 헌법 제78조

제7조 제1항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제7조 제2항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제78조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원을 임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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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헌법 제7조는 제헌헌법 제27조에 원래 이렇게 쓰여있었다. "공무원은 주권을 가진 국민의 수임자이며 언제든지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즉, 공무원은 주권을 가진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빌려간 존재임을 명확히 했다. 문구가 달라졌다고 근본적 의미가 달라지진 않는다. 공무원은 집권자나 집권당, 또는 임명권자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공무원의 권한은 대통령이 준 게 아니라 국민이 주었다. 따라서 국민의 의지에 반해서 누군가의 사적 이익을 위해 봉사하면 안 된다. 오직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여야 한다. 대통령도 선출된 공무원으로서 자신의 임면권을 이 취지에 맞게 사용해야만 한다. 우리들은 그런 공무원들을 가질 권리가 있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는 말의 의미는, 공무원은 집권자나 집권당 또는 임명권자를 위한 복무자가 아니란 것이다. '국민 전체'를 위해 일하기 때문에 특정인의 이익을 위한 충신이 아니며, '봉사자'이기 때문에 국민 위에 군림하는 특권 계급이 아니란 뜻이 담겨 있다." (책 '지금 다시, 헌법', 차병직 외 저)

우리의 헌법은 이러한 내용이 담겨있다. 우리 모두가 합의한 것들이다. 그런데 누군가 이 합의를 깨고 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책 안 좋아하는 것 알지만, 그래도 이번 기회에 “헌법 공부 좀 하시라.”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