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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9일 10시 15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2월 19일 10시 19분 KST

이렇게 하면 이완영 의원에게 전화 받을 수 있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3차 청문회에서 신상발언을 하던 중 휴대전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3차 청문회에서 신상발언을 하던 중 휴대전화를 들어 보이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여의도에서 대중과 유리된 것처럼 느껴지던 시절도 옛날. 요즘은 의원들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국민과 적극적인 소통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장제원 의원(새누리당, 부산 사상)은 최근 성실한 소통으로 '소통왕'에 등극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국회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받기란 (선거철을 제외하고는) 쉽지 않은 일이다. 안그렇게 보여도 국회의원들은 꽤나 바쁜 사람들이다. 선거철도 아닌데다가 지역구 유권자도 아닌 국민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일은 드물다.

그런데 이 드문 경우를 성공시킨 사례가 최근 두 건 보고된 바 있다. 둘 다 속임수로 의원을 다급하게(?) 만들어 전화하게 만들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하나는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막판 뒤집기' 카드로 잠시 관심을 얻었으나 결국 박 대통령의 측근인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자해 쇼까지 벌이게 된 엘시티 비리 사건을 활용했다. "형님 엘시티건으로 연락드렸습니다. 전화 좀 주십시오"라고 새누리당의 한 의원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잠시 후 전화가 왔다는 것.

오늘 보고된 따끈한 사례는 최근 최순실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증인과 위증을 사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완영 의원(새누리당, 경북 고령·성주·칠곡).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오늘 오전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에게 전화받는 법.jpg'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자신이 이완영 의원의 전화로 "의원님, JTBC 문제 때문에 일단 몸사리셔야 할 거 같습니다. 회사 측도 난감해졌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한다.

lee wan young

그러자 약 30분 후 바로 이완영 의원에게 전화가 왔다고.

lee wan young

그런데 대체 여기서 말하는 JTBC 보도는 뭐고 '회사'는 뭘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문제의 메시지가 전송됐던 13일로 돌아가야 한다.

당시 JTBC는 국조특위에 소속된 의원 대부분이 최순실·정유라에게 100억에 가까운 돈을 지원해준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실장과 장충기 차장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으나 여당 간사였던 이완영 의원이 이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같은날 JTBC '뉴스룸'에는 국조특위의 국민의당 간사인 김경진 의원(광주 북구 갑)이 출연하여 이렇게 말했다:

일각에서 돌아다니는 얘기는 삼성 측에서 국회에 여러 가지 지금 장충기 증인을 채택하지 말아달라는 로비가 있다 이런 얘기가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 로비가 있었는지는 저로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JTBC 12월 13일)

이완영 의원이 정말로 삼성 측의 로비를 받아 미래전략실 인사들의 증인 채택을 가로막았는지는 알 수 없다. 1차 청문회에서 고령인 재벌 총수들의 '조퇴'를 건의했을 정도로 그냥 원래 재벌을 사랑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JTBC 보도로 회사가 난감해졌다'는 메시지에 이완영 의원이 직접 전화까지 한 것을 보면 의원 본인도 제 발이 저리긴 했던 것 같다. 뭐 꼭 연관이 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이완영 의원은 이튿날인 14일 국조특위의 간사직을 사퇴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