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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2일 09시 44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2월 12일 09시 48분 KST

트럼프에 대한 가장 신랄한 비판이 '틴 보그'에 실렸다

십대들의 패션 잡지인 미국 '틴 보그'에 강렬한 트럼프 비평 글이 실려서, 사람들이 놀랐다.

틴 보그의 에디터 로라 두카가 쓴 이 칼럼은 제목부터 강렬하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을 가스라이팅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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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이 뭔가? 가스라이팅은 상대방의 의식을 조작하는 전략적이고 악랄한 심리 기법으로 1938년에 발표된 빅토리아 시대의 스릴러극 '가스 라이트'(패트릭 해밀턴 작)에서 기원한 용어다. 이 작품은 1944년에 잉그리드 버그먼 주연으로 다시 만들어지는데 그 내용은 대략 이렇다. 아래는 심리학자 로빈 스턴의 책 '가스등 이펙트'를 소개한 글 일부다.

고전 영화 <가스 라이트>에서 잉그리드 버그먼이 연기하는 젊은 가수 폴라는 나이 많은 남자 그레고리와 결혼한 후 자신감을 잃고 회의에 빠진다. 그레고리와 같이 살기 시작한 이후 집안의 물건이 없어지고, 위치가 바뀌고, 자신이 알지 못하는 일이 생기는데, 그럴 때마다 그레고리의 비난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폴라는 점점 자신이 보고 듣는 것이 사실인지조차 의심하게 된다. 히스테리에 빠진다. 그레고리가 서랍을 뒤지기 위해 가스등을 켤 때, 가스의 압력 때문에 자기 방에 켜둔 가스등은 불빛이 약해지는데, 그 현상이 실제로 벌어지는 것인지 아닌지조차 의심하게 된다. 결국 창밖에서 그 가스등이 흐릿해지는 현상을 목격한 형사의 증언을 통해 폴라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을 접고 그레고리의 마수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경향신문(2015년 12월 15일)

이 글에서 로라 두카는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의 견해와 팩트를 교묘하게 섞어 우리를 눈멀게 하고 우리끼리 말다툼을 하게 만들어 현실을 의혹 속으로 몰아넣는다'며 이를 '가스라이팅'으로 규정했다.

그녀는 또한 도널드 트럼프의 도널드 트럼프의 기나긴 거짓말 리스트를 나열하며 특히 트럼프가 정부의 세력을 견제하는 언론의 기능을 약화하기 위해 언론을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인 강렬한 정치 비판 글이 '틴 보그'에 실렸다는 사실에 사람들이 놀라버렸다. NPR의 특파원이자 작가인 데이비드 폴켄플릭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틴 보그에서 가스라이팅과 최근의 현실 정치를 비교한 해석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한 프리랜서 작가는 이렇게 썼다.

내가 15살 때의 틴 보그 : 제니퍼 애니스톤의 조카의 조랑말의 생일 파티 현장.

요새 틴 보그 : 동무, 내레 저 압재자 놈을 없애버리겠슴네다.

그러나 가디언의 칼럼니스트인 제시카 발렌티에 따르면 요새 미국의 패션 잡지들은 정치를 적극적으로 다루는 모양이다.

"틴 보그의 멋진 저널리즘에 놀라는 사람들은 최근에 여성 잡지에 관심을 두지 않은 게 분명하다."

그렇다. 이런 위기의 시대에 정치가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 유행인 건 정말 환영할 일이고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