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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3일 08시 49분 KST

저금통이 부를 과시하는 목적으로 쓰인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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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어렵다. 실물 경제도 어렵고, 이론도 어렵다. 하지만 중요하다.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느껴지는 경제에 대한 벽을 낮추기 위해서 알아두면 좋을 만한 경제 관련 에피소드를 준비해 보았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경제에 대한 가볍고 재미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차츰 경제가 익숙해질 것이다.

economy

1. 24달러에 사들인 맨해튼 섬, 과연 횡재한 것일까?

manhattan

“세계 경제의 중심지인 뉴욕의 맨해튼 섬에 얽힌 이야기에 복리 계산을 적용해 보자. 1626년에 피터 미누이트(Peter Minuit)는 24달러(60길더) 정도의 장신구와 물품을 인디언 추장에게 주고 이 섬을 샀다. 얼핏 생각하면 인디언 추장이 바보짓을 했다고 느껴진다. 그런데 당시 24달러의 원금에 이자를 복리로 받았다면 과연 지금은 얼마로 불어났을까? 연 이자율을 7%로 가정한다면, 10년 뒤에는 원금이 약 2배로 늘어나고, 다시 10년이 지나면 93달러로 증가하게 된다. 이런 복리 계산을 계속하면 맨해튼을 구입한 날로부터 379년이 지난 2005년에는 24달러가 무려 3조 5,000억 달러가 된다. 맨해튼 섬이 약 1,730만 평이니까 현재로 보면 평당 20만 달러(우리 돈으로 약 2억 원)가 넘는 돈을 주고 산 셈이 된다. 결국 현재 땅값보다 더 비싸게 주고 샀다는 결과가 나온다. 따라서 미우이트가 횡재한 것이 아니라 인디언 추장이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책 ‘꼬물꼬물 경제 이야기’, 석혜원 글, 백수환 그림)

복리가 무섭다는 이야기가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저축해 놓은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반대로 빌린 돈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어있다. 뉴욕 맨해튼 섬은 지금부터 약 400년 전쯤에 인디언 추장에게 24달러 가치 정도의 장신구와 물품을 주고 구입을 했다. 액수가 상당히 적어 보이기 때문에 이게 제대로 된 거래냐는 의문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복리를 여기에 대입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물론 인디언 추장의 자손들이 400년 가까이 계속 복리로 할아버지가 땅 값으로 받은 돈을 굴리고 있어야 하지만 말이다.

2. 저금통이 저축 용도가 아니라 자랑을 위해 쓰였다고?

coin bank

“네덜란드에서는 중국 도자기를 본떠서 도자기 제품을 만들면서 저금통도 도자기로 만들었다. 요즘도 예쁜 저금통이 많이 만들어지지만 예술적인 면에 있어서는 옛날 저금통을 따라갈 수 없다. 요즘 부자들이 비싼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부유함을 자랑하듯이 예전에는 저금통이 유럽 귀족들의 부유함을 자랑하는 소품으로 사용되었다. 그들은 집으로 손님을 초대한 자리에서 아름다운 도자기 저금통에 금화를 넣는 모습을 보여 주며 돈이 많다는 것을 자랑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19세기부터 제1차 세계 대전 직전까지 도자기로 만들어진 저금통들이 많이 남아 있지는 않다. 저축한 돈을 꺼내려면 저금통을 깨뜨려야만 했기 때문이다.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저금통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세기 말부터 저금통이 만들어졌다. 주로 나무를 이용해서 만들었는데 돈궤, 편지함, 거북이 모양의 저금통이 남아 있다.” (책 ‘꼬물꼬물 경제 이야기’, 석혜원 글, 백수환 그림)

“땡그랑 한 푼~ 땡그랑 두 푼~!” 어린 시절 저금을 장려하며 불려졌던 노래다. 한 두 푼씩 모으다 보면 저금통이 꽉 차게 된다. 그때 은행에 가서 그 돈을 맡길 때의 뿌듯함은 상당하다. 군것질이나 팬시용품에 눈길을 돌리지 않고, 어린 학생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노력이기도 했다. 또한 최고의 저금통은 역시 돼지저금통이었다. 그런데 과거 유럽에서는 저금통이 꼭 저금만의 목적은 아니었다. 부유함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유럽에서는 사용되었다. 하긴 어떤 물건이든 원래 목적과 상관 없이 사용되곤 하니, 저금통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3. 각국의 지폐에는 인물 도안만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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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지폐의 90% 이상이 앞면에는 인물 초상을 사용하고 있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훌륭한 인물을 돈의 도안으로 사용하는 것이 돈의 품위를 나타내는 데 가장 적당하기 때문이다. 도안이란 내용에 알맞은 그림을 그려 넣는 것을 말한다. 또 가짜 돈인지 아닌지를 알아내는 데 가장 좋은 도안이 바로 인물 초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가짜 돈을 만들지 못하게 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미국, 일본, 영국과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 새로 발행되는 지폐의 인물상이 더 커졌다. 예전에는 지폐의 인물들은 대부분 정치가나 왕들이었지만 최근에는 화가, 음악가, 건축가, 작가 등이 돈의 얼굴로 등장하고 있다. 또 전에는 인물 초상의 대부분이 남성이었지만, 여성의 지위 향상과 함께 여성 인물 초상을 채택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다. …. 역사가 짧거나 정치적으로 혼란해서 마땅히 내세울 인물이 없는 아프리카의 신생 독립국에서는 인물 초상 대신 자기 나라의 대표적인 야생 동물이나 식물을 화폐에 그려 넣어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싱가포르, 브라질, 아일랜드, 그리스, 베트남과 같은 나라의 돈에는 어린이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책 ‘꼬물꼬물 경제 이야기’, 석혜원 글, 백수환 그림)

우리나라도 새로 5만원 권을 발행하려고 할 때 인물 도안에 대한 의견이 쏟아졌다. 10만원 권 논의도 인플레이션 유발이나 지하 경제 팽창 등의 이슈 외에 인물 도안도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진다. 그만큼 인물 도안은 화폐의 얼굴이다. 우리나라만 인물 도안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지폐의 90% 이상에 해당된다. 어떤 인물을 앞세웠는지를 보면 그 나라의 성격과 미래까지도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