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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10일 05시 43분 KST

내년 '벚꽃 대선'과 '장마 대선'의 예상 시나리오를 살펴보자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9일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정치권은 ‘조기 대선’ 국면으로 빨려들 가능성이 커졌다. 앞으로 진행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가 민의와 일치한다고 가정할 때, 이르면 3월 말, 늦어도 8월에는 대선이 치러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애초 예정된 12월보다 4~9개월 앞당겨지는 셈이다.

탄핵안 국회 가결 이후 시나리오는 두가지다. 만일 박 대통령이 즉시 사퇴한다면 60일 안에 차기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므로 내년 2월 초 대선을 치러야 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헌법재판소 과정을 보면서 담담하게 갈 각오가 돼 있다”며 자진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헌법재판소가 최장 180일 심리 기간을 채워 내년 6월 초 탄핵 결정을 내린다면 8월께 대선을 치르게 된다. 헌재가 촛불 민심과 국정 공백 장기화 우려 등을 고려해 박한철 소장 임기가 끝나기 전인 1월 말께로 결정을 앞당길 경우, 대선은 3월 말로 앞당겨진다.

대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내부적으로 대선 경선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다만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대표는 공개적으로 ‘조기 대선’을 입에 올리기를 꺼린다. 지지율뿐 아니라 선거운동, 정책조직 구성 등에서 가장 앞서간다는 평을 듣는 문 전 대표로선 후발주자들의 집중적 견제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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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정국의 가장 큰 수혜자는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이 시장은 11월 초 한자릿수 지지율이었다가 지난 9일 한국갤럽의 조사에서는 18%로 껑충 뛰어올랐다. 20%로 공동 1위를 기록한 문 전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다음으로 3위다.

이 시장뿐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의원 등 야권의 대선 주자들은 대선 경선 ‘룰’과 시점을 신경쓰는 모습을 보여왔다. 탄핵안 통과 이후 박 대통령 퇴진 운동이 벌어질 때 대선 후보 경선 일정도 짜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헌재 결정까지 기다리면 문 전 대표만 유리해진다는 계산에서다.

‘제3지대론’을 주창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는 조기 대선을 드러내놓고 주장해왔다. 이재명 시장이 촛불 민심을 업고 안 전 대표를 뛰어넘자 야권 후보로서의 선명성 경쟁에 더욱 앞장서왔던 터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개헌론자들은 조기 대선으로 ‘제4지대’ 활성화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경우 안 전 대표와 결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새누리당은 조기 대선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반기문 총장은 1월 귀국한다. “대선 잠재 후보 지지율이 모두 합쳐 9%”(이정현 대표)밖에 안 되는 상황이라 야권에 비해 조기 대선에 더 취약한 상태다. “벼락치기 대선을 정치권이 감당할 수 있겠냐”(정진석 원내대표), “탄핵으로 조기 대선을 치르면 야당에 정권을 헌납하게 된다”(조원진 최고위원)는 앓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여당은 친박·비박을 가리지 않고 대선을 최대한 늦추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탄핵안 표결을 몇 시간 앞둔 9일 오전 여당 의원들이 ‘국가변혁을 위한 개헌추진회의’를 출범시킨 것도 조기 대선 방어와 관련돼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이 모임에는 김무성 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등 계파를 막론한 의원 40여명이 참여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 즉시 퇴진론에 반대하고 개헌론을 띄우며 시간을 버는 한편, 반기문 총장의 귀국을 기다리면서 대선 전열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 총장이 새누리당과 제3지대 등의 선택지 가운데 어디를 택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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