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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09일 04시 34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2월 09일 04시 36분 KST

박근혜 탄핵 표결, 아직 찬반 결정 못한 새누리당 86명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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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 퇴진 ‘국회는 응답하라‘‘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즉각탄핵을 외치고 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300명이 9일 오후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할 시험대에 오른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무기명 자유투표다. 개별 국회의원이 각자의 양심에 따라 판단한 총합이 과연 민심의 기대치에 미칠 수 있을까? 8일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탄핵에 찬성하는 국민은 78%(신뢰수준 95%±3.0%포인트)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300명의 78%는 234명이다.

정치권 안팎의 분석을 종합하면, 대체로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200표(재적의원 3분의 2)는 무난히 넘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다만 8일까지도 자신의 뜻을 전혀 내비치지 않으며 침묵하고 있는 의원들이 매우 많아, 누구도 자신있게 표결 결과를 장담하진 못하고 있다. ‘최소 200표, 최대 240표’ 사이라는 느슨한 예측만 있을 뿐이다. 78%라는 민심을 반영하려면 표결 결과는 현재 예측의 최대치에 근접해야 한다.


■ 야권·새누리 비주류 “220~230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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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결에서 야당과 무소속은 큰 변수가 없다. 민주당 121명, 국민의당 38명, 정의당 6명, 정세균 국회의장 및 무소속 7명 등 총 172표를 쥐고 있는 이들 모두 탄핵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본회의에 불참하는 이들도 없고, ‘탄핵 열차’에서 뛰어내릴 가능성이 있는 이들도 거의 없다. 야당 지도부는 220~230표 사이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여당의 동참을 최대한 끌어내야 하는 야당으로선 새누리당 의원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표결 결과 예상치를 대외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가결 가능성은 50 대 50”, “안심할 수 없다” 등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내부 단속’과 ‘외부 호소’에 치중하는 모습니다.

탄핵의 키를 쥐고 있는 새누리당 비박계의 예측도 비슷하다. 비박계가 주축인 비상시국위원회의 황영철 대변인은 8일 “가결선을 넘기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최소 222표’라는 전망치를 내놓은 것과 관련해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나와 “220~230표라고 얘기하면 너무 단정적이지만, 200표는 상당히 초과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비박계에선 표결에 임박해 ‘세월호 참사 7시간’을 탄핵안에 넣을지를 두고 불거진 여야 이견이 표결에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황영철 대변인은 “만약 (야당이 ‘7시간’을 탄핵안에 넣은) 문제로 입장을 바꾼 의원들이 생기고 그 때문에 결과가 달라지면 어떻게 할 것인지 대단히 아쉽다”며 240표가 넘는 ‘압도적 가결’에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 친박계는 “200표 전후”…‘확실한 찬성’ 집계도 201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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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 결사 저지에 나선 새누리당 주류 친박계는 “200표 안팎”이라는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탄핵에 찬성했다가 반대로 돌아선 비박계 의원이 6~7명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투표 직전까지 설득하면 그 규모가 더 늘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가 8일까지 파악한 ‘확실한 탄핵 찬성’ 의원들의 수도 201명 수준이다. 야당·무소속 172명에, 비박계를 이끌고 있는 김무성·유승민·황영철·정병국·김영우·하태경 의원 등 총 29명이 확실한 찬성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대 의사가 확실한 이들 역시 이정현 대표를 포함해 조원진·이장우·서청원·최경환·홍문종 의원 등 친박계 핵심 13명 정도다. 실제 <한겨레>가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접촉한 결과, 의사표시를 안 하는 게 아니라, 아직 찬반을 결정하지 못한 의원도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의사 표시를 하지 않거나, 아직 결정하지 못한 의원이 86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까지 민주당 표창원 의원이나 외부 시민단체 등이 파악한 탄핵 찬성 새누리당 의원 수도 30명 수준이고, 새누리당 비박계인 비상시국위원회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확실한 찬성표’도 35표 정도다. 야당·무소속의 172표와 합치면 202~207표로, 이 역시 탄핵안이 가까스로 통과되는 수치에 해당한다.


■ 숨은 ‘샤이 탄핵파’ 가세하면 의외 결과 나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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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안팎에선 이른바 ‘샤이 탄핵파’가 상당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샤이 탄핵파’란 탄핵에 찬성하는 게 ‘배신’으로 비치는 게 부담스럽다거나, 향후 당내 권력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 몰라 대외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히지 못하는 이들을 말한다. 하지만 결국 이들도 새누리당이 살아남아 다시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려면 이번 탄핵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탄핵에 찬성하는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야당 찬성표의 총합은 이미 정해져 있다. 표결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 의원들이 어떤 선택을 했느냐가 고스란히 드러날 수밖에 없고, 소속 의원들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뚜껑을 열어보면 생각보다 찬성 표결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주류의 또다른 의원도 “친박계 의원들 중에서도 탄핵안이 통과되어야 국정도 안정될 수 있고, 당이 빨리 수습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는 데 공감하는 의원들이 많다. 부결되면 그 상황을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느냐는 말도 많이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친박계 사이에선 ‘샤이 탄핵파’가 아니라 ‘샤이 박근혜’가 더 많을 것이라는 정반대의 주장을 펴는 이들도 있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고 탄핵에 반대하지만 현재의 비판적인 분위기에서 그런 의견을 밖으로 내비치지 못하고 있다는 논리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종일 똘똘 뭉쳐 새누리당을 압박하는 야당과 달리, 새누리당은 8일에도 살얼음판을 걷는 듯 위태로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친박계는 표결을 앞두고 모든 역량을 동원해 중간지대 의원들의 설득에 나섰고, 비박계 비상시국위원회는 “친박 핵심들이 개별적 의원들을 접촉하고 권력과 위압을 활용해 의원들의 소신 있는 투표를 방해하려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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