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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09일 10시 53분 KST

19세기,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했던 물건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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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고 퇴근하다 시간 다 간다는 한탄을 자주 듣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 약 58분을 통근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OCE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으니 이런 한탄이 딱히 엄살만은 아니다. 그리고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사람들 사이에 끼어 우리는 그 시간에 주로 SNS를 하거나 동영상을 보며 지낸다. 그렇다면 19세기, 최초로 지금과 같은 출퇴근 교통수단이 만들어졌을 당시 사람들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을까? 19세기 최초의 통근자들을 사로잡았던 소품들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대부분은 다양한 형태로 지금까지도 살아남아 우리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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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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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는 대화를 피하는 최고의 방어 수단은 책이나 신문이었다. 당시에는 "기차 타는 사람은 책을 읽게 마련"이라는 격언까지 있었다. 영국에서 철도는 문자이용 능력의 급증을 야기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출판사들은 이런 연쇄점에 철도용 특별판을 공급했는데, 대부분이 "맥주 두 병" 값보다 저렴했고 상당수의 고전 작품과 다수의 현대 작품을 망라하고 있었다. 당시의 통근자라면 덜컹거리는 열차를 타고 도시로 향하는 도중에 다윈의 <종의 기원>이나 매콜리의 <영국사>를 읽었을지도 모른다."(책 '출퇴근의 역사', 이언 게이틀리 저)

1830년대 영국에서 기차가 처음으로 만들어지자 판매가 급증한 건 다름아닌 '인쇄물'이었다. 영국 사람들이 낯선 이들과 기차를 타고 출퇴근 하는 긴 시간을 '읽을 거리'를 통해 소일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출판사와 신문사들은 여기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기존 책들을 기차 안에서 읽을 수 있는 작고 가벼운 판형으로 바꿔 새로이 찍어내기 시작했다. W.H.스미스는 당시 철도 역 안에 점포를 내 출퇴근 시간에 읽을 수 있는 종류의 책들을 취급하며 급격히 성장한 대표적인 서점이다. 비록 이런 컨텐츠들이 거의 다 스마트폰으로 흡수되었지만, 책은 통근자들에게 다가간 최초의 상품이었다.

2.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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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통근자들은 이동 중 대화만 즐긴 것이 아니라, 온갖 종류의 놀이에 몰두했다. 당시 뉴욕에서 간행되던 풍자 잡지 ‘트루스(The Truth)’에 수록된 만화를 보면, 옷을 잘 차려입은 승객들이 책을 읽거나, 파이프 또는 시가를 피우거나, 아령을 들거나, 카드놀이를 한다. 통근자들이 매일 퇴근 길에 네 명씩 모여 앉아 카드놀이의 일종은 휘스트(whist)를 하는 일은 흔했다. 그들은 각자의 좌석 등받이를 '젖힌' 다음 베이즈 천을 덮은 판자를 자신들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고, 중요한 카드 한 장을 마무리하느라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책 '출퇴근의 역사', 이언 게이틀리 저)

영국의 철도 이용객들이 입을 꾹 다물고 독서에 열중했다면, 미국 사람들은 보다 쾌활하고 사교적이었다. 낯 모르는 이들과 수다를 떨거나, 카드 게임을 하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특히 카드 게임을 하고 같이 담배를 피우는 등의 행위는 단순한 오락만이 아닌 다양한 정보 교환을 위한 일종의 의식이었다. 당시 통근자들 대부분은 고학력 전문직이었기 때문에 철도에서 놀이를 통해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는 일은 또 다른 인맥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예 객차 하나를 통째로 사거나 대여해 출퇴근길을 '클럽화'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출퇴근길 놀이문화는 여전히 '온라인 모바일 게임'을 통해 우리 곁에 남아있다.

3.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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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의 기차역 내부에는 휴게실이 갖춰져 있었고, 기차역 인근에는...카페가 즐비했지만, 그런 곳에서 나오는 음식의 질은 형편없었다. 디킨스의 설명에 따르면, 손님이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음식이라고 해봐야 "입에 넣으면 모래알로 변하는 오래된 스펀지케이크" 또는 "정신을 쇠약하게 하고 위장을 더부룩하게 만들고 피부에까지 스며들고 눈을 통해 줄줄 흘러나올 지경인 수프"처럼 무시무시한 것들 뿐이었다...그 결과 상당수의 통근자들이 음식을 챙겨서 다녔다." (책 '출퇴근의 역사', 이언 게이틀리 저)

기차역 혹은 터미널 근처 음식점들은 맛이 없다는 속설이 있다. 뜨내기 손님들을 상대하기 때문이라는데, 여기에 악명 높은 '영국 음식' 메뉴까지 결합되었으니 그 끔찍함을 상상할 만하다. 기록에 의하면 영국 사람들도 이런 음식들을 무척이나 싫어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특히 샌드위치는 '철도 샌드위치'라고 불리며 기피의 대상이 되었다. 별칭이 "잉글랜드의 진정한 수치", "화석 샌드위치"였다고 하니 안 먹어도 그 맛을 알 만하다. 때문에 대부분의 통근자들은 직접 먹을 음식을 싸 가지고 다녔다. 그래서 대합실에서 청어를 굽거나 쇠고기 편육을 데우는 광경은 19세기 영국의 기차역을 장식하는 하나의 풍경이 되었다. 이쯤 되면 먹고 살려고 출근을 하는지, 해 먹는 재미 때문에 출근을 하는지 헛갈릴 법하다.

4.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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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시간을 알아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시계 수요가 크게 늘었으며, 이는 시계 제조의 혁명으로 이어졌다. 과거에는 오로지 배의 선장들이나 바람 피우는 사람들만 시계를 갖고 다녔지만, 이제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혹시나 기차를 놓칠까 봐 걱정하게 되었다. 표준화된 부품을 이용한 저렴한 회중시계가 생산되어 이들의 집단적인 공포를 누그러뜨려 주었다. 시계는 점차 흔한 물건이 되었고, 기차역 주변에서는 특히 그랬다. 불안해하는 여행자들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흰토끼처럼 주머니를 뒤지면서 "오, 이런, 오, 이런, 이러다가 늦고 말겠어"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것이었다."(책 '출퇴근의 역사', 이언 게이틀리 저)

철도가 생활에 불러온 가장 큰 변화는 '근대적 시간관념'을 심어주었다는 점이다. 철도가 생기기 전 사람들은 굳이 시간을 칼 같이 지켜야 할 이유가 없었고, 각 지역마다 시간이 제각각 이었다. 마을 교회 종이 언제 울리냐에 따라 시간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기차가 생기고 사람들이 출퇴근을 하기 시작하면서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예전이었으면 며칠이 걸렸을 지역과 지역 사이를 기차가 한 번에 가로지르면서 어느 지역이건 동일한 시간을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기차의 출발과 도착 시간에 사람들의 사이클이 맞춰지며 '시간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시계는 이런 변화를 상징하는 소중한 소품 중 하나다. 회중시계의 보급은 드디어 한 국가의 사람들이 ‘동일한 시간’ 속에서 살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회중시계는 핸드폰 시계로 변했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의미는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