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6년 12월 04일 13시 05분 KST

3명의 작가들이 말하는 청춘에 관한 이야기

the

청춘은 앞으로도 영원불멸의 소재다. 누구나 겪지만, 제대로 겪는 사람은 없다. 어딘가 부족한 채로 보낸 시간이다. 영화 ‘스물’에서는 찌질한 청춘들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을 보고 웃을 수 있는 것은 나 역시 그랬기 때문이다. ‘맞아, 맞아, 그랬지!’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누구나 그 시절 아픈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책이 말하는 치유법에 대해 찬반이 갈렸지만 말이다.

the

많은 작가들이 ‘청춘’에 대해 이야기하고 노래했다. 각 작품에 묘사되어 있는 청춘을 통해 다시 한번 청춘, 그리고 젊음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자.

1.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le miserable

“…마리우스의 생활은 더 없이 궁핍해졌다. 옷이나 시계를 팔아서 마련한 돈은 순식간에 없어졌다...그것은 참으로 무서운 일이었다. 빵 없는 나날, 잠 못 이루는 밤, 촛불 없는 저녁, 불기 없는 난로, 일거리 없이 놀아야 하는 몇 주일, 희망 없는 미래, 팔꿈치 뚫린 윗도리, 처녀들의 놀림을 받는 낡은 모자, 방세를 치르지 못해 저녁에 돌아와도 열어주지 않는 현관, 문지기며 음식점 주인에게 당하는 모욕, 이웃의 비웃음, 굴욕, 짓밟힌 체면, 하지 않을 수 없는 보잘것없는 일거리, 혐오, 비통, 의기소침 등이 거기에 포함된 내용이었다. 사람들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극복해 내는 것일까? 또 어째서 이런 것을 극복하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는 것일까? 마리우스는 이런 것을 배워 알았다. 인간은 사랑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존심을 필요로 한다. 그것이 가장 절실한 청춘 시절에 그는 옷차림이 초라하여 조롱당하고, 가난하기 때문에 조소당했다…”(책 ‘레 미제라블’, 빅토르 위고 저)

빅토르 위고는 ‘마리우스’라는 가난한 청춘을 묘사했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청춘은 부유하지도, 평화롭지도 못하다. 가난하고 궁핍하며 조롱 당하고 조소 당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런데 마리우스는 이 시절을 극복해내고 만다. 모든 것을 극복한 것이다. 지금 미래가 보이지 않아 절망하고 있는 청춘일지라도, 빅토르 위고의 문장들을 읽는다면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2. 심보선 ‘청춘’

“청춘

심보선

거울 속 제 얼굴에 위악의 침을 뱉고서 크게 웃었을 때 자랑처럼 산발을 하고 그녀를 앞질러 뛰어갔을 때 분노에 북받쳐 아버지 멱살을 잡았다가 공포에 떨며 바로 놓았을 때 강 건너 모르는 사람들 뚫어지게 노려보며 숱한 결심들을 남발했을 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을 즐겨 제발 욕해 달라고 친구에게 빌었을 때 가장 자신 있는 정신의 일부를 떼어내어 완벽한 몸을 빚으려 했을 때 매일 밤 치욕을 우유처럼 벌컥벌컥 들이켜고 잠들면 꿈의 키가 쑥쑥 자랐을 때 그림자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에서 그 그림자들 거느리고 일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을 때 사랑한다는 것과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 같은 말이었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아프지 않고 멀쩡한 생을 남몰래 흠모했을 때 그러니까 말하자면 너무너무 살고 싶어서 그냥 콱 죽어버리고 싶었을 때 그때 꽃피는 푸르른 봄이라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이라는 청춘이라는“(책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심보선 저)

청춘이 고난과 역경을 결국 이겨낼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전까지 나름의 방황과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심보선의 시 ‘청춘’은 그러한 방황을 묘사하고 있다. 그 청춘은 ‘위악의 침을 뱉’기도 하며 ‘숱한 결심들을 남발’하기도 한다. 또 ‘사랑한다는 것과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 같’다는 것을 경험한 존재이기도 하다.

빅토르 위고가 그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해 내는 청춘을 묘사했다면, 심보선은 청춘이 청춘인 바로 그 순간에 집중한다. 청춘 시절 한 번쯤 방황해본 기억이 있다면 심보선의 시어가 마음 어딘가에 와 닿는 것을 느낄 수 있다.

3.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the

“청춘은 들고양이처럼 재빨리 지나가고 그 그림자는 오래도록 영혼에 그늘을 드리운다. 청춘은 그런 것이었다.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가는 그 빛도 아직 사라지지 않았는데, 느닷없이 떠나버렸다.”(책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저)

빅토르 위고의 청춘이든, 심보선의 청춘이든 결국 그 김연수의 청춘처럼 느닷없이 떠나버린다. 하지만 그 청춘의 흔적은 자신의 인생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청춘은 우리에게 소중하고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