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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7월 06일 10시 24분 KST

'진박 감별사' 최경환이 고개를 떨군 이유

연합뉴스

새누리당 친박 핵심 실세로 통하는 최경환 의원은 6일 결국 4·13 총선 패배 책임론에 발목이 잡혀 전당대회 출마를 접었다.

한 번도 전대에 나간다고 밝힌 적은 없지만 내내 차기 당 대표 유력 주자로 꼽혔다. 오히려 줄곧 고사했음에도 당내 주류인 친박계 의원들도 최 의원의 출마를 강하게 바랐다.

임기 후반기로 접어든 박근혜 정부가 국정 장악력을 놓치지 않으려면 당의 강력한 후원이 필요했고, 그 적임자가 최 의원이라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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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당내 대선 후보 경선부터 박근혜 대통령 곁을 지켰고, 박 대통령을 떠났던 다른 원박(원조 박근혜)과 달리 개국공신도 됐고 박근혜 정부들어 당·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박 대통령은 당 원내대표를 지낸 최 의원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하면서 신뢰를 나타냈다. 개각에 앞서 하마평이 돌았던 인사 중 등용된 이례적 사례이기도 했다.

그러나 총선 패배로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비록 최 의원이 공천 심사에 영향을 미칠 자리에 있지는 않았지만 책임론의 시선은 그에게로 쏠렸다.

최 의원이 "공천에 관여할 수 없는 평의원이었는데도 마치 제가 공천을 다한 것처럼 매도당할 때는 당이야 어찌 됐든 억울함을 풀어볼까 생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그 날을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관, 청와대 참모 출신 후보의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 골라 참석하고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힌 유승민 의원과는 각을 세우면서 '진박 감별사'로 불렸던 게 결정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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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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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비박계 전대 주자는 물론 친박계의 이주영 의원마저 출마 선언에서 최 의원의 총선 책임론을 노골적으로 제기하자 사면초가의 형국에 빠졌다.

또 친박계 원내외 당협위원장을 우군으로 삼아 출마를 강행할 경우 당의 화합은커녕 과거 어느 때보다 극심한 계파 전면전으로 비화할 게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 책임론의 한가운데에 또 서야 하는 부담감이 최 의원을 짓눌렀을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이 이렇게 백의종군을 선언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제18대 대선을 두 달 앞뒀던 지난 2012년 10월 박근혜 후보 위기론에 맞물려 '친박계 2선 후퇴론'이 나오자 사태 진정을 위해 당시 후보 비서실장이었던 최 의원이 전격 사퇴했다.

최 의원은 이날 회견에 "저에게 돌을 던져 달라며 비서실장직을 사퇴하던 그 날보다 수백 배 더 무거운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