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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4월 18일 06시 13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4월 18일 06시 15분 KST

온몸에 문신한 청소년에게 술 판 사장의 하소연

Gettyimagesbank

온 몸에 문신을 한 건장한 체격의 청소년에게 술을 팔았다가 자진 신고한 업주에게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결정이 나왔다.

서울 은평구에 있는 치킨과 술을 파는 한 식당에 작년 8월 19일 오후 10시께 고객 3명이 들어왔다. 그 중 2명은 성인으로, 식당 주인 진씨가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이들과 함께 온 A씨도 담배를 피우고 있어서 성인으로 보였다. 그래도 원칙적으로는 신분증을 확인해야 하지만, 진씨와 아르바이트 직원은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A 씨는 체격이 건장하고 온 몸에 문신이 있어 위압적인 분위기를 느꼈다.

이들은 별 일 없이 술을 마시고 식당을 나갔다.

그런데 2시간 후 A씨가 찾아왔다. "미성년자인 나에게 술을 팔았으니 돈을 주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진씨를 협박했다. 알고보니 그는 만 18세 청소년이었다.

그 자리에 있던 진씨 남편은 차라리 처벌을 받겠다며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은평구청장은 작년 말 1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당초 2개월 영업정지였는데 서울서부지검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감경됐다.

진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에 처분 취소를 청구해 승소했다고 서울시는 18일 밝혔다.

진 씨는 "그냥 돈을 줬다면 청소년들이 다른 곳에서 똑같은 범행을 저지를 것이고, 그렇다면 청소년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지 못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자진신고를 했다"며 "그런데 오히려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것은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행정심판위원회는 A군의 용모만으로 미성년자로 보기 어렵고, 2012년 개업 후 모범적으로 영업하고 자진신고마저 했다는 점에서 진씨 요구를 받아줬다.

청소년임을 악용해 금품을 요구하는, 사회정의에 반하는 행위를 신고했다가 불이익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설명했다.

또 위조 신분증에 속아 청소년에게 술을 팔거나 청소년 강압에 못 이겨 술을 내준 사업자는 행정처분을 감경해주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3월 29일 입법예고된 것도 고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