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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4월 12일 05시 24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4월 12일 05시 32분 KST

1년전 '북한 대좌 망명'도 청와대가 공개 지시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사실을 긴급 발표하도록 통일부에 지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북한군 정찰총국 출신 대좌의 망명’ 사실을 언론에 알리라고 국방부 등 정부 부처에 지시했다. 청와대가 4·13 총선을 앞두고 전례없는 탈북 사실 공개를 주도하며 신종 ‘북풍몰이’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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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1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군 정찰총국 출신 대좌가 지난해 남한에 망명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그런 사실이 있다”고 확인했다. 비슷한 시각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도 별도의 정례 브리핑에서 “그런 사람이 입국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연합뉴스>는 브리핑 1시간 전 “북한 정찰총국에서 대남공작을 담당하던 대좌가 지난해 국내 입국했다. 지금까지 인민군 출신 중 최고위급 탈북자”라고 보도했다.

국방부 등이 이처럼 이례적으로 사실 확인을 해준 것은 청와대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들이 밝혔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국방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 ‘수분 전에’ 청와대 국방비서관실에서 ‘북한군 정찰총국 출신 대좌의 망명은 사실이니 기자들의 질의에 사실을 확인해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8일 ‘북한 해외식당 직원 13명의 집단 탈북’ 사실을 이들이 입국한 지 하루 만에 공개하도록 통일부에 지시한 바 있다. 10일에는 일요일임에도 통일부와 외교부가 동시에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북제재의 효과를 홍보하고 나서 역시 ‘청와대의 총선용 기획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청와대가 연일 탈북자 보호 원칙은 팽개치고 ‘탈북자들의 국내 입국’ 사실 공개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총선을 의식한 청와대의 무분별한 행보에 통일·외교·안보 부처들이 동원되고 탈북자 정보 공개의 기준과 원칙이 희생되고 있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상균 대변인은 이날 “앞으로도 이런 일은 다 확인해주는 것이냐”는 질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답변할 수 없지만, 알려줄 수 있는 부분은 알려주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을 흐렸다.

‘정찰총국 출신 대좌의 탈북’은 이미 알려진 내용을 새로운 사실인 양 포장한 것이라는 의혹도 있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7월8일치 기사에서 ‘정찰총국 주요간부를 포함한 북한의 핵심간부 5명이 입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통일부는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으며, 국방부도 “소관 업무가 아니다”라며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정부는 이 보도의 ‘정찰총국 주요간부’가 이번에 발표된 ‘정찰총국 출신 대좌’와 동일인물인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시기적 유사성 등을 볼 때 정부가 이미 보도된 내용을 선거를 앞두고 확인해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재탕’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