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6년 04월 11일 08시 13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4월 11일 08시 16분 KST

레스터시티, 사상 첫 EPL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서다

Reuters Staff / Reuters
Football Soccer - Sunderland v Leicester City - Barclays Premier League - Stadium of Light - 10/4/16Leicester's Kasper Schmeichel celebrates with Jamie Vardy at the end of the matchAction Images via Reuters / Lee SmithLivepicEDITORIAL USE ONLY. No use with unauthorized audio, video, data, fixture lists, club/league logos or "live" services. Online in-match use limited to 45 images, no video emulation. No use in betting, games or single club/league/player publications. Please contact your accoun

레스터시티가 역사적인, 기적적인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꼭 1년 전 강등권 탈출을 위해 싸우던 바로 그 팀이다. 동화 같은 일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레스터시티는 10일 33라운드 선덜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에 터진 제이미 바디의 두 골에 힘입어 2대0으로 승리했다.

레스터는 이날 승리로 승점 72점을 기록, 이 경기 이후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2위 토트넘과의 승점차를 7점차로 유지하게 됐다.

[EPL 33R] 선덜랜드 VS 레스터시티 하이라이트 (네이버스포츠)

이로써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는 3경기로 줄어들었다. 남은 다섯 경기에서 세 번만 이기면 다른 팀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자력으로 구단 역사상 첫 번째 우승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게 된 것.

또 이날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토트넘에 패배하면서 레스터시티는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리그 4위를 확보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지었다.(1) 1884년 창단 이후 132년 만에 처음이다.

(1) 리그 4위를 기록할 경우 플레이오프를 거쳐야만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이 확정된다. 그러나 현재 1위인 레스터시티가 4위로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날 경기에서 레스터시티는 우승 후보의 면모를 유감 없이 보여줬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도 단 하나의 '순간'을 골로 연결시켜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능력을 선보인 것.

강등 위기에 놓인 홈팀 선덜랜드는 수비라인을 깊이 유지하며 레스터시티의 역습을 차단함과 동시에 강한 압박으로 레스터시티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그러나 레스터시티는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는 팀처럼 보였다.

이 경기에서 그 '순간'은 이번 시즌 레스터시티 돌풍을 이끈 스트라이커 제이미 바디에게 왔다. 바디는 후반 21분 수비 뒷공간을 노린 드링크워터의 패스를 오른발로 깔끔하게 마무리 해 골을 기록했다.

빠르고 간결한 긴 패스와 정확한 마무리. 매우 간단하지만 완벽했던 이번 시즌 레스터시티의 '승리 공식'이 다시 한 번 드러난 순간이었다.

바디는 경기 종료 직전 쐐기골을 터뜨리며 선덜랜드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로써 바디는 리그 21골을 기록, 1984/85 시즌 이후 처음으로 1부리그에서 시즌 20골 이상을 기록한 레스터시티 선수가 됐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로는 최초다.

레스터시티의 탄탄한 수비도 빛났다. 수비수들은 이번 시즌 내내 보여줬던 그 모습 그대로 단단한 조직력을 앞세워 선덜랜드의 공격을 차단했다. 캉테가 버틴 미드필더들도 적극적인 압박과 결정적인 태클로 선덜랜드의 공격 흐름을 차단했다.

시즌 내내 '짠물수비'를 보여줬던 레스터시티는 이날 경기에서도 무실점을 기록하며 다섯 경기 연속 '클린시트'를 이어갔다. 1부리그에서 5경기 연속으로 무실점한 것 역시 구단 역사상 처음이다.

약간의 운도 따랐다. 경기 종료를 9분여 앞두고 선덜랜드는 황금 같은 기회를 맞이했다. 레스터시티 수비수들이 걷어내지 못한 공이 잭 로드웰의 눈 앞에 굴러온 것.

그러나 그의 오른발 슈팅은 허공으로 날아가버렸다. 중계진의 표현대로 '우주의 기운이 레스터시티에게 모아지는' 것 같은 순간이었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감격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라네에리 감독은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이뤄내지 않았다"며 "팬들은 (우승을) 계속 꿈꾸겠지만 우리는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즌 내내 한결같이 돌풍을 이어가던 중에도, 레스터시티는 '언젠가는 무너질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선을 마주해야 했다. '언제까지 가겠냐'던 비관적인 전망과 싸워야 했다.

그러나 레스터시티는 그 모든 야박한 말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승리를 거듭하며 자신들의 존재를 증명해보였다. 누구도 믿지 않았던 '꿈'은 그렇게 현실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가디언의 축구 기자 조너선 윌슨은 이날 경기 결과를 전하며 다음과 같이 적었다.

시즌 내내, 레스터시티가 미끄러지기를 마치 모든 사람들이 기다려왔던 것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현대 축구는 '꿈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이 자취도 없이 사라진 곳이다. 동화는 70년대에나 가능했다. 그러나 레스터시티는 흔들리는 것처럼 보일 때마다 위기를 헤쳐나가는 내부적 해결책을 찾아냈다. 레스터는 포효하는 '쥐'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가장 강력한 근성을 지닌 쥐다. (가디언 4월10일)

현대 축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순간이라고 할 만한 순간을, 우리는 곧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챔피언 레스터시티'를 맞이할 준비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관련기사 :

레스터시티-선덜랜드, 4월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