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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4월 07일 09시 52분 KST

경찰이 밝힌 공무원시험 응시생 '인사처 침입' 사건의 전말

연합뉴스

공무원 시험 응시생 송모(27)씨의 인사혁신처 사무실 침입·성적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번 사건을 송씨의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경찰은 인사처가 입주한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과 송씨 진술 내용을 대조한 결과 송씨가 2월28일 최초로 청사에 들어가 공무원 신분증을 훔친 뒤 모두 5차례 청사에 침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송씨는 2월28일 외출·외박에서 복귀하는 청사경비대 소속 의무경찰들 틈에 끼어 청사 후문 민원실을 통과해 본관으로 진입했다. 이후 청사 안을 배회하다 1층 체력단련실에 들어가 탈의실에서 공무원 신분증을 훔쳤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 나이가 26세로 젊고 머리도 짧은데, 복귀하는 의경들을 뒤따라가니 방호원이 의경으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송씨도 '의경들 뒤를 따라가니 문이 열려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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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송씨는 인사처 사무실에 들어가 필기시험 문제지를 훔치려고 했으나 사무실 출입문이 디지털도어록으로 잠겨 있어 실패했다.

이후 3월6일 다시 청사에 들어갔고, 3월24일에도 청사에 진입했다가 채용관리과 사무실 바깥 벽면에 4자리 숫자가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이를 도어록에 입력했다. 송씨는 문이 열린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사무실 안으로 침입했다.

이날 송씨는 채용관리과 사무실에서 채용 담당자 컴퓨터 접속을 시도했으나 비밀번호가 걸려 있어 실패했다.

벽면에 적힌 비밀번호는 청사 청소용역 직원들이 업무상 편의를 위해 여러 사무실 벽에 적어 뒀던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는 청사를 배회하다 다른 사무실 벽에 이런 번호가 있다는 데 착안, 채용관리과 사무실 벽면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벽면 비밀번호는 경찰 수사 의뢰 전 청사 쪽에서 이미 지운 상태였다. 인사처는 수사 의뢰 당시 비밀번호 존재를 경찰에 알리지 않았고, 경찰이 채용 담당 사무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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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는 이틀 뒤인 26일 비밀번호 해제 프로그램을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담아 다시 사무실에 들어와서는 비밀번호를 풀고 자신의 성적을 조작한 뒤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송씨가 범행 이후인 이달 1일에도 청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은 인사처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날이지만, 송씨는 경찰수사가 시작됐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행정자치부 소속 청사 방호 책임자 등을 불러 송씨의 침입 당시 청사 방호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청사 관리책임 소재를 명확히 따져 관계 부처에 결과를 통보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력자가 있었다면 범행 이후 잠적하는 것이 일반적 행동인데 송씨는 휴대전화도 계속 사용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했다"며 "잠정적이지만 송씨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