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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4월 02일 11시 49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4월 02일 13시 09분 KST

10남매 중 7명 학교 못 보낸 광주의 한 부모

미닫이문을 닫으면 부엌과 침실로 구분되는 단칸방에서 아이들이 모여앉아 컴퓨터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경찰, 지자체, 아동보호 전문기관 합동조사팀이 7∼26살 10남매 중 학적이 존재하지 않은 아이들의 소재를 확인하려고 지난달 30일 찾아간 광주 남구 주택가 연립주택의 셋방 모습이다.

이날 조사에서 중학교를 중퇴한 첫째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막내 2명을 제외하고 10남매 중 7명은 학교에 다녀본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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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팀 관계자는 "정서적으로 깊은 유대 관계를 형성한 아이들은 뛰어놀 마당 한편 없는 작은 집에서 서로를 보살피며 인터넷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었다"고 2일 전했다.

조사팀이 둘러본 집안 모습은 비좁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방에 TV, 컴퓨터, 장롱 등 많지 않은 가재도구와 여러 연령대의 아이들로 꽉 차 있었다.

아이들의 부모인 A씨(44) 부부는 사업에 실패하고 큰 빚을 지면서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한 채 떠돌아다니느라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못했다고 조사팀에 설명했다.

학교에 가보지 못한 7명 중 4명은 11∼17살이던 지난해에야 출생신고가 됐다.

검정고시에 합격한 첫째가 동생들을 가르쳤고, 성년이 된 둘째와 셋째는 기술을 배워 직장을 구한 맏이의 발자취를 따라 다른 도시로 이주했다.

남은 아홉 식구는 밤이 되면 부부가 막내를 부엌에서 품고 잤다. 기술학원에 다니는 스무 살 넷째가 남은 동생들을 데리고 미닫이문 건너편에서 잠을 청했다.

이 가족의 사연은 부부가 지난 2월 동 주민센터에 자녀의 교육급여지원을 신청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A씨 부부가 뒤늦게 출생신고한 네 아이 중 초등학생 연령대인 두 명을 학교에 다니는 것처럼 서류를 써내 당국이 파악에 나서게 됐다.

지자체와 경찰, 교육청, 담당 학교, 지역아동복지센터, 아동보호전문기관, 시 건강지원센터 등 11개 기관은 세상 밖으로 나가보지 못한 7남매가 보다 넓은 집에 살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