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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30일 14시 21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3월 30일 14시 22분 KST

새누리당의 '한국형 양적완화'가 비현실적인 3가지 이유

연합뉴스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인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이 ‘한국형 양적완화’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혼란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도, 경제당국도, 시장도 모두 이 느닷없는 발표에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금융회사의 채권을 시중에서 매입해 돈을 푸는(=돈을 새로 찍는) 통화 정책으로, ‘극약처방’의 일환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시행된 바 있다.

강 위원장은 29일 ‘한국형 양적완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강 위원장은 “한은은 ‘금리를 내려도 기업투자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한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금리인하 효과가 한계에 달하자 돈을 찍어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양적완화로 일찌감치 통화금융정책 방향을 바꿨다”며 “우도리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정책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시중자금이 막혀 있는 곳에 통화가 공급될 수 있록 한국판 통화완화 정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 위원장은 이를 위해 한은이 산업은행 채권을 인수하도록 해 기업구조조정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주택담보대출증권을 직접 인수해 주택담보대출 상환기간을 미국처럼 20년 장기분할상환 형태로 전환시키겠다고 했다. (한겨레 3월29일)


요약하면, 한국은행이 돈을 찍어 시중에 돈을 더 푸는 방법으로 기업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문제를 풀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한국은행기획재정부 등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 구상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근거는 많다.


1.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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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법적인 문제가 있다. 현행법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

이에 대해 한은은 공식 발언을 자제하면서도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심각히 침해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은법 3조는 '한국은행의 자주성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왜 이런 공약이 나왔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한은은 산업은행 채권 인수와 시중은행 보유 주택담보대출 인수 방안은 현행법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한은법 68조는 공개시장 조작에 대해 규정하면서 한은이 인수할 수 있는 증권을 국채와 정부보증채로 한정하고 있다.

한 한은 관계자는 "현행법상 주택담보대출 증권 등을 한은이 직접 매입하려면 국회 동의하에 이를 정부보증채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3월29일)

그렇다면 이 공약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현행법으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한은이 인수할 수 있는 채권은 한은법상 국채와 정부보증채(정부가 명시적으로 원리금 상환을 보증한 채권) 뿐”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법적으로는 당장 산은 발행채권이나 MBS를 인수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3월29일)


2. 효과는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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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법을 고쳐서 양적완화를 실시한다 하더라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쉽게 말하면 ‘돈 풀어도 돈 안 돈다’는 것.

특히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은행은 여러 차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제로금리가 아닌 상태 채권 직매입 등으로 유동성이 확대되면 단기 시중금리가 하락 압력을 받고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통화안정채권 발행으로 재차 유동성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에 통화량이 증대되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그동안 QE 도입 주장이 제기될 때마다 한은이 내세운 방어 논리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우리는 기축통화국이 아니어서 제로금리로 갈 수 없다"고 하는 등 선진국의 QE 정책을 우리가 그대로 따라갈 수는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연합인포맥스 3월29일)

양적완화 정책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문제도 있다. 중앙은행의 발권력에 의존하는 양적완화 정책은 리스크가 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한 미국에서는 효과를 냈지만, 일본과 유럽에서는 큰 성과가 없었다.

자칫 원화의 과도한 공급은 가치를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니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아직 금리 인하 카드를 활용할 여력이 있다는 점도 미·일 등과 다르다. (조선비즈 3월30일)


애초 문제의 원인을 잘못 짚은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금 한국 경제가 겪는 어려움은 구조적인 경쟁력의 문제이지 유동성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


3. 부작용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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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가 크지 않은 반면,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우선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다.

비교적 건전한 재정은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신용평가사들도 높게 평가하는 한국 경제의 '안전판'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각각 90조원과 55조원에 이르는 산은 채권과 주택담보대출증권이 국가채무에 더해지면 현재 40%에 이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이 훌쩍 뛸 수 있다.

이렇게 쌓인 국가채무는 결국 국민 세금으로 갚아야 한다.

결국 한은이 기업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특정기업을 지원한다는 발권력 남용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

발권력을 동원했는데도 기업 부실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연합뉴스 3월30일)

이런 부담은 통화 발행 남발로 인한 경제질서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민간연구기관 관계자는 “가계부채 문제를 완화한다는 의도는 나쁘지 않지만, 최근 가계부채 급증을 막으려고 정부가 대출 심사를 강화한 것과 반대되는 시그널(신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막대한 돈이 풀렸을 때의 통화가치 하락이나 대규모 채권 상환 때의 충격을 고려하면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유로존, 일본과 달리) 비기축통화국인 한국은 양적완화가 과잉 유동성, 물가 압력 확대, 원화 가치 급락에 따른 자본 유출 확대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한겨레 3월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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