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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24일 15시 22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3월 24일 15시 38분 KST

김무성이 대통령을 상대로 '교활한 수'를 뒀다

AP, 연합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정치적 생명을 걸었다. 이번 결정이 향후 그의 대권 도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한 전략임은 분명하다.

1. 공천을 거부하다

김 대표는 24일 5개 지역의 공천 의결을 거부했다. 그는 이 지역을 무공천 지역으로 남기겠다며, 25일까지 최고위원회도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잘못된 공천을 바로 잡아 국민께 용서를 구하는 게 최선의 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잘못된 공천"이라고 밝히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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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으로 내려간 김 대표가 영도다리를 걷고 있다.

2. 5개 지역구

김 대표가 거부한 5개 지역은 ①서울 은평을, ②대구 동구을, ③서울 송파을, ④대구 동구갑, ⑤대구 달성군이다. 이중 서울 은평을, 대구 동구을은 현재 이재오,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로 이들은 모두 낙천했다.

친박계가 다수인 공관위는 대신 이렇게 단수 추천했다.

① 서울 은평을: 유재길 새은평미래연대 대표

② 대구 동구을: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③ 서울 송파을: 유영하 전 인권위 상임위원

③ 대구 동구갑: 정종섭 전 행자부 장관

⑤ 대구 달성군: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이른바 '진박'(眞朴·진짜 친박) 예비후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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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서청원 최고위원이 김 대표가 빠진 최고위원회에 참가하고 있다.

3. 왜 지금인가

김 대표는 특별히 이날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25일은 선관위 후보자 등록 마지막날이다. 이날까지 최고위 의결을 거치지 못해 5개 지역구가 '무공천 지역'이 되면, 이 곳의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아예 출마할 수가 없다.

무소속 출마도 불가능하다. 당적 변경은 23일까지였다.

게다가 이미 김무성계 의원들은 한 명도 낙천되지 않고 모두 공천을 받은 상태다. 김 대표 입장에선 이젠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거슬러도 특별히 잃을 것이 없다.

또한 전날 유승민 의원이 끝내 버림 받은 것도 그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4. 시나리오 하나: 타협

김 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타협이다. 5개 지역구 중 일부만 '무공천 지역'으로 하는 것이다.

앞서 김 대표가 크게 반발한 이재오,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를 무공천 지역으로 할 수 있다. 혹은 진박 예비후보들 중 일부에게 공천권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어느 지역이 되더라도 20대 국회에서 진박 의원의 수는 줄어든다.

5. 시나리오 둘: 고수

김 대표가 끝까지 밀어붙일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 후보가 없기 때문에 공관위가 탈락시킨 이 지역 비박계 의원(이재오, 유승민)들의 당선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이들이 당선돼 20대 국회에 돌아온다면, 대권을 노리는 김 대표의 우군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친박의 '공천학살'을 무기력하게 바라만 봤다는 비판에서도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다.

6. 교활한 수

정리하면 김 대표는 이젠 박 대통령을 상대로 반기를 들 때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미 김무성계는 모두 공천을 받아 챙길 건 다 챙겼다.

앞서 김무성계가 모두 살아남은 것과 관련 '박 대통령과 김 대표 간 뒷거래가 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김 대표의 이번 결정은 박 대통령에겐 배신감을 느낄 교활한 수가 될 것이다.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번 결정은 의원 공천 문제를 떠나 차기 대권을 두고 벌이는 김무성과 박근혜의 싸움이 됐다. 대통령으로 가는 그의 길에 디딤돌이 될지, 낭떠러지가 될지는 남은 하루가 좌우할 것이다.

"공천에 권력자 영향력 전혀 미치지 못할 것"

Posted by 허핑턴포스트코리아 on Monday, January 18,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