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6년 03월 19일 16시 56분 KST

청주 여아 암매장 사건의 단서를 발견한 20대 공무원은 매뉴얼을 따랐다

청주 4살배기 여아 암매장 사건은 작은 의문점도 그냥 지나치지 않은 20대 젊은 여성 공무원의 관심에서 시작돼 5년 만에 비로소 그 전말을 세상에 드러냈다.

이 공무원의 관심이 없었다면 5년 전 비정한 부모에 의해 세상을 등진 4살배기 아이의 비극은 영원히 수면 아래로 묻힐 수 있도 있었다.

청주의 한 동주민센터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직 공무원 A(28)씨가 숨진 안모 양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17일이다.

A씨는 그날 오후 5시 40분께 청주 모 초등학교로부터 미취학 아동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그 아이가 바로 안 양이었다.

원래대로라면 2014년 3월 취학했어야 할 안 양은 3년째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었다.

딸의 소재를 묻는 교사의 질문에 안 양의 아버지는 "외가에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를 전해 들은 A씨는 불현듯 의심이 들었다.

A씨는 "취학할 때를 3년이나 넘긴 아이가 외가에 그냥 있다는 게 선뜻 이해가 되지를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A씨는 수소문 끝에 안 양의 외갓집에 연락이 닿았다. 순간 의심은 더 큰 의심으로 번져갔다. 외가에서는 안 양이 살지 않는다고 답한 것이다.

A씨는 이 사실을 곧바로 학교에 알렸고, 안양의 행방을 묻는 교사의 질문에 안양의 계부(38)는 "경기도 평택의 한 고아원에 버리고 왔다"는 말로 둘러댔다.

그러자 A씨는 뭔가 큰일이 있음을 직감,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학생의 소재가 불분명하거나 학부모가 상담에 응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도록 한 매뉴얼을 따른 것이다.

d

A씨는 "보통 미취학 아동이 있어 가정방문을 해야 할 때는 담당 교사와 사회복지 공무원이 동행하는데 이번에는 불길한 예감이 강하게 들어 경찰과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했다"고 말했다.

집을 찾아온 A씨와 교사, 경찰관이 딸의 소재를 묻는데도 안 양의 부모는 멀쩡하게 살아 있는 것처럼 거짓말로 일관했다.

이 거짓말은 오래가지 않았다.

하루 뒤인 지난 18일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귀가한 어머니 한모(36)씨가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전모가 밝혀졌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19일 안 양의 계부를 집중 추궁해 5년 전 숨진 딸의 시신을 유기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를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A씨는 "어떻게 부모가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 너무 안타깝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은 안 양이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진천 야산을 수색하고 있지만, 아직 시신은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