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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15일 10시 36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3월 15일 11시 17분 KST

한 여성이 '끔찍하게 살해된' 여성을 비난하는 대중들을 향해 강력한 글을 발표했다

MARÍA CONI / FACEBOOK

* 주의: 불편할 수 있는 이미지가 기사에 포함돼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여성인 마리아 코니(22세)와 마리나 메네가조(21세)는 지난달 22일, 에콰도르에서 배낭여행을 하던 도중 남성들에게 끔찍하게 살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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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두 여성의 시체가 발견되기 전, 메네가조의 여동생은 트위터에 '실종된 언니와 친구를 찾아달라'며 SNS에 사진을 올린 바 있다. 왼쪽이 마리나 메네가조(21세), 오른쪽이 마리아 코니(22세)

현지 남성 2명은 두 여성에게 강제로 신체 접촉을 시도했으나, 여성들이 거부하자 머리를 가격하고 칼로 찌르는 등 끔찍하게 살해한 뒤, 비닐봉지에 시체를 싸서 인근 해변에 내다 버렸다.

그런데 이들의 사건이 알려지자, 오히려 '피해자'인 여성들을 비난하는 여론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그런 여론이 생긴 것이냐고?

두 여성은 여행 도중 돈이 떨어져 '숙박을 제공하겠다'는 현지 남성의 호의를 받아들였다가, 이 남성들에게 살해당한 것인데, 피해자들의 행위 자체가 가해자에게 '살해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게 비난 여론의 골자다.

'아니 왜 여자들끼리 여행을 하고 있었던 거야?'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는 거야?'

이에, '과달루페 아코스타'라는 이름의 한 파라과이 대학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살해당한 피해 여성의 관점'에서 현 상황을 지적한 글을 올려 73만 번 넘게 공유되는 등 크게 공감받고 있다.(과달루페 아코스타는 '여성'이다)

Ayer me mataron.Me negué a que me tocaran y con un palo me reventaron el cráneo. Me metieron una cuchillada y dejaron...

Guadalupe Acosta에 의해 게시 됨 2016년 3월 1일 화요일

비닐봉지에 싸여 내다 버려진 두 여성의 시체

허핑턴포스트는 스페인어로 된 아코스타의 포스트를 번역했다.

저는 어제 살해됐습니다.


제 몸을 만지는 걸 거부했더니, 그 남성은 제 두개골을 깨부쉈습니다. 칼로 찌른 뒤, 피를 많이 흘린 제가 죽을 때까지 그대로 내버려두었습니다.


마치 제 몸이 쓰레기인 것처럼, 검은 비닐봉지에 넣어서, 해변에 버렸습니다.


그런데 저의 죽음보다 더 끔찍한 것은, 제가 살해된 뒤 뒤따라온 크나큰 모욕들입니다.


제 시체가 발견된 순간부터,
어느 누구도 '어떤 개자식이 저 여성의 꿈과 희망, 삶을 끝장내 버린 것이냐'고 묻지 않더군요.


정말 그랬습니다. 대신 그들은 저에 대해서 별 쓸데없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상상이 가시나요? 아무런 대답도, 방어도 할 수 없는, 죽은 저를 대상으로요.


너 무슨 옷 입고 있었어?


너 왜 혼자 있었어?


왜 여자가 혼자서 여행을 하고 있었어?


너 그렇게 위험한 상황에 있었는데, 그렇게 될 줄 몰랐어?


그들은 저희 부모들을 욕했습니다. 왜 딸을 다른 인간들처럼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지내도록 허락했느냐고요. 그들은 우리가 마약을 먹고 (남성들을) 유혹한 게 분명하다고, 부모가 딸을 돌봤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죽은 뒤 알게 된 단 한 가지 사실은, 이 세상에서 '나는 남자와 결코 동등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가 살해된 것은 제 잘못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만약 뉴스의 제목이 '두 젊은 남자 여행객들이 살해당했다'는 것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여행객의 작은 실수에 대해서는 애도하고, 살인자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을 겁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여성이라면 문제가 다릅니다. 사안의 심각성이 축소됩니다. 왜냐면 여성이 먼저 남성을 유혹한 것이니까요.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했다는 이유로, 집에만 있지 않고 제 꿈에 제 돈을 투자했다는 이유로, 순종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가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다른 많은 이유로, 저는 여론 재판을 받았습니다.


저는 슬픕니다. 더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당신은 아직 이 세상에 남아있고, '여성'입니다. 당신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이 너를 존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것입니다. 밖에 온도가 40도라서 짧은 옷을 입었을 뿐이지만, 남자들이 당신을 만지고/빨고 싶어서 길거리에서 당신을 희롱해도, 당신의 잘못이 될 수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혼자 여행한다면 당신은 '미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당신의 모든 권리를 짓밟더라도, 당신이 자초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죽어버린 제 자신과 입 닥쳐야 하는 다른 모든 여성을 대신하여, '여성'인 당신에게 '당신의 목소리를 내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싸워주십시오. 저는 영혼으로나마 당신들을 지지하겠습니다. 계속 싸우다 보면, 언젠가 우리 여성들은, 우리의 입을 막아버릴 비닐봉지가 부족해질 정도로 다수가 될 것입니다.

아코스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를 비난하는 여론은 여성 살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서 흔히 나오는 이야기"라며 "여성을 남성과 동등하다는 법이 수백 개는 되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밝혔다.

* 위의 글은 The Huffington Post US에서 소개한 기사를 한국어로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