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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15일 05시 40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3월 15일 05시 42분 KST

알파고의 상대로 스타크래프트가 거론되는 이유

twitter/wbb_ANG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이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알파고의 다음 상대로 거론되는 스타크래프트 고수와의 대결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는 1998년 출시된 미국 블리자드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대전 방식으로 세계 게임시장을 석권했다. 한국에선 피시방을 유행시켰고, 프로게임 리그가 출범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알파고와 스타크래프트 고수의 대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구글 리서치그룹의 제프 딘 수석연구원이 9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글 딥마인드팀이 게임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인공지능 훈련을 강화하고 있으며, 스타크래프트에 접목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한 것이, 마치 스타크래프트가 다음 상대로 결정된 것처럼 부풀려져 언론에 보도됐다.

alphago

게다가 구글이 이 대결을 공식 추진한다 해도 실제 승부가 성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번 바둑 대결의 본질은 알파고의 ‘필드 테스트’라고 할 수 있다. 구글은 이 9단과의 대국을 통해 ‘알파고’라는 이름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성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숨겨진 버그(오류)는 없는지, 어떤 환경에서 약점을 드러내는지, 약점을 들켰을 때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등을 파악하려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 9단이 13일 열린 4번째 대국에서 알파고의 약점을 찾아냄으로써 구글은 이번 대결을 통해 진짜 얻고 싶었던 것을 손에 쥐었다.

그러나 그 결과 다른 분야 고수와의 필드테스트 진행은 상당 기간 불투명해졌다. 구글로서는 이 9단이 찾아낸 알파고의 약점의 실체와 원인을 규명하는 게 급선무가 됐다. 약점의 치명성 정도나 보완 가능성 여부에 따라 알파고는 ‘대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

starcraft

그럼에도 알파고와 스타크래프트 고수가 대결하면 누가 이길까?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의 프로게임 방식으로 대결이 이뤄진다면 인간이 이길 가능성이 크다고 단언한다. 스타크래프트는 바둑 못지않게 수많은 ‘경우의 수’에 대한 계산 능력뿐 아니라 키보드와 마우스를 정교하게 다룰 수 있는 조작(마이크로 컨트롤) 능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승부의 관건은 전략의 판단과 이를 실행하는 키보드·마우스 조작을 실시간으로 한꺼번에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정상급 프로게이머들은 치열한 전투를 벌일 때 초당 수십 차례씩 키보드 자판과 마우스를 클릭한다.

이윤열·임요환·홍진호 등 스타크래프트 고수들은 에스엔에스(SNS) 등을 통해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1세대 프로게이머로 ‘천재테란’으로 불린 이윤열 전 프로게이머는 “도전이 들어오면 당연히 수락할 것이다. 인간의 순간 대처 능력과 프로게이머로 쌓아온 전략 노하우는 컴퓨터가 따라올 수 없다. 게다가 로봇 팔이 컨트롤하는 방식이라면 꾸준한 연습으로 손에 익힌 인간의 컨트롤이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임요한 전 프로게이머도 “인공지능이 수많은 데이터와 어느 정도의 직관을 갖췄다고 해도 프로게이머 수준에는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스타크래프트는 시시각각 변수가 튀어나오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실시간으로 일일이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알파고가 로봇 팔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조작하는 방식이 아니라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인간은 유닛을 몇 개밖에 컨트롤할 수 없는 데 반해 인공지능은 수천개의 컴퓨터를 사용해 50~60개를 함께 조작할 수 있다. 물리적 조작을 함께하는 방식이 아니면 인간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요즘 게임시장에선 ‘리그 오브 레전드’(LOL)가 대세인데, 왜 알파고의 상대로 스타크래프트가 거론되는지를 놓고도 여러 해석들이 나온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엘오엘을 개발한 업체가 중국의 라이엇게임즈이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구글의 반감이 반영됐다는 얘기다.


1. 콘트롤은 인간이 이길 수 없다

Posted by 허핑턴포스트코리아 on Sunday, March 13,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