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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01일 12시 34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3월 01일 12시 34분 KST

이제는 육아가 진짜 '일'이라는 걸 인정해야 할 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설립자 빌 게이츠가 한 가장 강력한 일 중 하나는 컴퓨터나 자선 재단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melinda gates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였을 때 게이츠는 일주일에 두 번씩 딸을 유치원까지 차로 태워다 주었다. 아내 멜린다가 그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월요일에 나온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멜린다가 한 말이다.

게이츠는 세계 최고의 부자다. 그가 함께 세운 회사는 퍼스널 컴퓨팅의 혁명을 일으켰으며, 지금은 빈곤을 완화하고 질병을 치료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 그는 이웃의 일하는 부모들에게 강력한 본보기가 되었다.

“엄마들이 집에 가서 남편에게 ‘빌 게이츠가 자기 딸을 차로 데려다 주면, 당신도 우리 딸이나 아들을 데려다 줄 수 있잖아’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행동 변화가 있으려면 공개적인 역할 모델이 필요하다.” 멜린다가 뉴욕 타임스에 말했다.

미국에서는 권력, 특권, 영광은 전부 빌 게이츠처럼 멋진 직업, 엘리트 혈통, 많은 트위터 팔로워를 가진 사람에게 간다. 하지만 멜린다 게이츠는 진작부터 우리가 존중하고 지원했어야 할 무수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이끌고 있다. 바로 경제를 기능하게 만드는 무급 노동을 하고 있는 많은 여성들, 점점 늘어나는 남성들이다.

“우리는 집에서 노동하든, 집 밖의 노동 인구든, 노동을 노동이라고 불러야 한다. 그리고 남녀들에게 뭘 하고 싶은지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멜린다 게이츠는 화요일 아침에 나온 연례 서신에서 게이츠 재단이 우선시할 일들을 이야기했다.

melinda gates

아이들과 연로한 친척들을 돌보고, 그들을 병원과 학교에 데리고 가고, 일정 관리를 하고 식사를 준비하며 엄청난 시간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무급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압도적으로 여성들이 많다고 멜린다는 놀라운 통계 자료를 지적한다. 멜린다는 이것을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젠더 격차’라고 부른다.

개발도상국에서 무급 노동 격차의 비용은 어마어마하다.

melinda gates

여성과 소녀들이 하루에 잡일을 하느라 5시간 이상을 쓰고, 그래서 교육을 받지 못한다고 멜린다는 적었다. 무급 노동의 짐은 여성들의 문맹률이 높은 이유다. 그리고 교육을 받지 못한, 심지어 문자 해독조차 못하는 여성과 그 아이들은 빈곤하게 될 가능성이 더 높다.

무급 노동의 압도적인 책임 때문에 여성들은 유급 노동을 하지 못하고, 경제 성장도 저하된다. 여성들의 노동 시장 참여가 몇 년째 정체 상태인 개발 도상국과 미국 같은 나라에서 이건 중요한 문제이다.

여성의 시간과 노동은 태생적으로 남성의 시간과 노동보다 덜 가치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철폐할 때다.

무급 노동 격차의 영향은 미국에서는 덜 가혹하지만, 그래도 주의를 기울일 가치가 있다. 기술 덕택에 미국에서는 개발 도상국에 비해 무급 노동의 시간이 더 짧다. 그래도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두 배 가까이 집안일과 육아를 하며, 하루에 4시간 정도를 소비한다.

이 짐은 젠더 임금 격차를 만드는 요인이다. 일과 가족이라는 두 가지 부담을 받는 고소득 전문직 여성들은 집안일을 하느라 소득이 준다고 하바드 대학교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골딘이 최근 허프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저소득층 여성은 아이를 돌보는 동시에 생계비를 벌려 하다 빈곤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불평등을 바꾸는 큰 방법 중 하나는 남성들이 무급 노동의 짐을 보다 평등하게 나눠지는 것이라고 게이츠는 적었다.

“우리는 무급 노동도 노동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여성과 남성 사이에서 보다 공평하게 재분배해야 한다.”

남성들은 집안일을 점점 더 많이 하고 싶어한다. 밀레니얼 세대 아버지들은 아이들의 삶에 보다 온전히 참여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하는 기업을 찾는다. 진보적인 기업들 중에는 관심을 보이는 곳들이 있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아버지로서 육아 휴가를 썼고, 새로 아기가 태어나면 아버지들이 집에 있을 시간을 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집에서 아기를 돌보며 무급 노동력에 참가하기로 선택하는 아버지들도 이제 많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지극히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유급 노동이 더 칭찬 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자주 받지만 말이다.

공공 정책 역시 큰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육아 휴가를 쓰는 남성들은 육아 노동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어린이집에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하교 시간을 늦춰 부모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도 있다.

젠더 평등에 대한 논의의 아주 많은 부분이 직장에서의 불평등에 초점을 맞추지만, 게이츠의 서신은 우리에겐 가정에서도 평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일깨워 준다. 가정의 평등이 실현되지 않는 이상, 여성들의 처지는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남성들은 육아가 주는 진정한 보상을 얻지 못할 것이다(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경제학 용어로 기회 비용이라고 한다. 여성들이 일상적인 과제에 그토록 많은 시간을 쓰지 않았다면 할 수 있었던 다른 일들을 가리킨다. 많은 여성들이 유급 노동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창업을 하고, 다른 여러 방식으로 전세계 사회의 경제적 상태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음이 명백하다. 여성들이 그러지 못하는 것은 가족들과 지역 사회의 발목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