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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3월 01일 09시 47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3월 01일 09시 47분 KST

알바생들이 고발한 '버거 카스트제도'와 '45초 햄버거'의 실체

45초에 햄버거 하나 만들기

손 씻기(20초)→빵 데우기(3~5초)→포장지 위에 빵 놓기(25초)→속재료 넣고 포장(45초)→‘라이더’(배달원)에게 제품 전달(7분 30초)→고객에게 배달(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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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의 한 매장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 직원 김아무개(21)씨는 이른바 ‘초 단위’로 제한시간을 정한 매뉴얼에 맞춰 햄버거를 만들다 손에 화상을 입었다. 매장 매니저가 “초 관리해”라고 지시하면 ㄱ씨 마음도 조급해졌다. 정해진 시간을 넘기면 ‘주문현황’이 나오는 화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ㄱ씨가 일하던 주방은 사람 두 명이 다니기에도 통로가 좁았지만, 분초를 다퉈 일하다보니 다치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버거 카스트 제도

sam smith

직급에 따라 식사 대용으로 제공되는 햄버거가 다르게 나온다.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알바노조)은 29일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산재에 노출하는 ‘45초 햄버거’와 ‘17분30초 배달제’ 등의 폐지를 위해 한국맥도날드의 신임 조주연 대표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한다”며 10가지 요구안을 공개했다. 알바노조는 지난해 4월 현직 패스트푸드 아르바이트 노동자 537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본인 또는 동료 직원이 일하다 다친 적이 있다’고 답한 이가 전체 응답자의 80.6%에 이르렀으며, ‘다친 뒤 매장에서 아무 조치도 없었다’는 응답도 28.6%나 됐다.

알바노조의 요구안에는 직원 사이에 ‘평등한’ 햄버거를 제공해달라는 내용도 있었다. 맥도날드 근무자들은 식사시간이 따로 없어 4시간 일하면 주어지는 휴게시간 30분 안에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데, 대부분 매장에서 제공하는 햄버거를 먹는다. 맥도날드의 또다른 지점에서 일했던 이아무개(23)씨는 “직급에 따라 식사 대용으로 제공되는 햄버거가 다르게 나오는 경험을 했다. ‘크루-트레이너-매니저’로 직급을 나누는데, 크루는 일반 버거, 트레이너는 고급 버거, 매니저는 메뉴 상관없이 먹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이를 ‘버거 카스트 제도’라고 불렀다고 이씨는 전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본사는 “45초 내 햄버거 조리, 17분30초 이내 배달 등은 사실과 다르다. 식사용 햄버거는 직급이 아니라 근무시간에 따라 다른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