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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29일 09시 00분 KST

김종인 대표가 '더민주' 공천권을 '더' 갖길 원하는 이유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9일 당 지도부의 공천권한 확대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당무위원회를 앞두고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현 공천룰에 지도부의 재량권이 없다며 공천룰 전반을 손질하기 위한 '비상대권'을 요구하는 반면 구(舊) 주류를 중심으로 한 현역 의원들은 '시스템 공천'을 무력화하는 과도한 주장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당무위에서 공천룰 수정 필요성을 호소하며 "당무위의 당규 개정권한을 비대위에 위임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표 측은 "김 대표는 영향력 확대가 목적이 아니라 총선 승리를 위해 비대위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며 "상황의 여의치 않으면 김 대표가 대표직을 걸고 배수진을 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우선 김 대표는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에 포함돼 공천 배제된 10명의 의원 중 일부를 구제하자는 인식이 강하다. 당내에서는 문희상 홍의락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며, 원천배제를 무효화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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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비례대표 선출방식의 수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룰대로라면 당 대표의 전략적 판단으로 낙점할 수 있는 몫이 극히 제한적이다. 문재인 전 대표 시절 '밀실공천'의 폐단을 막기 위해 도입한 장치지만 오히려 참신한 인재 등용을 막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당 분위기는 20% 컷오프자 중 일부를 구제하기 위한 규정 개정에 대체로 찬성하고 있다. 기계적인 20% 컷오프 방식에는 정무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적었다는 것이다.

반면 비례대표 선발방식 수정에는 부정적 입장이 강하다. 밀실공천, 사천(私薦)이라는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어렵사리 제도를 개정했는데 실행도 하기 전에 뒤집는 것은 안된다는 것이다.

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비례대표 방식 변경은 당내 실력자에 의한 나눠먹기식 공천을 막자는 것이 핵심이었다"며 "부분 수정은 몰라도 원칙과 방향을 변경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현역의원들은 공천관리위원회가 20% 컷오프에 이어 정밀심사를 통해 2차로 원천 배제자를 가려내는 방식을 신설한 것에 불만이 집중돼 있다.

수도권 한 3선 의원은 "김 대표는 공천권한을 더달라는 것인데 얼마나 투명성과 객관성을 담보할지 우려스럽다"며 "약간 보정하는 수준이라면 몰라도 전권을 휘두르는 식이라면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원으로 활동한 조국 서울대 교수는 "과거 더민주가 겪었던 계파 나눠먹기 공천과 낙하산 전략공천에 대한 반발과 그 여파를 생각해보라"며 "'시스템 공천' 자체를 거부하고 당 대표나 공관위가 전권을 갖는 과거식으로의 회귀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혁신위원이었던 우원식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시스템 공천이라는 큰 정신을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큰 틀은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천룰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면 그동안 이 문제에 입을 닫은 문재인 전 대표도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방식이라면 사실상 '문재인표 혁신안'의 상당 부분이 무력화되는 상황이 오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는 김 대표에게 힘을 싣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느냐. 현재까지 공천룰 문제에 대해 특별히 언급한 것은 없다"면서도 "일단 당무위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