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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11일 07시 16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2월 11일 07시 16분 KST

2차대전이 갈라놓은 연인, 71년 만에 재회하다(사진)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만나 사랑에 빠졌던 옛 연인이 호호백발이 돼 이역만리에서 다시 만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0일(현지시간) 71년 만에 호주에서 재회한 미국 남성 노우드 토머스(93)와 영국 여성 조이스 모리스(88)의 사연을 전했다.

모리스가 옛 남자친구에게 포옹과 입맞춤을 하며 "여전히 꼿꼿하다"며 인사를 건네자 토머스는 "꽉 안아달라"라고 답해 아직도 뜨거운 애정을 과시했다.

yonhap

2차 대전에 참전한 토머스는 1944년 런던 템스강에서 우연히 영국 아가씨 모리스를 만나 연인이 됐지만, 전쟁은 이들을 갈라놓았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 투입됐던 토머스는 종전 직후 갑작스럽게 복귀 명령을 받아 모리스에게 제대로 작별인사도 하지 못한 채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는 미국에서 편지로 "나의 집을 가정으로 꾸립시다"라고 청혼했지만, 모리스는 그가 이미 결혼했다가 자신을 위해 이혼하겠다는 것으로 오해해 거절했다.

이후 둘은 각자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낳아 키웠다. 모리스는 남편과 함께 호주 애들레이드로 이주했다가 30년 만에 이혼했고 토머스는 10여 년 전 사별했다.

지난해 모리스는 아들에게 인터넷으로 사람을 찾을 수 있는지 물었고 아들은 토머스가 88세 생일에 스카이다이빙에 도전해 지역 언론에 등장한 것을 찾아냈다.

모리스의 아들은 토머스 아들과 연락하는 데 성공했고 마침내 옛 연인들은 아들들의 도움을 받아 화상 채팅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실제 재회도 극적으로 이뤄졌다.

이 사연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이 벌어져 토머스가 호주로 여행할 만큼의 돈이 모였다. 뉴질랜드항공은 토머스는 물론이고 아들 스티브, 간병인까지 1등석으로 여행할 수 있는 항공권을 무상 제공했다.

모리스는 "2주동안 멋진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인생 말년에 서로 사랑하는 누군가를 찾아내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냐"고 말했다.

두 연인은 연인들의 축일인 밸런타인데이도 함께 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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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 전 "조금 떨린다"고 했던 토머스는 이번 재회에 대해 "내 인생에 일어날 수 있었던 가장 멋진 일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화상 채팅에서 그는 모리스에게 "그거 아나요? 당신이 그때 미국에 왔더라면 우리는 70년을 함께 살 수 있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토머스는 미국에서 출국하기 전 버지니안파일럿과 인터뷰에서도 당시 18살이었던 연인을 "작고 예뻤다"고 떠올리면서 "집에 앉아 '만약에 그랬더라면 어땠을까?'라고 궁금해하며 살아 있는 것보다 호주에 가다가 죽는 게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