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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11일 06시 12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2월 11일 06시 20분 KST

북한은 폐쇄경제가 아니다 : 개성공단 폐쇄가 별 소용 없는 이유

kim jong un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다시 주목 받고 있는 기사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신동아 1월호에 소개된 김병연 서울대 교수(경제학)의 인터뷰다.

그는 '북한은 폐쇄된 경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많은 사람들의 오해와는 달리, "북한은 무역의존도가 50% 넘는 개방경제"라는 것. 이런 상황에서 북한 대외무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이 동참하지 않는 한, 한국 정부가 '돈줄을 끊겠다' 고 해봐야 별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 3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가 봉쇄, 제재를 통해 외화 획득을 막으려 했지만….

“중국이 존재하는 한 제재의 효과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5·24조치(2010년 천안함 폭침에 대응해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교류를 중단한 방침)가 북한의 변화된 경제를 고려하지 않은 대표적 사례예요. 북한이 북·중 무역을 통해 로또 같은 외화를 벌던 때였거든요.

북한과 교역하는 180개 중국 기업을 조사해봤습니다. 북·중 무역에는 킥백(kickback·리베이트, 뇌물)이 오고 갑니다. 킥백으로만 북한에 들어간 외화가 많을 때는 연 4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예를 들면 북한이 중국 기업에 국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무연탄을 팝니다. 중국 기업은 시세와의 차액 중 일부를 킥백으로 북한 측에 줍니다.

킥백은 보통 매출의 7%입니다. 북중 무역 규모가 6조 원이라고 하면 킥백이 4000억 원에 달합니다. 중국 경기가 좋고 무연탄 가격도 폭등해, 북한 권력집단이 등 따뜻하고 배부를 때 5·24조치를 취한 겁니다. 중국, 러시아에 파견한 근로자가 획득하는 외화도 쏠쏠했고요.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화는 북한에서 보면 오히려 작은 부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이 한창 잘될 때 북한에 지급되는 돈이 한 해 500억 원 정도였으니까요. 봉쇄와 압박이 북한에 큰 충격을 주기는 어려웠습니다.” (신동아 2016년 1월호)

그는 이런 사실을 근거로 '북한에 현금이 들어가면 안 된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시장, 무역이 들어간 북한과 그렇지 않은 북한은 구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의 차이"라며 "청동기 시대에 구석기 시대에나 맞는 대북정책은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 슬라이드쇼 하단에 기사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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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KOTR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남북교역 제외)는 76억달러(약 9조원)에 달한다. 수출이 31.6억달러, 수입이 44.5억달러다.

반면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유입되는 돈은 연간 1억달러(약 1200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개성공단이 북한에게 '없어서는 안 될 돈줄'이 아니라고 다수의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다.

다시 말하면, 개성공단 폐쇄는 하나의 상징적 조치일 뿐, 북한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는 제재가 아니라는 것.

"그런데 기분 나쁘다고 해서 기분 나쁜 대로 정책을 펼 수는 없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우리가 지금 개성공단 통해서 북에 들어가는 게 연간 1억 달러라고 하는데요. 북한이 지금 북중 교역을 통해서 교역하는 규모가 연간 60억 달러가 넘습니다. 그러면 60억 달러가 북중 교역을 통해서 이미 물자와 돈이 오고가는데 그 중에 1억 달러를 막는다고 해서 북한에 큰 피해가 되겠느냐, 하는 문제가 있고요. 또 하나는 북한의 5만 5천명의 근로자들이 임금을 까먹는 것으로 달러가 들어가는 건데 지금 북중 간에 가장 많이 진행되고 있는 사업 중에 하나가 인력 송출입니다. 북측 근로자를 중국 많은 기업에 보내고 있어요. 그러면 개성공단에 있는 고숙련된 노동자들을 그대로 또 다시 중국에 보내면 되는 거거든요." (김근식 국민의당 통일위원장,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 2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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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북한 당국이 겪는 고통이 우리 정부의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개성공단 가동으로 북한에 유입되는 자금(근로자 임금 포함)은 연간 북한 대외무역(70억∼80억 달러) 규모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 정부의 기대처럼 중국이나 러시아가 실효적이면서 강력한 대북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 북한은 근로자 해외 파견 규모를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개성공단에서 유입되던 자금을 보충할 가능성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은 "북한은 개성공단 근로자를 중국에 파견하면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개성공단 폐쇄로 북한이 입을 피해는 한국 정부가 기대하는 것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2월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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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은 북한보다 한국에게 더 이롭다'고 지적하는 의견도 많다.

개성공단에 4년간 머물며 대북협상을 담당했던 김진향 카이스트 교수는 지난해 9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개성공단이 ‘북한 퍼주기’라니 말도 안 됩니다. 우리가 북한보다 몇 배, 몇십 배를 더 퍼오고 있는데 그걸 다들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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