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6년 02월 09일 10시 05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2월 11일 11시 07분 KST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김빈이 말하는, 정치에도 디자이너가 필요한 6가지 이유

허핑턴포스트코리아 : 이윤섭

디자이너 김빈은 34살이라는 나이에 정치에 뛰어들었다. 도대체 왜?

김빈은 2005년 LG전자에 입사해 8년간 휴대전화 디자인을 하며 디자이너로서의 경력을 시작한 인물이다. 디자이너로서 입지가 올라가던 2013년에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딴 빈컴퍼니를 창업했고, 한국의 색과 문양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천착하던 그한지단청을 서양의 틀과 결합한 바스켓이라는 화학적 결합품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디자이너로서 아직도 해낼 일이 많은 그녀가 왜 갑자기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을까. 허핑턴포스트코리아가 김빈을 만나 물었다.

대담 = 원성윤 뉴스 에디터

사진, 영상 = 이윤섭 비디오 에디터

1. 디자인은 문제 해결 과정이다. 정치도 그렇게 풀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디자이너인데 왜 사회 현안에 대해 관심이 많냐, 정치에 뛰어 들었냐고 물어본다. 디자이너도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고, 한국에서 사업하는 사람이다. 제가 고용하는 친구들도 있고, 파트너도 있다. 기업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사정이 좀 나은 편이지만,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처우 수준이 형편없다. 월급은 지나치게 낮고, 고용도 불안정하다. 결국, 버티지 못했다. 장사를 하거나 하던 일을 포기하고 다른 일을 찾게 되는 걸 숱하게 봐왔다. 한국에서 지속해서 사업을 꾸려가기 위해서는 자신이 희생해야 하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 연애할 시간도, 결혼할 시간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정치가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거다. 누군가를 이것을 알아줘야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정치와 디자인은 비슷한 점이 있다. 디자인은 문제해결 과정이다. 전체를 보는 눈이 있어야 해답을 도출할 수 있다. 디자이너로서의 능력을 발휘해 정치에 적용하고 싶다. 국민들에게 정치가 재미와 감동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2.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디자인도 잘 할 수 있다

124

젊은 사람들은 돈을 모으면 배낭여행을 간다. 그리고 유럽에서 오래된 건물들을 보면서 기분을 만끽한다. 한국을 보라. 우리 주변에 오래된 건물을 본 적이 있는가. 왜 우리는 해외에 나가서야 오래된 것을 보고 고풍스럽다며 좋아하는 걸까. 역사를 제대로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오래된 것, 가치 있는 것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이 들어갔는지 짐작하지 않는다. 중국의 짝퉁의 천국이라고 하지만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베끼는 것에 대한 죄의식이 없다. 남대문 복원 과정은 한국의 역사의식 부재를 보여주는 사례다. 남대문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려서 만들어졌겠나. 제대로 된 복원이 중요한데, 취지도 결과도 모든 문제가 있었다.

3. '창조인'이 대접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

경남 통영에 세병관(洗兵館)이라는 역사 유적지가 있다. 이순신 장군께서 무기를 씻는 곳이라는 뜻으로 세우셨다. 임진왜란 당시 세병관에서 나전칠기, 갓 등을 만들었던 12공방을 최근에 복원했다. 통영에 계신 장인들을 만났는데 그분들이 주말마다 세병관으로 나가 일을 하고 계셨다. 이유인즉, 공무원들이 세병관에 온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일을 하게 했다는 것이다. 너무나 기가 막혀서 말을 잇지 못했다. 좌판에 앉아서 물품들을 놓고 팔고 계셨다. 어쩜 이렇게 기능인들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당도 말하기 창피한 수준으로 주고 있었다. 이렇게 기능인, 창조하는 사람들이 대접받지 못한다면 누가 나서서 이런 일들을 이어가겠다고 하겠나. 제가 정치에 뛰어들어 이런 창조인들을 대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4. 사회 안전망을 갖추어야 창조인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

124

142

더불어 컨퍼런스 현장

한국 사회는 유능한 인재들이 능력을 썩힌다. 기업에서 충분히 일할 수 있지만, 기혼여성에게는 그런 기회가 막혀있다. 그리고 작은 시장도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한다. 대기업이 파는 물건만 다 구매하고, 똑같은 물품만 소비할 수는 없는 일이다. 홍대 프리마켓도 있어야 하고, 제주도의 프리마켓도 있어야 한다. 그런 작은 시장들이 먹고 살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은 사회적으로는 잉여적 인간이 돼버리고 만다.

5. 디자이너는 정치적 벽을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대화할 때 공통점이 있으면 말하기가 편해진다. 정치인들이 시민들에게 다가갈 때 뻔한 얘기를 해서는 안 된다. 양복 입고 청년들에게 '힘들지?'하고 물어보면 청년들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을까. '네네 괜찮아요.' 그러고 말 것이다. 전국 투어 '더불어 컨퍼런스'를 하면서 많은 분을 만났다. 서로의 공통점을 이야기했다. "우리 동생이 디자인해요." "제 부인이, 제 여자친구가 디자인해요." 이러면서 서로의 고충을 듣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를 가졌다. '아, 이런 효과가 있구나.’하고 느꼈다.

6. 정치에도 디자인이 필요하니까

디자이너와 브랜드 담당자들이 입당하면서 아주 좋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사소하게 생각하는 현수막, 당 대표실 뒤 배경 문구부터 디자인이 바뀌고 있다. 언론에 비치는 것이기에 굉장히 중요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에 영향을 끼친 '체인지'(Change)라는 캠페인 역시 디자이너들이 만들어 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