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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10일 12시 17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2월 10일 14시 07분 KST

파리크라상엔 '찍힌 직원'들을 모아두는 '대기발령 부서'가 있다

한겨레

뉴시스(표주연 기자)가 지난 2일 파리크라상에 사실상 퇴사를 종용하는 부서가 있다는 고발 기사를 썼다. 파리크라상은 브랜드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을 운영하는 회사이며, SPC그룹의 계열사다.

뉴시스에 따르면 파리크라상 '시장조사팀'은 이런 부서다.

입사 10년 차 여직원 A씨는 지난해 10월1일 육아휴직을 마치고 회사에 복귀한 뒤 11월24일 시장조사팀으로 발령이 났다. 관리자급인 소속 부서 팀장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육아휴직에서 돌아오자 팀장은 "(예전에 우리 부서에) 너를 받기 싫었는데 받아야 했다. (육아휴직에서)돌아왔지만, 앞으로 일을 주지 않을 것이다"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시장조사팀으로 발령한 뒤 사측은 "한 달 치 월급을 줄 테니 스스로 그만두라"고 지속해서 요구했다.

(뉴시스 2월2일)

그동안 파리크라상 시장조사팀으로 발령이 난 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이 팀에 배치되면 회사를 나갈 때까지 업무를 받지 못하는, 사실상 '대기발령' 상태로 지내야 한다. 업무용 책상은 물론 사무용 PC도 지급되지 않으며, 영업직 사원의 경우 노트북과 태블릿PC도 반납해야 한다. 출퇴근 체크도 하지 않으며, 어떠한 사내 문서도 볼 수 없다.(뉴시스 2월2일)

시장조사팀에 발령이 난 5명 중 이씨·ㄱ씨·ㄴ씨 등 3명은 버티고 있지만 나머지 2명은 이미 회사를 떠났다. 사내에선 이미 시장조사팀에 발령이 나면 회사를 나가야 한다는 게 불문율처럼 여겨져왔기 때문이다.(경향신문 2월2일)

문제는 적절한 업무평가에 따른 인사 발령이 아니라는 점이고, 위 사례에 해당하는 직원은 모두 업무평가에서 중상 이상 등급을 유지했으나 내부고발 이후 고과가 하락했다고 뉴시스는 전했다.

이에 대해 파리크라상(인사파트 임원)은 뉴시스에 이렇게 해명했다.

"최근 2~3년 동안 업무평가에서 연속해 C나 D를 받은 직원 중 다른 부서에서 받아주지 않을 경우 대기발령하기도 한다"

"권고사직의 일종으로 봐야 한다"

위 사례처럼 회사가 특정 노동자를 저성과자로 만들고 대기발령을 하는 형식의 퇴사 종용은 이미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자칭 "노동개혁 양대지침"은 저성과자를 해고할 수 있는 '일반해고'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주영 민주노총 법률원 노무사는 “고용노동부의 양대지침은 인사평가를 사용자의 인사재량권이라고 전제함으로써 이러한 현장의 자의적 판단을 사실상 허용하고 있다”며 “결국 양대지침 시행 이후 저성과자 해고는 더욱 확대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기사가 나온 후 파리크라상은 시장조사팀 소속 직원들을 모두 희망하는 부서로 발령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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