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6년 02월 09일 09시 55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2월 10일 08시 04분 KST

법원이 'line.co.kr' 도메인 소유주에 '네이버로 무상 양도' 판결을 내린 이유 (업데이트)

A smart phone is shown with messaging app Line in Seoul, South Korea, Wednesday, July 16, 2014. Naver Corp. said its subsidiary Line Corp. that operates a popular mobile messaging app is considering listing its shares in Tokyo or New York. Naver, South Korea's largest Internet company, said Wednesday that Line could sell shares in an initial public offering in both Japan and the U.S. (AP Photo/Lee Jin-man)
ASSOCIATED PRESS
A smart phone is shown with messaging app Line in Seoul, South Korea, Wednesday, July 16, 2014. Naver Corp. said its subsidiary Line Corp. that operates a popular mobile messaging app is considering listing its shares in Tokyo or New York. Naver, South Korea's largest Internet company, said Wednesday that Line could sell shares in an initial public offering in both Japan and the U.S. (AP Photo/Lee Jin-man)

업데이트 : 2016년 2월10일 02:05 (네이버 해명 및 배경 설명 추가)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라인'과 이름이 같은 영문 인터넷 도메인(www.line.co.kr)을 먼저 등록한 사람이 있더라도 네이버가 이를 사용하도록 무상으로 넘겨주는 것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일반적인 오해와는 달리, 이는 상식적인 판결에 가깝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김기영 부장판사)는 A씨가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코퍼레이션을 상대로 "도메인이름 말소 의무가 없음을 확인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차선(車線)과 관련된 사업을 하면서 2010년 4월 'www.line.co.kr'이라는 도메인이름을 등록해 소유권을 갖고 있다.

라인코퍼레이션은 2011년 6월 일본에서 모바일 메신저 '라인' 서비스를 시작하고 2014년 4월부터 국내에서 라인 관련 상표권을 취득했으며 작년 1월 인터넷주소분쟁조정위원회에 A씨를 상대로 이 도메인이름을 말소하라는 내용의 조정을 신청했다.

조정위는 "A씨가 이 도메인이름을 등록, 보유 또는 사용하는 것은 라인코퍼레이션의 도메인이름 등록·보유·사용을 방해하거나 이 회사 또는 제3자에게 판매해 부당한 이득을 얻을 목적이 있음이 명백하다"며 A씨가 말소하라고 결정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내며 "이 도메인이름은 네이버 서비스보다 먼저 등록해 우리 회사 홈페이지 주소로 계속 사용했고 'line'이 보통명사로 선(線)의 의미가 있으므로 이 도메인이름을 쓰는 데 정당한 이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의 라인 서비스 가입자수가 지난해 6억명을 돌파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라인 관련 상표권을 모두 취득했으며 이 이름이 모바일 메신저 식별표지로 국내외 널리 알려진 점 등을 보면 'line'이 보통명사라 해도 피고 이외 제3자가 마음대로 쓸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A씨가 네이버 측으로부터 도메인이름 양수 요청을 받자 그 대가로 미화 10만 달러를 요구한 사실 등을 들어 인터넷주소자원법이 금지한 '부정한 목적'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주소자원법 12조는 '누구든 정당한 권원이 있는 자의 도메인이름 등록을 방해하거나 정당한 권원이 있는 자로부터 부당한 이득을 얻는 등 부정한 목적으로 도메인이름 등을 등록·보유·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이 판결에 대해 네이버 측은 "2014년 12월 해당 도메인이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다음카카오 홈페이지로 연결돼 조정절차를 밟은 것"이라며 "메신저 서비스 방해를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면 원소유자의 사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 세계 인터넷 도메인 관리와 정책을 결정하는 총괄기구인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의 통일 도메인이름 분쟁해결정책(Uniform Domain Name Dispute Resolution Policy)규정에 따르면, 도메인 거래 등의 행위는 불법으로 간주된다.

특히 A씨처럼 어떤 이유에서든 네이버 라인의 경쟁사인 카카오톡 홈페이지로 도메인을 리다이렉트한 경우는 특정 서비스를 방해할 목적에 해당하는 명백한 '부정사용 행위'로 간주돼 도메인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받기 어렵게 된다. 이런 규정은 국내 관련법에도 대체로 동일하게 준용되고 있다.

만약 A씨가 도메인 거래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시하지 않았거나 부당하게 도메인을 리다이렉트 하지 않는 등 부정사용 행위를 하지 않았을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 경우 네이버는 A씨와의 비공개 협상을 통해 '위로금' 명목으로 일정한 돈을 (비공식적으로) 지급한 뒤 도메인을 확보하는 절차를 밟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반적인 오해와는 달리, 도메인은 부동산 같은 사유재가 아니라 (준)공공재에 가깝다. 인터넷은 누군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공공의 재산이며, 인터넷의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인 도메인 역시 마찬가지라는 합의된 인식 때문이다.

현행 도메인 관련 국제협약도 기본적으로 이런 취지에 바탕을 두고 있다. (도메인 관리에 대해 '완전한 자유시장', 즉 '경쟁입찰을 통한 매각' 원칙을 주장하는 쪽도 물론 있다.)

따라서 비용을 지불한 뒤 특정 도메인을 먼저 소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정당한 목적에 어긋나는 방법으로 사용할 경우 소유권이 박탈될 수 있다.

요약하면, 이번 판결을 '네이버의 갑질'이나 '편향된 판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오히려 이번 사건은 도메인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A씨의 '자책골'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