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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05일 11시 17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2월 05일 11시 26분 KST

그리스 경제는 긴축과 난민위기에 압살당하고 있다

ASSOCIATED PRESS
Migrants and refugees disembark from a ferry after their arrival at the port of Piraeus near Athens, Sunday, Jan. 31, 2016. Europe has endured a huge influx of migrants, most of whom undertake a dangerous journey in search of a better life. On Saturday, at least 37 people drowned, including children and babies, when their boat capsized during the short trip from Turkey to Greece. (AP Photo/Yorgos Karahalis)

난민 위기가 쇠약해져 가는 그리스 경제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난민 행렬을 감당할 능력도 위협하고 있다.

이미 긴축의 부담을 지고 있는 그리스에 난민 위기의 경제적 압력이 더해져, 그리스 정부 내에서는 EU와 터키가 위기 대처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으면 반(反) 난민 외국인 혐오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퍼지고 있다.

그리스 은행 야니스 스투르나라스 총재의 의견도 그렇다. 12월 17일 유럽 중앙 은행 협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는 난민 유입이 갖는 경제적 영향에 대한 기존 연구들을 모아서 난민 위기가 그리스에 어떤 위험들을 주는지 보여줬다.

“[난민] 위기가 지속/악화되면 그리스 경제 전망에 불리한 위험 요소가 더해진다.” 스투르나라스의 주장이다. 중도우파 정부 시절인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재무 장관을 지냈던 스투르나라스의 의견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에 더욱 힘을 싣는다.

이 보고서는 그리스에 매일 도착하는 수천 명의 난민들을 받아들이기 위한 공공 지출이 올해 GDP의 0.3% 수준인 6억 유로에 달할 것이라는 정부 추정치를 인용하고 있다.

이 비용이 ‘엄격한 재정 삭감의 시기에’ 발생하기 때문에 힘겨운 트레이드오프가 발생할 것이라 한다.

또한 대다수가 시리아인인 난민들이 대거 유입되기 때문에 그리스 섬의 관광업에 특히 치명적이었으며, 그리스 항로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국제 무역에도 타격이 있었다.

greece refugee

1월31일, 난민들을 태운 배가 그리스 아테네의 피레우스항에 도착하고 있다. ⓒAP

그리스에 들어오는 난민 대다수는 계속해서 더 부유한 유럽 국가들로 가고, 특히 최근까지 비교적 난민들을 환영해왔던 독일과 스웨덴으로 향한다.

그러나 그리스 접경국들 중 난민들의 통과를 허용하지 않는 국가들이 늘어남에 따라, 그리스 안에 남는 난민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 정부는 난민들의 반영구 주택, 식량, 의료 비용까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스투르나라스의 보고서는 말한다.

아이러닉하게도 난민들이 가고 싶어하는 독일 등의 부유한 나라들은 난민들의 유입으로 경제적 이득을 볼 가능성이 가장 크다. 난민들이 고숙련 분야 노동력 부족 사태를 해결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를 통해 유럽으로 오는 난민들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그리스는 난민 유입에 대처할 경제력이 가장 떨어지는 나라들에 속한다(U.N.에 의하면 2015년에 유럽에 온 난민 중 84%, 올해는 92%가 그리스로 들어왔다).

그리스 경제는 아직도 재정 위기의 충격과 2010년 이후 3번 있었던 국제적 긴급 구제금융이 요구하는 대규모 긴축 정책에 휘청거리고 있다. 25%에 가까운 실업률은 EU 국가 중 가장 높으며, 경제 규모는 2009년에 비해 25% 줄어들었다. 그리스의 소득도 그와 비슷한 비율로 줄어들었다.

난민 위기는 여러 유럽 국가들에 서로 다른 경제적 영향을 미친다. 런던정치경제대학(LSE)의 유럽 정치 전문가 앙겔로스 크리소겔로스는 이것이 유로존에 존재하는 불균형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이것은 유로존의 순수출 증가를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모든 유럽 국가들이 똑같이 얻는 것이 아니다.” 그는 독일이 보통 수출 성장의 가장 큰 몫을 가져간다고 말한다.

EU threatens Greece over flow of refugees - Al Jazeera English


그리스가 참을성을 잃어간다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EU가 보다 포괄적인 해결책을 내지 않으면 수그러들지 않는 난민 유입과 그에 따른 경제적 위험이 그리스 내에서 외국인 혐오 정서를 키울 수 있다고 그리스 정부는 두려워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가혹한 전략을 도입하지 않았다. 헝가리는 난민들을 수용소에 가두고 유럽의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게 하고, 덴마크와 스위스는 유지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난민들의 재산을 압수한다. 프랑스,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에서는 외국인 혐오 정치 운동이 일어났지만, 그리스 시민들은 그러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 정부 고위 관계자는 EU가 효과적인 정책적 해결책을 내지 못하고 있고, 여러 국가들이 그리스만 지목하고 있는 것이 그리스 대중의 관대함을 시험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 상황이 수그러들지 않고 계속된다면 그리스의 네오 나치인 황금새벽당 등 외국인 혐오 세력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난민 위기의 압박을 계속 받는 동시에 파트너들에게 가혹한 대우를 받는다면 극우가 부상할 위험은 언제나 있다. 우리는 그리스 사회가 많은 고통을 겪었고, 지금도 고통 받고 있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난민들이 많이 도착하는 곳인 레스보스 섬의 인도주의 종사자 역시 그와 비슷한 우려를 했다. 그는 레스보스 주민들은 난민들을 적극 환영한다고 했다. 그러나 난민 위기로 더욱 악화된 그리스의 경제적 고충은 무시하면서, 난민 지원에 방대한 자원을 투입하는 국제사회에 대해 최근에는 분개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스인들은 섬의 난민과 인도주의 종사자들을 엄청나게 환대했다. 하지만 유럽이 자신들을 버렸다, 자신들이 하는 일 때문에 벌을 받는다고 느끼기는 한다.” 고용주가 발언을 금지하기 때문에 익명으로 남길 원하는 종사자의 말이다.

난민들을 도운 레스보스 섬 주민 두 명은 이번 겨울에 레스보스 섬에 가서 원조를 하고 촬영한 배우 수전 서랜든과 함께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후보 지명을 한 그리스 학자들과 그리스 올림픽 위원회는 이 두 주민이 ‘엄청난 난민 위기에 대한 그리스, 단체들, 자원봉사자들의 행동과 태도를’ 대표한다고 말했다.

다른 EU 회원국들이 그리스를 윽박지르고 처벌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대중의 호의가 바닥 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일고 있다.

28개 EU 가입국의 행정부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월 2일에 난민들을 그리스 내에 등록하고 해양 국경을 확보하라는 권고들을 준수하라는 최후통첩을 냈다. ABC 뉴스에 따르면, 만약 그리스가 3개월 안에 준수하지 못할 시 EU 국가들은 국경 통제를 최고 2년까지 도입할 수 있다. 유럽 국가들 간에 여권 없는 왕래가 가능한 26개국 간의 쉥겐 조약에서 그리스가 배제되는 셈이다. 그렇게 되면 인접국들은 죄다 국경을 걸어 잠그고, 매일 수천 명씩 그리스에 도착하는, 그리스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서 정착하려는 난민들 전부를 그리스가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최후통첩 전에 EU 가입국들의 고위 관계자들은 몇 주 동안이나 그리스가 해양 국경 순찰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난민들이 유럽에 들어오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격렬하게 비난해왔다. 이들은 그들이 그리스에게 제공한 원조가 난민 위기에 대처하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되지 못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긴급 자금 지원으로 그리스에게 2억 7800만 유로를 주었고, 2014년부터 2020년까지 ‘그리스에 받아들이고, 돌려보내고, 정착시키는’ 용도로 매년 4억 7400만 유로를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고 1월 말 보고서에서 밝혔다.

유럽 연합 집행 위원회의 토베 에른스트 대변인은 난민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그리스의 개인과 정부의 노력을 위원회가 인지하지 않았다는 것을 부정했다. 동시에 위원회는 그리스가 접근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파산한 이 국가는 최근 수십 년 중 최대의 난민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개발하려고 애쓰고 있다.

- 코스타스 엘레프테리우, 아테네대학교

“우리는 그리스인들을 고립시키거나 오명을 씌우고 있는 게 아니다. 그들이 부족한 점을 개선하는 것을 도움으로써, 그들이 자신의 의무를 존중하는 것을 돕는 것이다.”

유럽 고위자들과 난민 위기를 논의했던 그리스 외교관은 그리스가 과거에 실수를 했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위원회의 행동은 ‘현실이 어떤지에 대한 아주 부분적인 이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현재 위원회의 권고 사항은 EU 고위자들이 그리스를 난민과 이민 정책 상황의 희생양으로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다. 권고 사항들 중에는 합리적인 것도 있고, 이미 충족된 것도 있고, 국경 통제를 정당화하고 그리스를 희생양으로 만들기 위한 것도 있다.”

이번 주에 그리스 정부는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절차를 신속히 하기 위해 수용 시설 완성에 군대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그리스는 다른 유럽 국가들에게 난민들 정착을 위한 그들의 임무를 존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EU에게 터키에게 압력을 넣어 터키 영토를 떠나는 난민의 수를 제한하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EU는 11월에 터키로 간 시리아 난민 220만 명 원조를 위해 터키에게 32억 달러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대신 EU는 터키에게 난민들이 바다를 통해 유럽으로 오는 것을 보다 적극적으로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시리아인들인 난민들이 매일 수천 명 터키에서 그리스로 유입되어 경제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

위의 그리스 외교관은 유럽 고위자들이 그리스의 난민 재정착 신청 처리 속도가 느리다고 불평하곤 하지만, 그리스가 처리하고 난 난민들을 재청작시키는 그들의 속도 역시 마찬가지로 느리다고 지적한다. 그리스 당국이 9월 이후 처리한 신청 700건 가운데 200건에 대해서만 재청작이 이루어졌다고 그는 말한다.

비영리단체인 국제인권감시기구는 그리스 정부의 여러 주장이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국제인권감시기구는 그리스 정부의 난민 수용 노력이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특히 공식적인 등록 절차에 있어 적절한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리스의 경제적 어려움이 일부 난민 위기 때문임을 인지하며, 난민들을 마치 ‘창고’에 넣어두듯 그리스 국경 내에 두거나 아예 돌려보내려고 하는 유럽 고위 관리들을 가장 거세게 비판한다.

“난민들을 그리스의 열악한 조건에 가둬두는 것은 이 여성들, 남성들, 어린이들에게 재앙이 될 것이며, 응당 이루어져야 할 책임 분담의 정반대에 해당한다. 계속되는 전세계적 난민 위기에서 EU의 리더십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국제인권감시단체의 그리스 전문가 에바 코세가 1월 28일 성명에서 밝혔다.

코세는 EU가 약속했던 원조와 국경 순찰 인력을 그리스에게 지원하지 않았으며, 유례없는 난민 유입 처리를 위한 대륙 전체의 새로운 시스템 개발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파산한 이 국가는 최근 수십 년 중 최대의 난민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개발하려고 애쓰고 있다. 불합리하다.” 아테네 대학교의 그리스 정치 전문가 코스타스 엘레프테리우의 말이다. “그들은 그리스인들이 난민 센터와 이 위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리스가 하는 모든 일은 절박한 재정 상황의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360도 영상) Refugee process - The Huffington Post


그리스 부채 삭감 논의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그리스 정부는 기관 채권자들과의 부채 삭감 패키지 논의에서 난민 위기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아테네 대학교의 엘레프테리우는 치프라스가 부채 삭감 논의에서 난민 위기를 언급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그것이 영향이 있을지는 회의적이라 한다.

“유럽 파트너들은 난민 위기와 긴축 프로그램을 연결하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측에 도움이 될지 나로선 모르겠다. 전에도 그런 시도를 해본 적 있었던 것 같기 때문이다.”

런던 정치경제 대학의 크리소겔로스는 그리스가 보다 받아들이기 쉬운 채무 상환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난민 위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스는 난민과 국제 이슈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함으로써 경제적으로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하고 있다.”

그리스는 난민과 국제 이슈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함으로써 경제적으로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하고 있다.

- 앙겔로스 크리소겔로스, 런던정경대 교수

그리스의 주요 채권자이며 최근 그리스 연금 개혁 협상에서 강경책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진 IMF는 정책상 그리스와 진행 중인 협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IMF는 허핑턴포스트에 난민 유입의 단기와 장기 경제적 영향에 대해서는 1월 20일에 발표된 IMF 보고서를 참조하라고 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그리스가 난민들의 관문이 되는 국가이며, 이에 따른 그리스의 추가 공공 지출이 2015년 GDP의 0.17%인데, 이는 난민들의 최종 목적지인 다른 여러 국가들에 비해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리스의 난민 관련 비용의 영향을 현재 진행 중인 부채 위기의 맥락에서 관찰하지는 않았다.

“이 연구는 적절한 정책 – 특히 노동 시장에 효과적으로 통합시키는 것 – 을 사용하면 난민들의 잠재력이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인다. 각 국가가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대응도 달라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난민 증가는 전세계가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할 전세계적 난제다.” 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이 보고서와 함께 발표한 성명이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에 게재된 'Greece's Economy Is Getting Crushed Between Austerity And The Refugee Crisis' (영어)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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