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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04일 06시 10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2월 04일 06시 24분 KST

조응천, "청와대 관련 정보는 머릿속에서 딜리트"

연합뉴스

"딜리트."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남긴 한 마디다.

다만 맥락을 고려할 때 이건 '청와대에서 관련 기록을 모두 삭제했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청와대 관련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서 다 지워버렸다'는 의미로 보인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그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입당 배경과 목표 등에 대해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자신을 영화 '내부자'들의 이병헌에 비유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얻은 '고급정보'들을 활용(폭로)하기 위해 정치에 입문한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요한 자리에 있었던 만큼 정부ㆍ여당에서는 ‘정보’를 정치적 무기로 쓸 가능성을 말한다.

“스스로 그런 생각을 갖고 있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만약에 내가 억울해요, 라고 하려면 영장청구를 했을 때 해야 했다. 내가 구치소에 갈 일이 생길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않았다.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구치소에 갈 확률이 높은 상황에 가면 대개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한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때 내가 지푸라기라도 잡을 심정이었다면 ‘이런 것 깐다’고 (검찰과) 딜을 하거나, 아니면 잘 아는 기자나 야당에 주고 영장이 발부되면 터트려 달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때 심정은 ‘그래 죽여라, 죽으라면 죽겠다. 그렇지만 내가 죽어서라도 이 정부 나아지고 대한민국 행복할 수 있다면 죽겠다’는 생각이었다. 그 때 당시 언론사에 말하는 대로 다 방송에 실어줄 테니 제발 나오라 했는데도 한 군데도 안 나갔다. 끝까지 거부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들은 자기 같으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지 모르겠으나 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 더민주가 그런 조건을 걸었다면 굉장히 마음 편하게 거절했을 것이다.” (한국일보 2월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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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도 "(여권을 향한) 스나이퍼(저격수) 역할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 씨는 기자와 만나 “(청와대를 나오며) 서류 한 장 들고 오지 않았다”며 “있었다면 저번에 (검찰 수사에서) 다 털렸지 않겠나”라고 했다. ‘머릿속에는 있지 않냐’란 질문에는 “딜리트(삭제), 완전히 딜리트”라고 답했다. 그는 “(청와대 관련)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려고 온 것이 아니다”고 했다. 한 TV 인터뷰에서도 그는 “뭔가를 하려면 2014년 12월 구속 위기에 처했을 때 하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동아일보 2월4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는 "(그 정보들을) 머릿속에서 포맷(format·초기화)은 안 했고 삭제(delete)만 했다. 포맷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선거에 이런 정보를 '폭로'할 계획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입당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그 동안 당 내 헤게모니에 몰각 돼 정부가 이상한 짓을 해도 야당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지적할 능력도 없었다. 이 정부가 역대 급 야당 복을 가졌다는 말도 있을 정도였다. 야당 쪽은 정말 ‘쌀 버러지’라고까지 생각했었다. 그러나 바뀐 것을 보고, 또 도와달라며 저 같이 삶의 궤적이 완전히 다른 사람의 목소리와 시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봤다." (한국일보 2월4일)

조 전 비서관은 지난 2014년 '청와대 비선실세' 논란으로 이어진 '정윤회 문건' 폭로 사건 당시, 문건을 유출한 당사자로 지목됐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청와대 3인방'이 정윤회씨와 손잡고 자신을 범죄자로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상태다.


'정윤회 십상시 게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