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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02일 06시 01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2월 02일 06시 51분 KST

SBS가 피해자 가족을 '재혼녀'라 표현하는 게 잘못된 이유

SBS를 비롯한 여러 매체가 기사에 성폭력 피해자의 인척을 '재혼녀'라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SBS는 이날 방송에서 "재혼녀의 조카를 성폭행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30대 남성이 수차례 똑같은 범행을 저질러 임신까지 시켰다가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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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사실 관계는 39세의 남성 오씨가 지난 2010년 6월 약혼자의 조카를 성폭행한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석방되었으나 결혼 후에도 수차례 똑같은 범행을 저질러 임신까지 시켰다가 끝내 중형을 선고받았다는 내용이다.

이에 트위터의 사용자들은 'OO녀'라는 표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 사건에서 '재혼녀'라고 표현된 피해자 A(18)양의 이모 B씨가 오 씨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오 씨의 성폭행 범죄 기사 제목에 등장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실제로 여러 매체는 '처조카'를 성폭행했다고 썼다.

물론 SBS만 같은 사건에 '재혼녀'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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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OO녀'라는 표현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성폭행 사건의 경우 '만취녀', '부킹녀'라는 표현은 마치 '만취했으니까', '부킹했으니까'라는 의미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읽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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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범죄가 아니더라도 일부가 긍정적인 의미라고 생각하고 사용하는 '개념녀' 등의 표현 또한 여성을 평가의 대상으로 격하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인문학카페 36.5º 대표 홍승은 씨는 위안부 합의에 문제를 제기하는 동생에게 '개념녀'라 부르는 일부의 사람들에 대해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는 역사 속 가부장적인 억압과 분리될 수 없는 것인데도, 가부장적 폭력의 연장선에서 '미소녀' '개념녀' 등 또 다른 폭력을 가하고 있다. 우려가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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