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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01일 17시 37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2월 01일 17시 41분 KST

'쇼팽 콩쿠르' 우승 후 첫 한국 무대에 서는 조성진의 이야기

연합뉴스

"콩쿠르 우승은 제가 원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목표는 아니에요. 제 인생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저만의 길을 개척하고 싶어요."

지난해 10월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의 제17회 폴란드 쇼팽 피아노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22)이 오는 2일 우승 후 처음으로 고국 무대에 선다.

조성진은 공연을 하루 앞두고 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거의 1년 만에 한국에 왔는데 설레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콩쿠르 우승 이후 세계 각국을 돌며 연주회를 한 조성진은 전날 일본 공연을 마치고 이날 낮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조성진은 2일 예술의전당에서 두 차례에 걸쳐 열리는 쇼팽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갈라콘서트에서 다른 입상자들과 함께 한국 관객과 만난다.

조성진은 "저는 늘 작은 연주든 큰 연주든 똑같은 자세로 임하려고 하지만, 내일 무대는 콩쿠르가 끝나고 처음 한국에서 하는 무대인만큼 기대되고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된다"며 고국 팬들에게 "정말 많이 응원해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열심히 하는 모습 지켜봐주시고 응원해달라"고 인사를 전했다.

조성진은 또 그의 우승 후 한국에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대해 "저로 인해서 정말 클래식 음악이 요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은 정말 클래식 연주가에게는 좋은 소식"이라며 "기쁘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클래식 음악에 관심 더 많이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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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쿠르가 끝나고 나서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는 그는 그러나 이번 우승이 그의 음악 인생에서 시작점일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콩쿠르는 제가 원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목표는 아니에요. 저는 아직 만 스물 한살이고, 언제까지 살지도 모잖아요. 어디가 제 정점일지 예측은 아직 못하겠지만 제 마음속으로는 이제 막 시작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성진은 자기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해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롤모델'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만의 길을 개척하고 싶어 롤모델은 일부러 정해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라두 루푸를 정말 좋아하지만 롤모델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존경하지만 저와는 너무 다른 분이죠. 제가 저와는 다른 그의 길을 가면 뭔가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그는 "제가 생각하는 훌륭한 피아니스트는 뭔가 귀하게 느껴지는 연주를 하는 사람"이라며 "작곡가들이 엄청난 노력과 고뇌를 통해 만든 걸작들을 대할 때 굉장히 진지하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런 자세를 가진 사람이 훌륭한 음악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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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은 DG 전속 계약을 통해 5년간, 5개 음반을 발매할 예정이다. 그 첫 작업으로 오는 4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지휘자 정명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함께 쇼팽 협주곡 1번을 녹음하고, 이어 베를린에서 네 개의 발라드를 녹음할 예정이다.

조성진은 "정명훈 선생님과는 2009년 5월 첫 협연 이후 8개의 협주곡을 같이했으며 모두 20번 넘게 함께 했다"며 "음악가로서 존경하는 분이어서 이번 녹음이 기대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번째 음반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 해봤지만 쇼팽 이외의 작곡가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성진은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 가운데 김선욱, 손열음, 임동혁과 가깝다고 소개하며 "존경하는 선배님들이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굴지의 대형 매니지먼트사가 아닌 프랑스의 '솔레아 매니지먼트(SOLEA MANAGEMENT)'와 계약한 데 대해 "처음부터 저는 회사의 이름보다는 매니저가 저와 잘 맞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콩쿠르 이후 11월부터 많은 매니저를 만났는데, 솔레이 매니지먼트의 매니저와 생각이 가장 잘 맞는 것 같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인간 조성진'의 면모도 엿볼 수 있었다.

"저는 또래 친구는 많이 없고, 저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거의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어서 사실 요즘 20대들이 어떻게 노는지 잘 몰라요. 쉴 때는 클래식 음악을 주로 듣는 편이고, 한국 발라드 가수들의 음악도 가끔 듣습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부모님이 음악가도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이 아니신데도 제가 음악이 좋다고 하니까 저를 뒤에서 도와주시고 믿어주신 것에 너무 감사드려요."

이날 기자회견에 1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조성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담담하면서도 차분하게 답변을 이어간 조성진은 "마이크 울렁증이 좀 있다"며 "무대에서 피아나노 치는 것보다 이렇게 말하는 게 더 떨리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성진과 함께 콩쿠르 주최 측인 쇼팽협회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회장과 최근 조성진과 전속 레코딩 계약을 체결한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의 우테 페스케 A&R(아티스트 앤 레퍼토리) 파트 부사장도 참석했다.

아르투르 슈클레네르 회장은 조성진에 대해 "피아노 키보드를 완전히 장악하고 완벽한 테크닉과 쇼팽 음악에 대한 완벽하고 환상에 가까운 이해력을 보여준다"며 "여기에 관객과 소통하고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까지 갖췄다"고 극찬했다.

우테 페스케 부사장은 "쇼팽의 음악이 인종과 문화를 넘어 전세계 사람들을 연결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조성진을 통해 한국에서 일어난 놀라운 반응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