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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01일 09시 38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2월 01일 09시 41분 KST

'가'급 국가중요시설 인천공항, 보안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담당?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밀입국은 대체 어떻게 가능했을까? 용의자가 워낙 주도면밀해서? 환승 승객에 대한 비자 제도가 허술해서? 직원 전용 출입문이 저절로 열려서? 보안경비원들이 제대로 근무를 하지 않아서? 아니면, 황교안 국무총리의 말처럼 테러방지법이 없어서?

이런 '사고'의 경우, 대개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가'급 국가중요시설로 분류되는 인천국제공항의 허술한 보안 실태는 이번 사건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허술한 보안 실태의 중심에는 간접고용 구조로 얽혀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다.

security airport

현재 자동출입국심사대의 보안·관리업무는 민간 경비용역업체가 출입국관리사무소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한다. 이 업체 소속 16명의 경비원이 총 12개 구역, 72대(출입국장 각각 36대)에 달하는 자동출입국심사대를 모두 담당한다.

하지만 처우는 열악하다. 이틀 근무 후 하루를 쉬는 ‘순환식 교대근무’임에도 월급은 150만원가량에 불과하고 대부분 근무기간이 2년이 채 안 된다. (중앙일보 2월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일하는 노동자 중 86%는 비정규직으로 파악된다. 정규직 노동자는 1041명으로 14.1%에 불과하고, 비정규직인 외부 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6318명으로 85.9%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2014년 기준)

인천공항의 높은 비정규직 비율은 이미 유명하다.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를 탈 때까지 만나게 되는 노동자들 중 정규직은 출국심사를 하는 공무원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세계 최고'라는 공항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운영하고 있다는 것.

특히 인천공항공사는 공항의 운영과 보안, 안전 등과 관련한 핵심 업무까지도 외부 업체의 노동자들에게 맡겼다. 비정규직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이 투입된 업무는 공항시설 보안으로 1132명이었으며, 보안 검색 966명, 환경 미화 762명, 수하물 시설 운영 474명, 구조 소방대 208명 등이었다. (한겨레 2015년 9월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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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여객터미널의 면세구역과 검색장 등 보안지대의 경비 및 보안은 외부업체 3곳이 나눠서 담당하고 있다. 공개입찰로 선정된 이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채용한 인력을 공항공사에 파견하고, 공항 측은 이들을 경비 및 보안 근무에 투입해왔다.

문제는 이들 업체를 통해 보안경비 요원으로 근무하는 이들 대부분이 계약직으로 저임금에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근무기강 해이, 높은 이직률 등은 국정감사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논란이 돼왔다.

우리나라와 외국을 연결하는 하늘길의 최일선 관문으로 최고 수준의 보안이 유지돼야 하는 인천공항의 경비를 공항 운영기관의 정규직 직원이 아닌 외부 민간업체에 맡긴 셈이다. (연합뉴스 2월1일)

지난해 열린 관련 토론회에서, 인천공항공사 측은 폭발물 처리, 공항시설 보안 감시 및 제어, 보안검색 운영 등의 업무를 외주업체에 맡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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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세월호 승무원 중 절반은 비정규직이었다. 선장은 1년짜리 계약직이었다.

세월호 승무원 29명 중 15명이 비정규직이었다. 핵심 부서인 갑판부와 기관부 선원 17명 중에서는 70%가 넘는 12명이 비정규직이었다. 위기 발생 시 인명 구조를 끝까지 책임져야 할 선장도 1년짜리 계약직이었고, 선장의 손과 발이 되어야 할 조타수 3명도 모두 6개월 내지 1년짜리 계약직이었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고쳐서 계속 일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6개월만 때운 뒤 더 좋은 직장을 찾아 떠나고 싶은 사람들이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평소 이름도 서로 모르고 지냈다고 하니, 위기 상황에서 이름을 불러 업무를 지시할 수 있는 관계도 아니었다. 어느 누가 세월호의 선원이었다 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 한겨레 2014년 8월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