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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31일 05시 36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1월 31일 05시 37분 KST

중국 산둥에서 4명의 광부가 생환하다(영상)

지난 29일 오후 9시 15분(현지시간) 중국 산둥(山東)성 핑이(平邑)현의 석고광산 붕괴사고 현장.

매몰될 광부를 끌어올릴 '구조통로' 주변에 모인 구조대원들이 끝이 보이지 않은 이 캄캄한 구멍을 끊임없이 주시하며 주문처럼 중얼거렸다.

phone footage

기중기가 이 통로에 내려보낸 줄을 감기 시작한 지 이미 10분이나 지났지만, 생존자 모습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이 줄의 끝은 매몰 광부들의 몸과 연결돼있었다.

지하 220m에 갇힌 생존자 4명을 직경 70㎝의 작은 구멍을 통해 다시 지상으로 끌어내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후 9시21분. 드디어 하얀색 안전모가 천천히 지상으로 올라왔고, 그 아래로 초췌한 표정을 한 첫 번째 생존자 얼굴이 모습을 드러났다.

지하 수백 m의 지옥같은 폐쇄공간에서 36일을 버틴 끝에 살아 돌아오는 데 성공한 것이다.

구조대원들과 공무원, 기자, 시민 등 현장에 있던 1천여 명이 너나할 것없이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이날의 구조작전을 전국에 생중계하던 관영 중국중앙(CC)TV 여기자도 울먹였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입에서 허연 입김을 연방 내뿜는 광부들은 몹시 지쳐 보였다. 그러나 그 표정에서는 '이제야 살았구나'라는 깊은 안도감도 묻어났다.

세 번째 생존자가 지상으로 올라온 뒤 모두에게 큰 소리도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넸다.

한 명이 골절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면 이들의 건강은 대체로 양호했다.

4명의 생존자를 지상으로 끌어올리기까지는 총 1시간44분이 소요됐다.

chinese miners

지옥같은 곳에서 살아돌아온 이들 생존자의 이름은 자오즈청(趙治誠·50), 리추성(李秋生·39), 관칭지(管慶吉·58), 화밍시(華明喜·36)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25일 오전 7시56분께 위룽(玉榮)상업무역주식회사 소유 석고광산에서 발생했다.

모두 29명의 광부가 매몰됐다가 사고 발생 뒤 11명이 구조되고 1명이 사망했다. 17명은 실종상태였다.

사고 엿새 만인 같은 달 30일 기적이 일어났다. 직경 178㎜의 구멍을 뚫어 지하 220m 지점까지 내려보낸 탐측기가 4명의 생존을 확인한 것.

중국언론들은 이들 광부들이 폭발사고 직후 스스로 6∼8㎡ 크기의 생존 공간을 개척해 가까스로 살아남았다고 전했다.

구조팀은 즉각 '생존구멍'을 뚫어 식량, 조명등, 휴대전화 등 긴급 생존물품을 이들에게 공급했다. 의료 전문가들이 심리상담도 진행했다.

그때까지만해도 이들을 지상으로 끌어올리는데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릴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구조팀은 대규모 구조인력과 무인기 등 최신 구조장비 600대를 동원했다.

그러나 지층이 대규모 폭발 때문에 변형되면서 '구조통로' 구축 작업은 난항에 난항을 거듭했다. 규모 4.0의 지진이 감지될 정도로 이번 폭발사고의 강도는 컸다.

구조당국 관계자는 "석고광산은 철광산, 석탄광산에 비해 (지질이) 무르고 안정성도 떨어진다"며 이 때문에 구조작업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작업 중이던 구조통로에 지하수가 스며들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도 수차례 발생했고, 생존자들이 있는 공간에도 지하수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구조통로는 사고 발생 한 달을 전후해 거의 완성됐지만, 방향에 오차가 생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구조작전이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생존 광부들은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빨리 가족들을 만나고 싶다", "당신들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며 강한 삶의 의지를 보였고 결국 무사히 구조돼 한주 앞으로 다가온 이번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게 됐다.

이들은 현재 병원으로 이송돼 정밀검사와 심리치료 등을 받고 있다.

중국언론들은 지름 70㎝의 수직 구조통로를 통해 매몰자 구조에 성공한 것은 중국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자 세계적으로도 세 번째 사례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지난 2010년 10월에도 칠레 산호세 광산의 붕괴된 갱도 안에 갇혀 있던 광부 33명이 69일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해 전 세계에 감동을 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