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6년 01월 20일 12시 38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1월 20일 12시 38분 KST

아들이 죽기 전날, 그는 술에 취해 2시간 넘게 때렸다

연합뉴스

시신이 심하게 훼손된 채 발견된 부천 초등학생 A군(2012년 당시 7세)은 숨지기 전날 술에 취한 아버지로부터 2시간 넘게 가혹한 구타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A군의 어머니(34)로부터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되기 전날 남편이 안방에서 아들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엎드리게 한 상태에서 발로 머리를 차는 등 2시간여에 걸쳐 폭행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20일 밝혔다.

A군 어머니는 "남편이 아들을 때린 다음날인 11월 8일 출근했다가 남편의 전화를 받고 오후 5시 반에 조퇴하고 집에 돌아와 아들이 숨진 것을 확인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A군이 2012년 11월 8일 오후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A군의 아버지(34)는 경찰에서 "밤을 새워 술을 마시는 습관이 있으며 11월 7일에도 음주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어머니의 진술을 토대로한 추궁에 아버지가 A군에 대한 폭행 사실은 모두 인정했으나 "당시 술에 취해 구체적인 행적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해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ad

A씨 가족이 거주했던 곳으로 알려진 인천의 한 빌라 모습.

경찰은 A군 아버지가 처음 조사에서 주장한 '목욕 중 폭행'은 2012년 가을에 강제로 씻기는 과정에서 A군이 실신할 정도로 실제로 폭행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이 폭행 후 한 달가량 집에 방치해 A군이 숨졌다는 아버지의 최초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각각 조사를 받은 A군 부모가 "아들이 평소 거짓말을 하고 씻지 않으려고 해 주먹이나 파리채 등으로 때려왔다"고 같은 진술을 함에 따라 A군에 대한 부모의 폭행이 상당 기간에 걸쳐 상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A군 어머니가 훼손된 아들의 시신 일부를 집 밖으로 내다버리는데 가담한 사실도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어머니는 아들이 숨진 날 딸을 데리고 친정에 갔다가 다음날인 11월 9일 혼자 집으로 돌아와 남편으로부터 건네받은 신체 일부를 집 밖에 버리는 등의 방법으로 시신 훼손·유기를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아들이 숨진 다음날 외부에서 치킨을 시켜먹었다는 부모의 공통된 진술에 대해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확인해 A군 시신을 훼손한 날짜(2012년 11월 9일)를 확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경찰에 "A군의 두피와 얼굴 피부 등에 외력이 작용한 점은 인정되나 뇌출혈 또는 머리뼈 골절 등 사망에 이를 만한 손상은 없었다"면서 "특기할 만한 약물과 독극물도 검출되지 않았다"는 공식 부검결과를 통보했다.

부검에서 A군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국과수는 그러나 "머리와 얼굴 등의 손상 흔적은 인위적·반복적 외력에 의한 손상 가능성이 있으며 (발견되지 않은 부분인) 흉·복부 장기 및 피부 조직에 손상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혀 A군이 심한 폭력에 노출됐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군에 대한 폭행 정도와 횟수, 지속시간, 시신을 잔인한 방법으로 사체를 훼손한 점 등을 종합해 아버지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어머니도 본인이 진술한대로 시신 훼손에 가담한 부분에 대해 혐의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2012년 당시 A군이 니던 학교로부터 장기 결석 통보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주민센터 직원들을 상대로 직무 유기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21일 오전 현장검증을 거쳐 22일 A군 부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관련기사: